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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9탄 도쿄 Ⅰ ① 찬이와 훈이의 좌충우돌 도쿄 탐방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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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글 =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사진 =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트래비 독자들이 이번엔 도쿄에 떴습니다. 내일여행과 함께하는 ‘도전! 자유여행’ 9탄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수도인 도쿄로 다녀왔습니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높은 물가와 눈이 빙빙 돌 만큼 복잡한 지하철, 코스프레와 같은 이상야릇한 문화 등 수식어들마저 모두 제각각인 이 만화 같은 도시 속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대표해 박진찬씨와 김영훈씨가 주말 재충전 여행을 떠났습니다. 마치 처녀지를 탐험하듯 조심스럽게, 때론 무모하리만치 담대하게 도쿄를 휘젓고 다닌 이들의 첫 도쿄 탐방기. 2박3일에 걸친 도쿄발 생생(生生) 여행기 속으로 같이 떠나 볼까요?

도쿄 탐방기의 두 주인공

-> 부상 투혼을 빛낸 찬이

디지털 방송 프로그래머인 박진찬씨. 너무나 일이 바빠 그간 여행이란 꿈도 꾸지 못한 데다 어쩌다 해외 출장 한번 나간다 해도 호텔-컨벤션 센터가 다인지라 이번 도쿄 자유여행을 누구보다 기대해 왔다고. 이전에 홍콩 금까기를 가려다 불발에 그친 적이 있는 만큼 도쿄편 당첨 소식은 더더욱 금상첨화였다. 무슨 일복이 그리 터졌는지 여행을 떠나기 전날까지 밤샘 작업을 하고 왔다지만, 그에도 아랑곳 없이 뛰어난 도보 실력을 자랑하며 부상 투혼까지 발휘한 그이다. 일행이 잠든 사이 신주쿠 밤거리를 완전 정복했다는 후문도. 여행은 중독이라 한 번 맛들인 진찬씨는 9월경에 또 한번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란다.

->쇼핑을 좋아하는 막내 훈이

일행 중 가장 막내였던 김영훈씨는 광고대행사 AE로 활동하고 있다. 아, 여행 직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쩌면 지금쯤 다음 여행을 준비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장을 차려 입고, 귀에 피어싱을 하고 나타난 그를 보며 편집국에서 일부 우려를 표한 것과 달리 여행 기간 동안 부지런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첫인상을 완전히 바꿔 버린 그. 어쩌면 그는 기자 누나와 선후배 사이로 엮인 좁아터진 지구를 원망했는지도.(후훗~). 보기와 달리 쇼핑을 좋아하고, 혼자 자유롭게 다니길 좋아하는 만큼 이번 여행이 무척 아쉬웠다고는 하나 꼼꼼히 작성한 여행 후기는기자를 감동케 했다.

    
‘도전! 자유여행’ 도쿄편을 펼치기 전에

1. 실제 여행은 3월24~26일(금~일요일)까지 이뤄졌다. 참가자 모두 직장을 다니고 있어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참가했으며 일정 변경 없이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이번 여행에는 ANA항공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했으며 돌아오는 편 역시 같은 항공편을 택했다. 

2. 도쿄에서의 모든 여행 일정은 독자들이 직접 계획했다. 2박3일 기간 참가자들은 이틀을 함께 다녔으며, 마지막 날 오전 시간은 각자가 자유 일정을 즐겼다. 일본은 더치페이(Dutch Pay) 사회. 도쿄 여행기간 동안 교통비, 식사 등 여행 경비 부분은 참가자 각자가 따로 해결했다. 

3. 여행 기간 동안 기자와 참가자들은 편한 누나, 동생 사이로 지냈다. 기사 속에서 언급되는 ‘찬이’와 ‘훈이’는 기자 누나들이 붙인 애칭임을 밝힌다.

Day 1

김포공항 출발, 일본 하네다 공항 도착-신주쿠로 이동-호텔서 짐 풀고 곧바로 에비스로 출발-에비스~시부야~하라주쿠~요오기~신주쿠 뚜벅이 투어-신주쿠 밤 거리 훑기

찬이와 훈이, 도쿄에 첫발 내딛다

오전 12시, 김포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2시간여 만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기내에서 아사히 맥주 한잔을 맛본 훈이는 일본에 도착했다는 흥분감이 더해서인지 벌써부터 얼굴이 상기된 모습이다. 이제 막 공항에 도착했을 뿐인데, 첫 도쿄 나들이에 나선 일행 모두 마음만은 벌써 도쿄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가 알았겠는가. 도쿄에 발을 디딘 첫날부터 ‘호텔 찾아 삼만리’를 찍게 될 줄을.

미션명 ‘호텔 찾아 삼만리’를 완수하라!

숙소부터 들러 짐을 풀기로 한 일행은 곧바로 신주쿠로 향했다. 이제부터 시작된 찬, 훈이 vs 도쿄 메트로와의 한판전. 신주쿠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복잡하고 넓은 신주쿠 역에서 제대로 잡아 나가는 것이었다. 신주쿠 역은 규모도 클 뿐더러 시내 역 중에서도 분주하기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다. 

“동, 서, 북쪽은 한글 표시가 되어 있는데, 아니 왜 남쪽만 없는 거지?” 한참을 헤매다 찬이가 볼멘 소리를 내놓는다. 간간이 눈에 띄는 한글 표시들이 반갑기는 하지만, 정작 필요한 남쪽 방향 표시판은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건지. 더구나 일본은 프랑스만큼이나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한 곳 아닌가. 짧은 일본어, 영어 실력에 온갖 손짓 발짓까지 다해 가며 지나는 이들에게 대답을 구했지만 어찌 된 게 얻어 온 대답들은 서로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킬 뿐이다. 

일단 어느 한 쪽을 선택해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갑작스레 펼쳐진 바깥 풍경에 일행 모두가 짧은 단말마의 감탄사를 내지른다. 역사 계단 아래로 이어진 번화한 신주쿠 거리와 일본어가 빼곡히 적힌 오색가지 찬란한 간판들. 일본 최고 번화가라는 타이틀답게 신주쿠 거리는 번쩍번쩍 휘황찬란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 ·도·쿄에 도착한 것이다! 잠시 도쿄를 음미하며 기념촬영 한 컷 찰칵. 


ⓒ 트래비

(왼) 시부야 거리에 있는 타워 레코드. 도쿄에서 없는게 없는 음반매장 
(오) 도쿄에서는 인형뽑기 같은 오락 시설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찬이가 열심히 도전해봤지만, 금세 1,000엔이나 날려버렸다.


하지만 그 후로도 우리는 오랫동안 호텔을 찾기 위한 지루한 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가다 서다, 묻다 또 다시 걷다를 반복하는 사이 시간은 5시를 훌쩍 넘겨 버렸고 모두의 얼굴에 초조함이 가득할 무렵에서야 겨우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신주쿠 역과 호텔 사이는 불과 10여 분 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호텔을 지척에 두고 한바퀴 돌아 온 셈이다. 일본인들의 너무나도 친절한 길 알려 주기에 휘말려 버린 기분. “일본인들 너무 친절한 거 아니야. 모르는 길까지도 그토록 친절히 알려 주다니 말이야!”  

Info 하네다공항-도쿄 시내 가는 법

가장 편한 방법은 호텔까지 이어지는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시내 주요 호텔간 직통 리무진 버스가 운영된다. 1,200엔 정도.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국내선까지 무료 무료셔틀을 이용한 후, 모노레일타고 하마마츠초역까지 간 다음 JR야마노테선을 이용해 시내로 들어간다. 택시도 이용할 수 있다. 단 무척 비싸다.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7,000엔 정도.


일본 라멘의 진수를 맛보다

후다닥 체크인을 마치고 나와 본격적인 시내 탐험을 시작했다. “자, 이제 시작이라구! 도쿄야, 기다려라. 내가 가마!”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저물고 어둠이 깃들고 있었다. 가고자 했던 에비스 맥주 박물관도 벌써 문을 닫고 거리엔 다소 적막감이 감돌았다.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로맨틱하게 불을 밝힌 유럽식의 아기자기한 거리 전경을 배경 삼아 기념 사진을 남기긴 했지만 어쨌든 아쉬울 뿐이다. 

해가 지니 배고픔이 본격적으로 찾아들었다. 찬이가 접어 놓았던 가이드북을 펼치더니 유명한 라멘집이 있다며 메뉴를 추천했다. 곧바로 라멘집 찾기 돌입! ‘호텔 찾아 삼만리’와 같은 상황이 다시 연출될 뻔했지만, 어느 일본인 청년 덕분에 책에 나온 것은 아니더라도 무척 훌륭한 일본 라멘을 먹을 수 있었다.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직접 안내해 준 청년에게 감사를! 찬이도, 훈이도, 기자도 모두 ‘오이시이(맛있다)’를 연발하며 도쿄에서의 첫 식사를 진짜 맛나게 들었다. 

Info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는 삿포로 맥주 본사에서 운영하는 맥주 박물관이 있다. 삿포로 맥주는 물론 맥주 관련 전시들을 재미나게 구경할 수 있다. 관람 후 맥주 시음 라운지에서 한잔 쭈욱 들이켜보자. 4가지 맥주가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제격이다. 400엔. 박물관은 오전 10시~오후6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은 무료이다. 

에비스에서 신주쿠까지 걷고 또 걷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서로를 형, 누나, 동생이라 부르며 조잘조잘 수다를 늘어놓는 사이 시부야 역에 도착했다. 순식간에 눈앞에 별천지가 펼쳐졌다. 시부야 역 뒤편, 높다란 건물들마다 번쩍번쩍 빛을 발하는 영상판들이 박혀 있고, 사방으로 엇갈려 있는 횡단보도는 신호가 바뀔 때마다 토해 내듯 사람들을 쏟아 놓는다. 신주쿠와는 또 다른 느낌. 마치 만화 속에 나오는 미래사회 같다. 고급 상점들과 식당들, 오락시설들이 빼곡히 늘어선 거리를 따라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조금은 낯설은 일본 문화를 살짝 엿본다. 도쿄에서 가장 큰 음반매장인 타워 레코드에도 들어가 보고, 도토루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며 시부야 거리 분위기에 흠뻑 젖다 보니 시계는 어느새 9시를 가리키고 있다. 

늦은 저녁 하라주쿠 역은 한산하기만 하고, 요오기 역을 거쳐 신주쿠까지 다시 돌아온 때는 이미 밤 깊은 시간. 하지만 신주쿠의 밤은 화려하기만 하다. 또다시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신주쿠 거리를 쏘다녔다. 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이곳은 마치 ‘밤을 잊은 그대’를 부르는 곳 같다.

글 = 정은주 기자 eunjury@traveltimes.co.kr
사진 = travie photographer 오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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