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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 6탄 상하이 Ⅰ ② - 낮과 밤이 다른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지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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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박물관 → 상양시장 → 푸동 진마오 타워 → 호텔 



낮과 밤이 다른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지다

10:30am

느즈막히 호텔을 나섰다. 오늘은 오전에 가보는 상하이박물관 외에는 엄마를 위한 코스로 잡았다. <론리 플래닛>이 상하이 하이라이트 톱 5로 상하이박물관을 선정할 정도로 박물관은 잘 갖춰져 있었다. 혜영은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관람에 나선다. 도자기, 회화전시관, 소수민족 유물전시관 순으로 천천히 돌았다.  

첫 관람관으로 도자기를 잡은 것도 알고 보니 엄마를 위한 배려였다. 엄마와 혜영이의 고향은 경기도 여주, 바로 도자기의 고장이다. 엄마는 도자기 숍을 운영하기도 했었고 스스로 도자기를 빚고 굽는 공부도 했다고 한다. 혜영의 친구들에게 엄마가 도자기를 구워 선물한 적도 있다고. 

전시관을 관람하며 엄마와 혜영, 엄마와 기자, 혜영과 기자는 서로 짝을 바꿔 가며 얘기를 나눈다. 여행 이틀째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즐겁다. 

info. 박물관 입장료 1인당 20원.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주말 오후 8시까지 오픈. 폐관 1시간 전까지만 입장 가능.


ⓒ 트래비

02:00pm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다짜고짜 사람들이 붙들고는 “루이뷔똥 있어요, 샤넬 있어요~”를 한국말로 속삭인다. 그 유명한 상하이의 ‘짝퉁’시장, ‘상양시장’이다. 명품에 관한 한 가짜 신발, 지갑, 가방, 선글라스, 의류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입구는 작아 보여도 그 안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가게가 꽉 차 있는 줄이 십여 개는 넘게 있는 듯하다. 

구경만 할 것 같았던 우리 일행들도 슬슬 하나둘씩 흥정에 나선다. 280위안을 불렀던 장지갑을 50위안에, 170위안 불렀던 선글라스를 40위안에 구입했다. 일단 부르는 값의 4분의 1, 5분의 1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하는 셈. 말은 통하지 않아도 계산기에 서로가 원하는 가격을 찍는다. 알고 보니 혜영은 흥정의 귀재다. 흥정과 쇼핑 재미에 취하다 보니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에야 겨우 시장을 벗어났다. 그런데도 엄마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안개 속, 구름 속 나는 도심의 신선이요

07:00pm

상하이의 또 다른 명물 ‘진마오 타워’에 올랐다. 입구를 못 찾아 한참을 헤맸는데 고층 빌딩으로 가득 찬 푸동 지구는 낮에 본 상하이와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SF영화 속  무대 같다. 신비로우면서도 으스스하다. 

상하이의 전망대로는 독특한 건물 외관으로 인해 동방명주 타워가 먼저 꼽히지만 최근 진마오 타워가 그 명성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송신탑인 동방명주보다는 호텔인 진마오 타워를 더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관람자들 사이에선 동방명주가 보이는 전망 때문에 진마오 타워에서의 야경이 더 멋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비까지 내려 물안개가 낀 진마오 빌딩과 주변은 마치 영화<배트맨>에 나오는 고담시 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독특한 건물의 외모와는 달리 88층 높이의 전망대 내부는 비교적 평범하다. 한바퀴 돌며 야경을 관람하고 기념품 숍 등을 돌아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상하이 야경은 비와 안개로 시야가 맑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타워 87층은 스카이라운지로 레스토랑과 바 등으로 꾸며져 있어 상하이에서 특별한 시간을 갖는 곳으로 유명하다. 혜영과 엄마는 군에 있는 혜영의 동생을 위해 전망대에서 즉석 우편엽서를 찍기도 했다. 전망대 입장료 50위안. 


ⓒ 트래비

11:00pm

호텔 로비 바. 역시 그냥 잠들기는 아쉽다. 돈 많이 쓴다고 나무라는 혜영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고 엄마와 기자는 일단 ‘지르기’로 한다. 떡하니 와인을 시켜 놓고 여행 기분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게다가 실력 좋은 필리핀 여성 듀오의 라이브 공연이 흥을 돋운다. 그들의 리드에 엄마와 혜영이는 상하이 호텔 로비에서 춤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엄마와 혜영이가 좀더 속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답시고 ‘진실게임’을 시도했는데 첫 주자로 그만 기자가 걸리고 말았다. 30대의 삶이 궁금했는지 혜영과 사진기자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솔직한 기자씨’의 솔직한 발언이 이어지자 엄마도 혜영이도 각자의 질문에 솔직히 대답한다. 때론 웃고, 때론 훌쩍이며 무르익는 대화. 술병이 하나 더 늘었다. 잠들기 아쉬운 상하이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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