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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궁' 촬영지 마카오 ① 궁 황태자 부부, 마카오에 납시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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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2006년 현재 '왕'이 존재한다면? 대한민국에 황실이 존재한다는 깜찍한 가정 하에 기획된 드라마 <궁>. 한마디로 '싸가지' 빼고는 모든걸 갖춘 황태자 신(주지훈분)과 가진 건 '깜찍, 발랄, 솔직' 밖에 없는 평범한 여고생 채경(윤은혜 분)의 알콩달콩 러브 스토리가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를 흔들고 있다. 

원작만화와는 다소 다른 방향과 스타일로 전개되는 영상미 돋보이는 '황인뢰 감독표'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또 여기에 율(김정훈 분) 과 효린 (송지효 분)이가 신과 채경의 러브스토리에 가세해 벌이는 사각관계의 실타래가 드디어 아시아 속의 유럽, 마카오에서 풀린다. 트래비가 그들을 밀착 취재했다.
 



★ 왜 마카오인가?

기자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이 드라마 <궁>이 마카오로 촬영을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인 반응은 “왜? 하필이면 마카오?”였다. 

과거를 상징하는 ‘왕’이 존재하는 입헌군주제가 유지되는 현재.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드라마의 배경을 ‘공존의 도시’ 마카오만큼 훌륭하게 보여 줄 만한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현재와 과거, 유럽과 아시아, 고즈넉한 자연과 화려한 밤 문화를 마카오라는 도시 안에서는 모두 다 즐겨 볼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과거’, ‘과거를 살고 있는 현재’ 그리고 조화와 공존이라는 상징성까지. 이제 마카오와 <궁>의 상관관계가 이해가 되는지? 

<궁>의 스토리보드

“인화 14년, 갈수록 위독해지는 현황제(박찬환)의 환우. 이에 태후(김혜자)는 고등학생인 황태자 신(주지훈)에게 미리 정해 둔 배필과 혼례를 치룰 것을 명한다. 신은 몰래 사귀던 민효린(송지효)에게 청혼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성공이 우선이라며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잘못 선 빚 보증으로 최악의 경제 위기에 처한 채경(윤은혜). 할아버지의 유언은 허풍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황실과의 약혼’은 사실이었던 것. 신의 마음속에 다른 이가 있음을 알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채경은 결국 황실과의 정혼을 받아들인다. 한편 14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효열 황태자의 아들인 율(김정훈)은 어머니인 혜정궁(심혜진)과 함께 귀국한다. 무관심한 데다 냉소적인 신을 짝사랑하는 채경, 사랑스러운 채경을 다정다감하고 적극적으로 아껴 주는 율, 다시 신의 사랑을 되찾으려는 효린, 그리고 효린을 향한 마음과 채경을 향한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신. 이 네 사람이 한 학교에 다니며 각각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인 사각관계는 더욱 복잡해져만 간다.” 

* 참고-<궁> 홈페이지


<궁> 마카오 꼴로안 섬 마을을 선택하다

빼어난 영상미, 아름다운 소품 등으로 눈까지 호사를 누리게 만들어 주는 제작진답게 마카오 촬영에서도 총 두 차례의 사전답사를 거쳐 <궁> 특유의 앤틱한 분위기를 한껏 살릴 수 있는 가장 예쁜 장소를 물색해 냈다. 바로 마카오의 꼴로안  섬 마을.

마카오를 카지노 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당신이라면 이 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마카오라 통칭하는 곳은 마카오 반도가 7.8km2, 타이파 섬이 6.2km2, 꼴로안 섬이 7.6km2로 총 면적이 서울의 종로 정도이다. 그중 마카오 최남단에 위치한 꼴로안 섬은 카지노와 고층건물 건설 규제 지역이다. 따라서 꼴로안 섬은 마카오 유일의 리조트인 웨스틴 리조트, 고급 빌라촌, 포르투갈 스타일의 유럽풍 해변 마을로 복작복작한 마카오 시내와는 사뭇 다른 낭만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 트래비

황실과 신을 지키기 위해 궁을 떠나기로 결심한 채경. 마카오의 조용한 유럽풍 꼴로안 마을에서 최상궁과 함께 기거하며 여전히 밝고 씩씩한 ‘명랑병’ 그 모습 그대로 살고 있는 채경. 온 동네는 이미 채경이 접수했다. 슈퍼마켓의 아주머니도 동네 식당의 주방장 아저씨도 모두 채경의 좋은 친구다. 자전거로 씽씽 명랑하게 마을을 달리는 경쾌한 그녀.

꼴로안 마을 가는 법: 마카오 반도의 리스보아 호텔에서 25번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꼴로안 마을은 적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정도면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걸어서도 충분히 섬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 트래비

궁을 나와 최상궁과 함께 나름대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신군이 그립다. 두부인형(신이 대용의 인형)을 바라보면 한숨만 푹푹 나온다.

꼴로안 마을의 별장촌: 꼴로안 마을을 더욱 유럽풍의 마을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별장촌. 해안가 쪽으로 커다란 창문이 나 있는 빨간 지붕의 야트막한 고급 빌라는 홍콩과 마카오 등지 부호들의 주말 별장이라고. 보통 우리 돈 15억에서 20억 사이를 호가한다고. 15, 21, 21A, 25, 26, 26A 버스를 이용하면 별장촌으로 갈 수 있다. 




ⓒ 트래비

오늘도 어김없이 도서관으로 향하는 채경. 오늘따라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 도서관 앞 자전거를 세워 두는데… 엇! 저 익숙하고도 반가운 얼굴?! 엇! 신이잖아. “신 봤다.”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을 대하듯 언제나처럼 편하고 반갑게 맞아 주는 채경.

꼴로안 마을의 도서관: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교회 바로 옆의 도서관. ‘BIBLIOTECA’라고 쓰인 아담하고 조용한 해안가의 도서관에서는 절로 ‘열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 트래비

함께 포르투갈 식당에 앉아 다정히 바라보는 두 사람. 오랜만이지만 어색하지는 않다. 함께하는 동안 서로 닮아 가던 둘. 이제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 이때 등장하는 주방장 안토니오. 채경이 소개를 하자 안토니오, “오! 신군! 아이 노 유(I know you)!”라며 몹시도 반가워한다. ‘대략 뻘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더욱 친근하게 해준 센스쟁이 안토니오 아저씨!

안토니오 아저씨가 있는 레스토랑 '에스판 리스보아': 포르투갈식의 요리를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들러 보자.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교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으며 빛 바랜 건물들 사이로 연노랑 빛의 아담한 2층의 레스토랑이 있다. 드라마 <궁>에서 신과 채경을 반겨 주던 그 안토니오 아저씨도 만나 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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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도 티격태격하며 빗나가던 사랑의 화살, 어긋난 타이밍에 <궁> 폐인들의 속을 끓였던 이들. 마카오에서는 그야말로 ‘초다정 모드’이니 걱정 마시라. 마카오의 명물인 에그 타르트를 다정하게 먹여 주며 즐거운 모처럼 만의 데이트를 즐긴다.

Lord Stow's Bakery: 마카오에서 이 에그 타르트를 맛보지 않는다면 반드시 후회한다. 따끈따끈 윤기 나는 노오란 에그 타르트를 한 입 ‘바삭’ 배어 무는 순간, “음~”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니까. 에스판 리스보아 바로 한블럭 아래 있어 찾기 쉽다. 에그 타르트는 한 개에 6파타카(한화 800원 정도, 1파타카는 128원 정도). 샌드위치나 음료,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 트래비

언제나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황태후 마마. 채경을 만나기 위해 마카오로 날아왔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 무작정 뛰는 채경. 황태후의 손을 부여잡고 마냥 아이처럼 기뻐한다. 

“할머니 보고 싶었어요.”(채경)
“아무리 궁을 나오셨더라도 그리 부르시면 안 됩니다.”(최상궁)
“최상궁이야말로 너무 변했구랴. 그… 의상이…”(황태후)

마카오 유일의 리조트 '웨스틴 리조트': 웨스틴 리조트 마카오는 고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조용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208개의 현대적이고 럭셔리한 룸은 남중국해나 꼴로안 국립공원이 내려다보인다. 룸 서비스와 야외 마사지, 개인 요가강습도 받을 수 있다. 또 중국왕조의 밤, 포르투갈 축제, 마카네스 BBQ, 카지노의 밤 등 특색 있는 갖가지 테마의 이벤트가 연일 펼쳐진다. 채경, 신, 황태후의 재회 장소는 웨스틴 리조트의 수영장과 산책로, 그리고 8층의 스위트룸까지.


ⓒ 트래비

“태자의 진심을 보여 주세요”라는 황태후의 격려에 용기를 낸 신. 드디어 채경에게 프러포즈를 하며 반지를 건넨다. “우리 진짜 결혼하자.” 

황태후와 최상궁을 증인으로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 이제야 서로의 마음을 오해 없이 아무 말 없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 믿음이 강해진 만큼 사랑도 깊어졌다. 한없이 밝은 채경의 ‘밝음’이 얼음왕자 신이를 변화시켰다. 


ⓒ 트래비

그들의 결혼식 장소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교회': 연노랑과 흰색, 파랑색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성당으로 성당 입구에는 작은 탑이 놓여 있고 양 옆으로는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중국 대륙이 해변 건너편에 바로 보이고 주위에 늘어선 가로수의 풍광이 유럽과 중국의 스타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듯 이색적인 성당이다. 



급박하게 이뤄진 촬영과 기타 여러 가지 변수들로 촬영장은 한시도 편할 틈이 없이 바쁘게만 돌아갔다. 하지만 그리하여 숨겨진 뒷얘기는 더욱 재미나는 법. 

ⓒ 트래비

▶ 5개국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보통 큰 인기를 얻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그 나라에서 현재 방영 중이거나 방영 후라고 생각한 건 큰 오산이었다.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 ‘한류’는 생각보다 넓고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배우들이 도착하기 전 드라마 스태프들이 입국하는 날부터 마카오 국제공항은 수많은 팬들로 북적였다. 한글로 ‘주지훈’, ‘윤은혜’에 대한 사랑이 가득 적힌 플래카드와 어떻게 구한 건지 극 중 채경이가 가진 것과 꼭 같은 두부인형을 들고 기다리는 팬들.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타이완에 한국에서 쫓아온 팬들까지 총 5개국의 팬들은 배우 입국 후부터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기 위해 택시나 승합차 등을 대절해 드라마 촬영 현장 곳곳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났다.

▶ 마카오 현지 언론의 관심도 한가득

배우들이 입국한 바로 다음 날 마카오 신문 한 면을 장식한 윤은혜와 주지훈의 사진. 그 외에도 이들의 걸음걸음을 따라 파파라치처럼 배우들의 모습을 취재하던 마카오 언론사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 주지훈 보러 마카오로 내가 왔다

촬영 현장, 갑자기 들려오는 한국 말. “꺅, 어떻게~ 너무 잘 생겼어.” “채경이는 실물이 훨씬 이쁘다.” 마카오로 <궁> 촬영팀이 오기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여러 장소에서 마주치니 나중에는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다. 노선미씨의 직업은 동화 그림 작가다. 그녀에게 <궁>은 만화에서부터 드라마까지 너무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남편 박상준씨와의 여행도 “<궁> 끝난 다음에 가자”며 미루다 <궁>이 마카오로 뜬다는 소식에 “옳타쿠나” 무릎을 치며 날아왔다. 남편을 바로 옆에 두고 주지훈만 바라보면 눈 모양이 하트로 변하는 아내. 아내를 위해 휴가를 온 남편의 뒷바라지 또한 대단했다. 노선미씨, 신군과 함께 기념사진까지 찍었으니 소원은 푸신 거죠?

ⓒ 트래비

▶ 스포일러는 싫어요

이미 예고했던 바와 같이 <궁>의 결말은 비밀, 또 비밀이었다. 굳이 마카오로 해외 로케 촬영을 결심한 이유도 비밀이 누설될까 봐서였지 않나. 그런데 5개국의 팬들이 한자리에 몰리고 어딜 가도 따라다니는 통에 촬영 진행은 항상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한국 말로 얘기하면 한국 팬들이 내용을 알아채고, 가이드가 중국어나 영어로 얘기하면 다른 나라의 팬들이 내용을 알고는 인터넷에 올려 버리기 때문. 그래서 가장 마지막 신은 외부 사람의 출입을 원천 봉쇄한 채 그야말로 비밀리에 촬영됐다. 드라마의 결말만큼은 텔레비전에서 완성된 작품으로 보여 주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는 촬영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활활 타올랐다.





▶ 촬영 현장 스태프들의 ‘하오체’

                                                

드라마와 혼연일체가 된 건 비단 배우뿐이 아니었다. 마카오 촬영 중에도 시시때때로 휴대폰에 다운받은 <궁> OST 음악을 틀어 놓고 있을 뿐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할 때에도 기본 어투는 드라마에서처럼 '하오체'. 신기한 마카오 음식을 먹을 때에도, “아니, 그 특이한 음식은 무엇이요? 이리 하나 좀 건네줘 보시오.” 드라마 촬영 중에도, “저기 저 떠드는 무리는 무엇이오. 당장 가서 입을 막으시오.” 게다가 드라마 속 채경처럼 ‘좌우당간’, ‘대략난감’ 등의 소위 채팅어까지 두루 섞어 사용하는 스태프들. 그들의 한없는 드라마 사랑이 여실히 느껴진다. 


글 = 신중숙 기자 / mybest@traveltimes.co.kr
사진 = 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 napho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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