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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 특명 따라 울산 즐기기, 숨겨진 울산을 찾아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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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울산은 매장 문화재의 최고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울산 신복로터리 근처, 덩그러니 솟은 주공 아파트를 지나며 문화유산해설사가 한 말이다.
이 아파트의 기반 공사를 하던 중 선사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전(水田)이 발견돼
한국의 논농사가 일본보다 앞섰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거다. 선사시대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울산.
문화유산해설사의 말 속에는 ‘산업도시’가 아닌 ‘문화도시’에 살아가는 울산 사람들의 긍지가 서려 있었다.

>울산 특명 1 선입관을 깨라


ⓒ트래비

(왼) 대왕암 (오) 대왕암 앞 소나무 숲

한참 동안 깊은 생각에 빠졌다. ‘문화도시’ 울산을 받아들이기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걸렸다. ‘울산은 현대가 먹여 살린다더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 ‘울산=현대’는 떨쳐 낼래야 떨쳐 낼 수 없는 등식으로 머릿속에 자리잡은 터였다. 

그리고 반나절 후, 선입관이라는 놈이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가 울산을 현대의 도시라고 했던가. 조잡한 이유를 대자면 울산에는 현대만 있는 게 아니다. SK, LG, 삼성, S-Oil 등 굴지의 석유회사와 삼성 SDI 등 현대 말고도 다양한 회사들이 울산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다. 울산은 현대의 도시가 아니었다. 그럼 이들 회사를 다 통틀어 울산은 산업도시일 뿐인가. 이 질문에는 강력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울산은 산업도시로서도 매력을 지녔다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여행자들의 발길이 울산을 벗어났던 건 사실이다. 울산을 둘러싼 경주나 부산, 청도, 밀양, 양산은 가면서도 울산은 가지 않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었다. 나름의 결론을 내려 보자면 선입관이라는 지독한 놈이 원인 제공자다. 울산은 볼거리고 뭐고 없는 산업도시라는 밑도 끝도 없는 선입관. 숨겨진 울산을 발견하려는 이라면 가장 먼저 울산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울산 특명 2 볼거리를 찾아라

석남사에 봄다운 봄이 내려앉았다.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0m) 아래, 일주문에서 경내까지 10분여 이어지는 석남사의 숲길은 연둣빛 치장을 끝냈다. 숲길 한 켠에서 쉴 새 없이 흐르는 계곡의 물줄기 또한 상쾌한 봄의 숲길을 닮았다. 

신라 헌덕왕 16년(824), 도의국사가 지은 도량인 석남사에는 비구니승이 기거한다. 가지산 청도 방면에 자리한 운문사가 비구니 도량인 것을 떠올린다면 참으로 기막힌 우연이다. 떠도는 이야기로는 가지산이 암(雌)산의 정기를 지녀 10년을 수행한 비구승도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파계하고 만다고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들이 비구니 사찰로 명성을 얻는 것을 보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닐 듯하다. 

비구니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석남사 경내는 정갈하다. 대웅전 뒤에는 500여 년 전에 간월사에서 옮겨 왔다는 엄나무 구유 등 작은 볼거리가 자리했다. 길이 630cm, 폭 72cm나 되는 엄나무 구유는 천명대중을 공양할 때 쓰였다고 하니 절의 지난 영화도 짐작할 만하다. 

석남사의 핵심 볼거리는 대웅전을 돌아 들어간 곳에 자리한 도의국사 부도다. 호국염원을 바라며 석남사를 지은 도의국사는 섬세한 조각이 눈길을 끄는 도의국사 부도에 사리로 남았다. 부도는 보물 제369호로 지정됐다. 

도의국사와 같이 신라의 호국염원을 꿈꾼 이가 있다. 죽어서도 용이 돼 나라를 지키려 했던 문무왕이 그 주인공이다. 용이 된 문무왕의 넋을 지켜본 그의 아내도 호국에 무심할 수 없었을 터. 남편을 따라 호국의 용이 된 문무왕의 아내는 울산의 큰 바위 아래에 터를 잡는다. 훗날 대왕암이라 불리게 되는 이 바위는 울산 동구의 한 해변에 자리해 있다. 

전설을 떠나서도 대왕암은 꼭 가봐야 할 울산의 볼거리다. 동해를 대변하는 듯한 맑은 바다와 황톳빛 머금은 기암괴석. 산책로를 따라 촘촘히 들어선 송림과 계절을 달리하며 피어나는 온갖 꽃의 향연도 빼놓기가 섭섭하다. 대왕암이 ‘태종대에 버금가는 곳’이라고 말하길 서슴지 않는 울산 사람들의 심정, 백분 이해할 만하다. 

대왕암 일대는 학꽁치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다. 학꽁치 포인트는 대왕암 옆 방어진이나 멀리 보
이는 현대중공업까지 넓게 형성돼 강태공들을 유혹한다. 허가만 받는다면 현대중공업 안에서도 낚시가 가능하다고 하니 강태공들은 낚시 장비부터 챙길 일이다. 

현대중공업(052-230-2245, www.hhi.co.kr) 견학도 할 수 있는데 버스를 타고 오는 10인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 산업도시 울산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울산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시티투어 산업탐방 코스는 울산의 볼거리와 더불어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등지를 방문하는 투어다. 현대중공업 견학은 버스로 이뤄진다. 홍보관 관람과 버스 견학을 합쳐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보안 등 여러 이유로 버스에서 내리거나 사진을 찍는 건 금지한다. 이래저래 시시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골리앗과 크레인, 선박의 모습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울산 시내에 숙소를 잡는다면 2002 월드컵을 치른 울산 문수구장에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 감회가 새롭다. 기념관에서 눈에 띄는 전시품은 작은 도예 사진을 이어 붙여 만든 홍명보 도예 벽화. 스페인 전 승부차기에서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이다. 그 밖에 2002년 울산에 훈련 캠프를 차린 브라질과 스페인, 터키 선수들이 남기고 간 각종 기념품 등 볼거리가 많다. 기념품을 전시한 곳에는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VIP 박스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울산 특명 3 먹고 또 먹어라

대전에 가면 ‘구즉’이라는 동네가 있다. 개인적으로 도토리묵을 국수처럼 말아 먹는 이곳의 물묵에 반해 1년에 적어도 3~4번은 구즉을 찾는다. 볼일이 없어도 좋다. 물묵,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볼거리를 모두 뒤로하고라도 울산은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동네다. 봉계 한우를 먹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적절한 마블링이 형성된 육질을 위해 봉계에서는 2~4년생 한우를 잡는다. 사육에서 도축, 가공, 소비 등 모든 과정이 일괄적으로 관리되는 건 기본. 지난해, 1~10위 가격대의 소를 모두 봉계에서 잡았다고 하니 고기의 질은 보장된 셈이다. 봉계에 자리한 식당들은 대부분 도매와 소매를 함께 한다. 주문하면 식육점에서 바로 썰어 손님 상에 올리는 것. 고기에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워 먹는 등 요리법은 별다르지 않지만 맛 하나만은 일품이다. 

봉계 한우를 파는 음식점은 봉계 버스터미널 근처 ‘봉계유통불고기(052-262-7477, 8580)’ 등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일대에 10여 곳이 모여 있다. 가격은 1인분 150g 기준 왕소금구이·갈비살 1만8,000원, 양념갈비 1만5,000원. 육회는 소 1만원, 대 2만원이다. 경부고속도로 언양IC에서 나와 35번 국도 경주 방면으로 20분 가량 가면 봉계 한우단지다. 

일반적인 불고기와는 달리 석쇠에 굽는 언양불고기도 봉계 한우에 못지않게 맛있다. 언양IC와 가까운 곳에 ‘언양불고기단지(052-262-4422)’가 형성돼 있다. 

방어진에서는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난전에서는 제철 생선이 1kg당 1만~1만5,000원 가량으로 저렴하다. 횟집으로는 ‘청정회직매장(052-201-8552)’이 자연산 회만 취급하기로 유명하다.

>울산 특명 4   쇼핑을 즐겨라

울산 언양에는 3대 특산물이 있다. 그중 하나가 앞서 말한 불고기다. 나머지는 미나리와 자수정. 대부분 불고기를 미나리와 함께 즐기니 특산품 3개 중 2개는 섭렵하게 된다. 나머지 하나인 자수정은 자수정 동굴나라(052-254-1515~6)에서 볼 수 있다. 자수정 동굴나라는 1970년대 이래 자수정 사업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자수정을 캐던 동굴을 전시물과 놀이시설 등으로 꾸민 곳이다. 보트장, 원시인관, 이집트관, 독도관, 공연장, 기 체험실, 자수정관 등으로 동굴을 장식하고, 외부에 수영장, 놀이시설, 골프장 등을 뒀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질 좋은 자수정도 살 수 있어 보석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 번쯤 들러 볼 만하다. 

투박한 전통 옹기는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구입하면 된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이 땅 옹기의 50% 정도를 생산하는 전국 최대의 옹기마을. 작고한 옹기 장인인 허덕만씨가 1957년부터 옹기를 굽기 시작한 것이 마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옹기골도예(052-238-8533) 등 10여 곳의 업체에서 옹기를 구워 낸다. 1인 5,000원을 내면 직접 옹기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그 밖에 울산 문수구장 월드컵기념관 등지에서 처용탈이나 은장도 등 울산의 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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