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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전문 주점 - 해산물 한번 제대로 먹어 볼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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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음식칼럼니스트 박정배 whitesudal@naver.com


ⓒ 트래비


해산물 한번 제대로 먹어 볼까?

90년대 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은 식탁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 일대 사건이었다. 이후 영국에서는 육식 소비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는 전세계로 확산되어 슬로우 푸드, 웰빙, 건강식, 유기농같이 사람의 몸을 생각하는, 그래서 자연친화적인 음식물들을 먹는 운동으로 확대 재생산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제 일상적인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해산물이다. 생선은 같은 단백질을 공급하면서도 불포화 지방산 같은 건강한 기름을 제공하는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예부터 해산물을 즐겨 먹어 온 민족이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 같은 어류 박물지는 그런 바탕에서 나온 위대한 결과물이었다. 

해산물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집들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 둔촌동에 있는 '제주아지망집(02-488-6268)'은 정말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무림의 고수'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 출신의 부부가 운영하는 집이다. 외관은 기대하면 안 된다. 둔촌시장 내에 위치한 조그만 가게이기 때문이다. 실내 포장마차처럼 좁고 인테리어라고는 따로 없다. 그러나 맛만은 최고로 치는 집이다. 제주도에서 직송해 오는 해산물로 요리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음식으로 다른 곳에서 먹으려면 이 집보다 적어도 두 배는 더 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살아 있는 것을 바로 잡아먹는 활어를 선호하지만, 생선도 일정한 시간이 흘러야 숙성이 되고 더욱 맛있어진다. 대개 4시간에서 24시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 집은 메뉴가 고정돼 있지 않다. 제주갈치조림 정도가 고정 메뉴이다. 나머지는 계절에 따라, 잡히는 고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제주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찜의 맛은 고수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의 맛이다. 재료도 최상이지만 조리 솜씨 역시 따라올 사람이 없다. 가을에는 눅눅한 도루묵도 있고, 전복도 있다. 홍해삼이나 한치, 갑오징어 회의 맛은 새로움 그 자체이다. 제주 소주에 주인이 권하는 해산물을 먹어 보라, 최상의 음식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삼성동에 위치한 '피쉬망거(02-555-5868)'는 제주아지망집에 비하면 조금 더 대중적이고 모던하다. 생선 장수를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해산물을 하되 조금 퓨전화된 해산물을 팔고 있는 집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도 세련된 곳이다. 근처에서 식당으로 이름을 날리던 강보경 사장의 철학, '좋은 재료로 친절하게'라는 가게 모토는 음식과 식당 분위기에서도 배어 나온다. 

남자들에게 최고의 인기 메뉴는 메로 구이이다. 메로는 비막치어라는 농어과의 심해어의 부위로 2m 정도 되는 거대한 생선의 일부분이다. 어두육미라고 이 생선의 아가미 살을 잘라 놓은 부위가 바로 메로다. 데리야키 소스에 찍어 먹는 메로 구이는 생선과 고기의 중간 정도의 맛이 난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겨울이면 청주 한잔, 여름에는 생맥주 한잔과 잘 어울린다. 

15년간 바닥에서부터 갈고 닦은 이 집 주방실장의 회 뜨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다. 회의 칼 맛이 한 점 한 점에서 배어 나온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다른 곳에 비해 절반 정도 가격이면 회나 다른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를 먹고 싶다면 세트를 시키면 된다. 세트에는 청주도 따라 나온다. 이곳의 다른 장점은 해산물과 어울리는 청주를 전문적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남자들을 흥분시키는 '모리타 화이트' , 일본의 청주 붐을 몰고 온 '구보타' 등의 명주와 맛만은 고급 청주에 지지 않는 캔 청주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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