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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9탄 도쿄 Ⅰ ③ 훈이와 찬이의 마지막 하루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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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첫째, 둘째날을 함께 다닌 훈이와 찬이는 마지막날 오전 일정은 각자 가고 싶었던 가기로 했다. 쇼핑을 좋아하는 훈이는 이날 프리 마켓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날 일찌감치 계획을 짜두었고, 찬이는 신주쿠 도큐핸즈를 가기로 했다.

훈이의 마지막 날 하루 - 프리 마켓에 올인!

ⓒ 트래비

마지막 날이다. 요오기 공원과 도쿄 돔에서 프리 마켓이 열린다고 했다. 사실 도쿄돔에서 열린다는 프리 마켓을 가고 싶었지만 비행기 시간이 촉박해 숙소와 가까운 요오기 공원의 프리 마켓을 이용하기로 하고 시간에 맞춰 호텔을 나섰다. 일요일이라 공원은 산책과 소풍을 나온 가족,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음식 노점상들이 자리잡고, 일본의 젊은 인디 밴드들이 공연 준비를 위해 한창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프리 마켓을 하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나: “저기, 프리 마켓을 하는 곳이 어딘가요?”
아주머니: “오늘 프리 마켓 안해요….”
나: “헉! --;”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기대하고 기다렸던 프리 마켓에 올인하다 오히려 올인 당해 버린 기분. 여행이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운 모든 기술을 써먹는 시간이라 생각했었는데, 아직 덜 배웠나 보다.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얼마간 얼빠진 채 앉아 있었다. 갑자기 시간이 아까워졌다. 바쁜 걸음으로 근처 하라주쿠로 향했다. 첫날에 늦은 시간에 방문했던 터라 하라주쿠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하라주쿠 주변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코스프레 하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다. 독특한 패션으로 무장한 젊은이들과 개성이 넘치는 상점가 사이를 누비며 정신없이 하라주쿠를 돌아다녔다. 

잠시 음료수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는데 문득 시계를 보니 비행 시간이 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이럴 수가…. 급한 마음에 지하철로 향했고, 간신히 비행 30분 전에 도착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신없이 제대로 마무리도 짓지 못하고 여행의 마지막을 보내 너무나 아쉬웠다.

짧은 일정만큼이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지만 지금도 내 그림자는 도쿄에 남아 구석구석을 느끼고 있을 게다. 언젠가 다시 내 그림자를 찾아 도쿄로 향하는 날이 또 찾아오겠지.


ⓒ 트래비

>>살짝 엿본 훈이의 여행 일기<<

-에비스 부근 라멘집에서

“배가 고프다. 가이드북을 보니 이 근처에 유명한 라멘집이 많다고 한다. 굉장히 친절한 일본 청년의 배려로 꽤 괜찮은 라메집을 찾을 수 있었다. 대략 맛있어 보이는 사진의 라멘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우리네 세숫대야 냉면만한 그릇에 가득 담겨져 나오는 라멘의 양에 감동하고 끝내주는 맛에 눈물을 찔끔거렸다.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요리사에게 감사를 표시한 후 일본 라멘에 빠져들었다. 7,000원 이상인 음식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북적거리는 시부야 거리에서 

“일본 젊은이들은 같은 얼굴에 다른 눈, 코, 입을 가진 듯하다. 수 많은 인종들이 모여 사는 미국보다 더 많은 종류의 인간들이 모여 사는 것 같다. 그들은 피가 다르지만 이곳 일본 젊은이들은 영혼이 다르고 냄새가 다른 것 같다. 개개인이 발산하는 느낌이 다른 색깔인 듯 하다. 마치 최고급 크레파스처럼”

-아사쿠사 센소지에서 

“아사쿠사는 딱! 소리를 내며 내 뒷통수를 갈겼다. 이럴 수가! 그곳은 호기심 천국이었다. 따준할 줄만 알았던 아사쿠사의 상징인 ‘카미나리몬’과 엄청 큰 붉은 색 등. 인력서와 일본 전통 복장의 사람들, 사쿠라  장식의 작은 상점인 ‘나카미세’와 ‘아사쿠사 센소지’ 등은 내가 일본에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줬다. 전통 의상을 구입해 입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작고 아기자기한 일본 전통 기념품들을 구입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진다. 아사쿠사가 그런 곳이었다. 나는 아사쿠사 센소지에 10엔을 던졌기 때문에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 글들은 김영훈씨가 직접 썼음을 밝힙니다.

** 훈이의 가계부 

예전 동남아 순회 여행을 마치고 난 뒤, 여권 깊숙이 꼭꼭 숨겨 놨었던 300달러를 환전해 3만4,000엔 정도 노자돈을 마련했다. 

교통비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다. 하루에 2번 이상씩 이용. 여행 마지막 날은 프리 마켓을 위해 택시를 이용. 총 6,000엔+α
식사     라멘과 덮밥, 스시 등을 먹었다. 회전 스시집에서 한접시 550엔짜리 스시를 질렀다. 대략 1만엔 정도.
입장료 및 기타     특별한 입장료는 없었고 약간의 주전부리 정도.
쇼핑     체크 남방과 일본 전통 의상을 샀다. 총 7,000엔.
남은 금액     쇼핑을 하지 못해 1만3,000엔이 남았다. 아쉬운 점은 엔화 동전은 환전이 안 된다는 것이다.

찬이의 마지막 날 하루 - 행복을 파는 곳, 도큐핸즈  


ⓒ 트래비

도쿄에 도착하고 이제 마지막 날이다. 첫날 너무 무리한 탓일까. 다리가 아파 멀리 가기는 어렵고, 숙소 부근에 있는 도큐핸즈에 들르기로 했다.

도큐핸즈는 정말 세상에서 없는 거 없이 모든 것을 파는 곳 같았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이랄까? 특히나 주방용품은 남자인 나조차도 탄성을 지르게 만들 만큼 각종 다양한 물품들로 가득했다. 아마도 어머니와 함께 왔다면 주머니가 거의 거덜나다시피 했을 것이다. 

신주쿠에 있는 도큐핸즈는 7층 규모로 전 매장을 대충만 둘러봐도 족히 2시간은 후딱 간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1층이다. 이곳은 아주 일본틱한 귀여움으로 가득찬 장난감을 주로 진열해 놓고, 가발, 파티용품, 서프라이징용품, 기타 모든 장난감으로 무장한 층이다. 나도 거기서 워키비츠를 하나 구입했다. 이놈 너무 귀여워서 가지고 다니기도 아깝다~


ⓒ 트래비

참, 그 사실을 아는지? 일본 사람들에게 도큐핸즈라고 말하면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못알아 듣는다. 현지 발음은 ‘도큐한즈’. 도쿄를 가게 된다면 잊지 말자. ‘도큐한즈!’ 그렇게 2시간을 보내고 나니 정말 떠나기 싫은 맘이 가득하다. 신주쿠에서 12시쯤 하네다로 출발했다. 

잠깐 옆길로 빠져서 일본 지하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참 복잡하고 찾기 힘들지만 실상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하다. 곳곳에 각 사철과 연결된 입구가 있고, 지하철 시간도 딱 3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에 익숙해져서 적응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나름대로 일본 지하철도 매력 있다.  

*위 글은 박진찬씨가 직접 썼음을 밝힙니다.

찬이의 가계부 

1일  교통비 660엔, 저녁: 라면 (800엔. 세금 포함)
2일  교통비  540엔, 점심: 초밥(900엔. 세금 포함)
           쇼핑: 아사쿠사에서 기념품 구입 1,550엔+신발 1만1,500엔
           군것질: 이름 모를 막대 사탕 하나 300엔,
           저녁: 라면+만두 Set (724엔 세금 포함)
3일  신주쿠~하마마츠죠 660엔, 하마마츠죠~하네다(모노레일)  270엔
          쇼핑: 도큐핸즈에서 워키비츠 구입(1,300엔)

>>찬이의 한마디<<

2박3일간의 짧은 여행이긴 했지만 아주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직장인이라 특별한 계획을 세울 겨를도 없이 동행한 기자 누나들 열심히 걷게 만들어서 죄송한 마음이 한가득이네요. 그래도 모두 너무나 잘해 주어서 여행 기간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은 Bungo씨라고 여행할 때 도움 주신 분인데(맛있는 라멘집까지 직접 안내해 주셨답니다!) 아직도 이메일로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면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트래비도 정기구독 하기로 했구요^^ 다시 한번 여행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훈이의 한마디<<

겉만 핥고 왔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달콤함을 맛보지 못하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면 최소 한달 이상을 하는 나로서는 3일이라는 시간은 화살과도 같았다. 하지만 한달을 여행하건 3일을 여행하건 미련이 남지 않는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 26년 시간에 도쿄에서의 72시간은 행복한 공기를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좋았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돈인 시간을 들인 여행이었기에 그 시간이 좋았고, 함께 한 멤버가 좋았다. 센스 있는 기자 누나와 학교 선배였던 포토그래퍼 누나, 방송 일을 하는 형 그리고 나. 좋은 인연과 멋진 경험을 선물한 트래비에 감사하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고 재미난 일을 찾는 당신도 트래비의 문을 두드렸으면 한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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