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만들어 내는 공장, 미꼬보 "
"맛을 만들어 내는 공장, 미꼬보 "
  • 트래비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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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 고기 요리라면 무엇이든 자신있다! 

 일본에 가 보면 술이란 것이 음식과 정말 밀접하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카레집이건, 규동집이건, 라면집이건 맥주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약간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이런 음식들은 맥주와 잘 어울린다. 요즘 들어 전통 일본 음식 스타일이 한국에서도 유행하면서 일본 음식에 맥주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유행 속에 정말 일본식 음식을 제대로 구현해 내고 있는 집이 바로 ‘미꼬보’다. ‘맛을 만드는 공장(味工房)´이란 뜻의 미꼬보는 이자가야식 음식점이다. 이자가야의 특성상 음식이 다양하다. 점심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돈가스카레’다. 고슬고슬한 밥과 모든 재료를 넣고 24시간 숙성시킨 카레가 진한 스프처럼 돈가스를 경계로 나뉘어져 나온다. 돈가스나 카레나 모두 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완성된 음식들인데 이 둘을 결합시켜 놓았으니 일본 대중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카레를 돈가스와 함께 먹는다. 돼지고기는 맛이 향이 나면서도 기름기가 씹힌다. 일본인들은 돈가스 돼지고기로 기름 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한국인들은 삼겹살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돈가스의 기름기는 싫어한다. 일본식은 이것뿐이 아니다. 카레 역시 재료의 모양새가 살아있는 인도카레와는 달리 모든 재료가 돈가스를 먹기 좋게 카레 속에 녹아 있다. 재료는 보이지 않지만 18가지 재료가 녹아 있단다. 밥과 카레가 섞이지 않도록 해서 밥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한 것도 일본식이다. 고기 맛이 만만치 않다. 고기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자 사장님의 입이 바빠진다. 이 가게를 하기 전부터 육가공 무역업체로 명성을 날렸다고 한다. 수십 년 고기 무역을 하면서 생긴 노하우를 직접 요리로 제공해 보고 싶은 것이 이 집의 출발이었다. 최상급의 돼지고기를 기흥 근처의 공급처에서 직접 가져다 사용한다. 질이 정말 좋다. 거기에 가격도 저렴하다.

당연히 이런 재료를 가지고 돈가스만을 팔지는 않는다. 저녁에 야외테라스에서는 돼지 바비큐를 굽는다. 간장으로 간을 해서 달달하고 고기의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생맥주에 일본식 돼지 바비큐 안주가 그만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저녁 최강의 메뉴로 등극했다.

이 밖에도 강자들은 즐비하다. 이 집만의 독특한 메뉴인 ‘냉샤브’.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샤브샤브처럼 고기를 얇게 썰어서 물에 데친 뒤 야채와 콩을 기본으로 한 소스에 버무려서 내온다. 고기의 부들부들함과 콩의 고소함 그리고 야채의 아삭함이 더해져서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시원한 생맥주나 차가운 사케와 잘 어울린다. 당연히 최상품 쇠고기인 줄 알았더니 돼지고기란다. 본인뿐만 아니라 생육 전문가들도 쇠고기인 줄 착각할 정도다.

고기는 100kg 미만의 최상급 돼지 목등심을 이용한단다. 긴자에서 먹었던 일본 정통 샤브샤브나 규동이 생각날 정도로 고기의 질이나 칼질, 상태가 모두 좋다. 얇은 냉샤부에 비해서 ‘가꾸니’는 두툼한 돼지고기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묵직한 맛이다.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를 두껍게 썰어 4시간 정도 삶아서 내온다. 삼겹살의 살코기 부위의 식감과 기름 부위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이렇듯 이 집은 일본식 고기요리에 관한한 새로운 시도와 맛의 독특함 그리고 기반이 되는 질 좋은 재료로 알맞은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가게는 2004년 말에 열었지만 그전에 1년 6개월 동안 일본인들과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요리를 개발한 내공이 있는 집이다.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는 명동에서 신촌까지 시식차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평가를 받았다. 독특한 일본식 고기요리와 깔끔한 인테리어 그리고 세련된 서비스까지 새로 생긴 가게 같지 않은 노련함이 엿보이는 집이다. 더운 날 생맥주가 그리워진다면 이 집 테라스에서 돼지 바비큐나 냉샤브와 함께 시원하게 한잔 드시기를 주저 없이 권한다.


찾아가는 길: 교대역 14번 출구에서 SK텔레콤 끼고 골목으로 300m 직진
메뉴: 카츠카레  6,500원/ 오야코 돈부리  5,500원/ 가꾸니  14,000원/ 냉샤브  12,000원/ 돼지 바비큐  15,000원/ 생맥주 500cc  2,000원
영업시간: 10:00-01:00
휴무: 일요일
전화: 02-3474-1222




<글/사진 = 박정배 음식 컬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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