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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9탄 도쿄 Ⅰ ② Day 2 - 도쿄의 과거, 현재와 조우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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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아사쿠사 이동. 센소지, 나카미세 등 관람-우에노 역 앞 시장 투어-록본기-신주쿠의 나이트 라이프 

도쿄의 과거, 현재와 조우하다

출근의 위협(?)에서 벗어나 모처럼 늘어지게 아침 잠을 잔 참가자와 기자들. 금까기 상품에 포함된 호텔 조식을 간단히 들고 느긋하게 둘째 날 일정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업무에 쫓기다 보니 계획은커녕 사전 예습조차 하지 못하고 온 탓에 이동 중에도 틈틈이 다음 일정을 짜기 바쁜 참가자들이다. 어쩌면 자유여행의 매력은 물흐르듯 발길 닿는 대로 따라가는 것, 그게 아닐까 싶다.


ⓒ 트래비

일본의 옛스러움이 가득한 아사쿠사와 센소지

단 한 번만에 무사히 아사쿠사에 도착한 찬이와 훈이. 어제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듯 이제는 알아서 척척 길을 찾아낸다. 역사를 나서니 옛 분위기 물씬한 거리가 예사롭지 않다. 멋들어지게 꾸며진 인력거와 센스 만점 인력거꾼들. 한 번 타 볼 심산에 넌지시 가격을 물어본다. “이꾸라데스까(얼마입니까)?” 10분 타는 데 1인당 2,000엔(한국돈 1만7,000원 정도)이란다. 어휴, 만만치 않다. 타 보는 것 대신 멋진 인력거 청년과 기념사진 한 장 찍는 데 만족하고 돌아선다. 

한국인은 물론 매년 수백만의 여행객들이 다녀간다는 센소지는 도쿄 내에서도 유명한 사찰이다. 방문객들은 사찰 입구 높은 문에 달린 엄청나게 큰 빨간 등 앞에서 모두들 기념 사진을 찍는다. 우리도 이곳에서 사진 한 장 찰칵! 이 문턱을 넘으면 바로 나카미세 도오리가 시작된다. 약 200m에 걸쳐 곧게 뻗은 길은 사원까지 그대로 연결되어 있지만 일직선으로 똑바로 나가기란 쉽지 않다. 왜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 양 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점들마다 독특하고 눈길을 끄는 물건들이 가득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 세운다. 

쇼핑을 좋아하는 훈이는 벌써 이곳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꼼꼼하게도 훑어본다. “누나 이 옷 어때요?” 어느새 옷 하나를 손에 든 훈이는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둘러본다. 결코 흥정이란 게 없는 일본이라지만 넉살 좋은 훈이는 얼마간 에누리까지 받아 옷을 샀다. 굳이 쇼핑할 마음이 없어도 여행자들에게 이곳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자질구레한 기념품들부터 에도 시대 전통 공예품까지 눈요깃거리들이 가득하다. 

훈이와 찬이는 사원 안 여기저기 신기한 구경거리들을 보고 만지고 찍기도 하면서 한껏 여행 온 기분을 만끽한다. 사원 한쪽에 마련된 종이학 접기 코너에서 종이학 아닌 종이용(?)을 접기도 하고, 커다란 향로 앞에서 연기를 쏘이며 건강을 바라기도 한다. 대웅전 앞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또 영문도 모른 채 남들 따라 촛불을 밝히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는다.

Info 신주쿠-아사쿠사 가는 법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가다 우에노 역에서 아사쿠사행 긴자선으로 갈아 탄다. 아사쿠사 역이 종점. 요금은 총 350엔(190엔+160엔). 센소지는 무료 입장. 


ⓒ 트래비

1. 센소지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서 겁나게 품 잡은 두 청년들. 멋진 포즈를 위해 잠시 곁에 세워진 자전거를 실례~
2. 훈이가 정성스레 소원이 담긴 쪽지를 매어두고 있다. 
3. 가르쳐주는대로 접었는데 ... 아니, 왜 학이 용이 되어버린거지?


여기 남대문 시장 아니야?!

점심은 나카미세 도오리 옆 골목에 있는 회전 초밥집에서 거하게 들었다. 초밥은 한 접시당 130엔부터. 이것저것 먹다 보니 접시는 쌓여만 가고 슬슬 배가 불러 올 참에, 둘은 한 접시에 500엔이나 하는 초밥을 낼름 집어 들고 말았다. “도쿄까지 왔는데 한 번은 질러 봐야지!” 찬이 먼저 시식을 하고, 훈이 따라 또 한 접시를 집어 든다. “그래, 맛은 어떤데?” 둘 표정을 보니 영 시원찮아 보인다. 큰맘 먹고 지른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입맛만 다시는 훈과 찬. 그래도 도전 정신은 아름답다는 말씀.

우에노 역 또한 사람들로 붐비긴 마찬가지다. 우에노 공원을 갈까 망설이는 사이 누군가 역 맞은편 작은 샛길로 난 골목 시장을 발견했다. 후르륵 책장을 넘겨 보던 찬이가 “어, 여기 유명한 아메요코 시장인 거 같은데?”라며 아는 척을 한다. 시장이란 단어가 나오니 훈이의 눈이 또 초롱초롱 빛을 발한다. “나 뭐 살 것도 있는데, 우리 가요, 가~!” 

작은 골목 시장 같아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여기저기 거미줄처럼 얽힌 상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우리네 이태원과 남대문을 합쳐 놓은 듯한 독특한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얼마를 돌아다녔을까. 몇 시가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쇼핑의 마력에 빠져 버린 일행이 다시 모인 시간은 어느덧 5시를 넘어 있었다. 손 한가득 쇼핑할 것처럼 덤벼든 훈이는 정작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슬렁슬렁 구경하던 찬이와 기자 누나만이 ABC 마트에서 겨우 신발 하나씩을 구입했을 뿐. 그래도 여전히 마음은 즐겁다.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또 다른 도쿄의 멋과 문화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Info 골목 시장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도쿄에서도 교통편과 음식, 의류는 특히 높은 품목이다. 물론 다른 상점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한국과 비교해 결코 싸지만은 않다. 굳이 쇼핑할 마음이 아니어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한 건’ 올리는 재미가 더 크다. 만약 급한 볼일(?)이 생각난다면 부근 지하철 역을 찾는 게 가장 빠르다. 이곳 상점 거리에서 화장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맥주 한잔에 도쿄의 추억을 담다

남은 도쿄의 저녁 시간을 어디서 보낼까 고민하던 차에 록본기를 한번 가보기로 했다. 록본기는 대규모 복합 쇼핑 타워와 여기저기 클럽들이 산재해 있기로 유명한 곳. 도쿄에서도 클럽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곳이다. 록본기 역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깔린 저녁 시간. 멋진 야간 조명이 거리를 밝히고 있지만, 하루 내내 너무 쉬지 않고 돌아다닌 탓인지 모두 금세 지쳐 버리고 말았다. 

가이드 북에는 록본기를 아주 근사한 곳으로 묘사해 놓았지만, 배고픔과 피곤함에 ‘계속 전진’의 의욕을 잃어버린 우리는 멋진 클럽들을 찾아 헤매 다니는 것을 위험한 모험(?)이라고 암묵적으로 단정지어 버렸다. 록본기 힐즈 내 전망 타워를 발견하긴 했지만 “너무 비싸다”고 입을 모으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대신 부근 중화요리 라멘집에서 도쿄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들며 하루를 마감한 참가자들. 아쉬움 때문인지 호텔로 돌아와서는 맥주 한잔에 도쿄의 추억을 담아 들이키며 늦은 밤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짧지만, 그래서 더 바쁘게 움직여 다녔던 도쿄에서의 둘째 날이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Info 록본기 힐즈 전망 타워 입장료  1,500엔

episode  신주쿠의 밤을 불태우다

기자 누나들이 잠에 곯아떨어진 사이, 펄펄 끓는 이 두 젊은 청춘들은 결코 도쿄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찬이와 훈이 모두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신주쿠의 찬란한 밤을 번갈아가며 지샌 것. 호기심 왕성한 찬이는 새벽 5시까지 홀로 거리를 쏘다녔다나. 그 후 한국에 돌아온 찬이의 메신저 아이디는 ‘신주쿠 완전정복’이었다.



* 나카미세도오리에는 벼라별 물건들이 다 있다. 구경하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전통 공예품부터 부채(1,000엔), 게다(2,990엔), 등(700엔), 벳찌(300엔), 작은 소품 등 없는게 없다. 찬이와 훈이도 지인들에게 줄 선물들을 모두 여기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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