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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 6탄 상하이 Ⅰ ③ - 혜영, 치열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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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공원과 박물관 ->윤봉길 기념관 ->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 위위안 상가 -> 와이탄 -> 상양시장 -> 호텔, 발 마사지 


10:30am

앞의 이틀과는 달리 해가 쨍 하고 뜬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상하이에서 맑고 파란 하늘 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 왔던 터였다. 오늘은 혜영을 위한 날이다. 제일 먼저 쓰추안베이루에 위치한 루쉰박물관으로 향했다. 여행 계획을 세우며 혜영이 제일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다.  


 ⓒ 트래비

루쉰(Luxun, 魯迅)은 20세기 초 중국 문화혁명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혁명가이며 문학가다. <아큐정전>,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등의 저서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그는 혁명에 있어서 사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사상가로 꼽힌다.  

역시 사람과 사회에 대해 고민해 온 혜영은 그의 궤적을 조금이라도 쫓아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박물관에는 루쉰의 삶이 저서와 편지, 사진 등을 통해 전시돼 있었고 영어로 된 설명이 부족했지만 혜영은 꼼꼼히 관찰했다. 귀국 후, 상하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루쉰박물관을 꼽은 혜영이었다. ‘치열했던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유. 

이어 루쉰공원을 한 바퀴 돌아 겨우 찾아냈던 윤봉길의사 기념관(루쉰공원은 과거 윤봉길 의사가 일본 군장 등에게 폭탄을 던진 바로 그 홍구공원이다. 기념관이 루쉰공원 내 위치하고 있다.)에서 살짝 눈물을 흘린 혜영이의 속깊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info. 루쉰박물관 입장료 8위안, 윤봉길의사 기념관 입장료 15위안

02:30pm

우리는 지금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앞에 와 있다. 상하이 임시정부 또한 혜영의 ‘must see’ 리스트에 올라 있던 곳이다. 1919년 3·1 만세 운동 이후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우리의 선조들은 독립운동을 펼쳤다. 

시내 중심가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선 마땅루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옛터는 작은 규모지만 당시를 상기시키는 가재도구와 신문, 서적 등의 자료를 통해 암울했던 시절, 우리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혜영이는 방명록에 “과거는 미래를 기약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엄마, 어른스러운 혜영을 보고 내심 놀라다 

07:15pm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요란한 조명으로 치장한 두 곳은 바로 동방명주와 진마오 타워가 서 있는 푸동 지구와 상하이를 상징하는 시계탑 건물이 있는 와이탄 지구다. 시계탑 야경의 백미로 손꼽히는 이곳은 강을 사이에 두고 제각기 다르면서도 같은 표정으로 상하이를 얘기하고 있었다. 푸동지구가 현대를 상징하는 곳이라면 와이탄 거리는 근대의 상하이를 상징하는 곳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차치하고, 보는 즐거움만으로도 이 거리를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 날씨가 추운 데도 시야가 맑아서인지 야경을 즐기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비하다. 야경 관람 후 혜영과 엄마는 못다한 쇼핑의 아쉬움을 달래러 상양시장으로 향했다.

11:30pm

상양시장이 밤 8시가 조금 넘으면 문을 닫는 바람에 쇼핑을 제대로 못한 엄마는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발 마사지로 푼다. 30대의 기자 또한 좋아라 하며 동행. 반대로 혜영과 사진기자는 호텔에 남아 이것저것을 정리한다. 발 마사지 후 기분 좋아진 엄마의 ‘콜’. 호텔 로비에 앉아 차가운 맥주 한잔씩을 나눴다. 

‘벌써 3일이 지나갔네’, ‘아쉽네’ 하는 대화들이 오간다. “첫사랑 같은 여행이었어”라며 멋진 멘트로 소감을 밝히는 엄마. 이번 여행을 통해 아직 아이인 줄로만 생각했던 혜영을 더욱 이해하고 믿게 됐다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고마워한다. 혜영 또한 엄마를 한두 걸음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단다. 환한 웃음과 따뜻한 소감을 들으니 기자도 감사하다. 3박4일간 많은 것을 교감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긴 시간이 소요되는, 인생이라는 여행 동안 둘은, 아니 우리 여자들은 서로 공통분모를 키워 가며 더욱 닮아 가겠지.


# 음식


 ⓒ 트래비

사실 음식에 대해 가장 할 얘기가 적다. 고백컨대 우리 넷은 중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큰 어려움을 없었지만 가장 곤란했던 곳이 바로 식당에서다. 게다가 중국 음식에 관해서는 혜영조차도 공부를 해오지 않았으니, 아뿔싸 밥 시켜 먹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현지음식을 먹어 보고자 도착 첫날 먹었던 음식의 향취에 질러 겁부터 집어먹었었다. 이후 우리의 식사는 패스트푸드와 한식이 주를 이뤘다.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 낮에는 켄터키 후라이드 등의 패스트푸드를 먹었고 밤에는 한식당과 퓨전식당을 찾았다. 

여행 중 한식당을 간다고 거부감을 느낀다면 퓨전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한류 덕분인지 현대적인 퓨전 레스토랑에서는 한국식을 응용한 메뉴가 많다. 3일째 저녁 식사를 위해 찾은 위위안의 ‘78’이라는 식당도 추천할 만하다. 이곳에서는 비빕밥과 김치, 순두부 등을 응용한 한식 퓨전 요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 대비, 맛과 서비스 대체적으로 만족이다. 김치돌솥 비빔밥, 샐러드, 아이스크림까지 4인 식사비 145위안(=한화 1만9,580원, 1위안=약 135원, 2006년1월20일 환율 기준). 

# 교통

지하철과 택시를 주로 이용했다. 다섯 정거장 이상의 먼 거리는 지하철을, 가까운 거리는 택시를 주로 탔다. 가까운 거리일 경우 4명이 이동하면 택시가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택시 기본 요금은 10위안부터, 지하철 기본 요금은 3위안부터다. 

첫날 상하이 서커스 월드 역에서 황피루(Huangpi Rd.) 역까지는 한번 갈아타고 일곱 정거장이다. 1인당 지하철 편도요금은 4위안. 지하철 세 정거장 거리인 호텔에서 서커스장까지는 택시를 타면 16위안 정도가 나온다. 

중국어를 모른다면 내려야 할 곳의 명칭과 거리 이름을 간자체로 크게 써서 보여 주면 된다. 우리가 쓰는 번체는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영어에 대한 기대는 큰 호텔을 제외하고는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항과 호텔간은 택시와 자기부상열차를 골고루 이용했다. 호텔에서 안내한 택시를 타니 150위안이 나왔고 공항 택시 승강장에서 잡아 탄 택시비는 약 170위안 정도였다. 푸동지구 수족관 부근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탈 수 있다. 요금은 1인당 50원(비행기 티켓을 보여 주면 4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공항까지 편도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 쇼핑

혜영과 엄마는 상양시장에서 지갑, 신발, 시계 등을, 상하이박물관 등 각종 박물관과 기념관에서 책갈피 등 기념품을 구입했다. 수호천사로서 서로에게 사 준 선물도 이 자리에 공개한다.



 ⓒ 트래비



 ⓒ 트래비


1. 결혼을 앞둔 선배에게 주기 위해 진마오 타워 전망대에서 산 인형. 30위안   
2. 상양시장에서 산 시계와 가방, 운동화. 각각 18위안, 80위안, 80위안
3. 수족관에서 산 냉장고 자석. 혜영이 엄마에게, 사진기자가 기자에게.
4. 공항에서 산 중국차. 엄마가 사진기자에게.
5. 상하이 박물관에서 산 중국 문화유산에 대한 책. 기자가 혜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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