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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환 하나투어 대표이사 - 검소한 CEO, 국내 최대의 여행사를 일구다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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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여행사를 이용해 여행을 다니지 않더라도 아마도 ‘하나투어’란 이름은 어디서 한 번씩은 듣거나 봤을 것이다. 신문 경제면에 가끔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할인마트 주변에서는 ‘하나투어’라는 크고 작은 간판을 단 여행사들이 오늘도 영업을 하고 있다.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본사에만 1,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있고 전국의 수많은 여행사들이 하나투어라는 브랜드 간판을 달고 영업에 나선다. 최근 주가가 폭락할 때도 하나투어의 주가만은 적은 폭이라도 상승했다. 하나투어의 코스닥 상장의 성공은 여행업계 상장 붐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하나투어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국내 최대 여행사다. 

그런 회사의 규모와는 달리 박상환 하나투어 사장의 사무실은 검소하다. 빌딩 내에 여러 층을 쓰고 있는 하나투어 사무실 중에서도 그의 방은 4평 남짓한 규모에 예닐곱 명이 앉을 수 있는 소박한 회의 탁자가 전부다. 또 몇 년째 ‘차를 바꾸라’는 주위 권유도 아랑곳없이 현대 다이너스티를 타고 다니며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본다.
“아직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의 1등이 아닌 동북아시아에서의 1등, 세계에서의 1등 여행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세계가 유럽, 북미, 아세안 등 보다 큰 단위로 재편되듯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도 하나의 시장이 될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 나가야지요.” 

지리적인 위치상 중간이고 IT 기술이 발달한 한국이 그때에는 한몫 단단히 할 것이라고 박사장은 기대한다. 그 시대에 대비한 ‘하나투어’의 역할을 갖추는 것이 곧, 한국 여행산업의 위상을 갖추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하나투어는 ‘비전 2010’이라는 큰 그림을 차곡차곡 그려 가고 있다. 올해는 매출(영업수익) 1,405억원, 경상이익 247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의 계획을 세웠다. 비전 2010은 2010년까지 세계 10대 여행기업, 수탁고 4조원, 매출액 4,000억원, 시장점유율 44%를 달성한다는 하나투어의 야심 찬 청사진이다. 

2010년까지 해외법인 50개를 세우며 내국인 출국자 1,000만명 시대에 걸맞는 여행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실도 다지고 있다. ‘우리 직원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박 사장의 기본 생각이다. 2010년까지 1,500만명의 한국인들이 해외로 나갈 것으로 그는 예측하고 있다. 

큰 그림은 함께 그리고 회사 운영에 대해서는 각 본부별로 본부장 및 팀 리더들에게 그 책임과 권한을 쥐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으로서의 여행업 특성상 덩치가 커지면 팀의 특징을 살려 팀별로 진행해야 하는 일들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박상환 사장은 정작 1주일에 3일만 출근한다.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의 하나인 잡 쉐어링(Job Sharing)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첫 대상자로 박상환 사장 자신이 먼저 나섰다. 정년을 55세에서 65세로 늘린 대신 50세부터는 5년마다 근무일수를 하루씩 줄이고 대신 연봉을 20%씩 삭감하는 것이다. 


ⓒ 트래비


여행업에 20년 이상 몸담아 온 박상환 사장이지만 그에게 ‘여행’이란 과연 무엇일까. “여행은 재충전이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의 원천이지요.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려면 재충전을 해야 하는데 여행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정작 그는 ‘여행’을 통해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질까? “개인적인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만 업무를 겸한 출장여행 중에도 여유 있는 시간과 마음을 가지며 자신을 재충전하려고 애쓴다. 평소에는 등산을 즐긴다”고 밝힌다. “초창기 인솔자로 여행객들을 모시고 다니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엔돌핀이 흐르는 것을 느끼곤 했으니 천직인가 보다”고 덧붙인다. 

전세계 70여 개국을 다녀 본 그에게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딜까. 박상환 사장이 꼽는 인상 깊은 여행지는 뉴질랜드다. “오클랜드에서 로토루아로 가는 길, 20년 전인데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낙원이 바로 여기구나’ 생각할 정도로 너무 평화롭고 깨끗했다.” 15년 전에 방문한 인도의 바라나시도 인상적이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화장한 재를 뿌린 강, 덜 탄 시체가 떠다니는 강에서 사람들은 성수라며 마시고 씻는다. 살아도 살았다고 할 수 없고 죽어도 죽었다 할 수 없는 곳. 항상 겸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검소와 겸손, 그가 한국 최대의 여행사를 일구는 원동력인가 보다.


글=김남경 기자
사진 = travie photographer 나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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