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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린 구 아웃리거 괌 리조트 부사장-일이 즐거운 ‘행복한 호텔리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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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즐거운 ‘행복한 호텔리어’
한국은 쇼핑 천국, 남대문 즐겨 찾아

 칠흑 같은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흰머리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까무잡잡한 얼굴 한구석에서 세월의 흔적이 진하게 내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까맣고 반짝이는 눈망울, 가벼운 농담에도 배를 잡고 깔깔거리는 활달함은 그녀의 체감나이를 10여 년 이상 뚝 떨어뜨려 놓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상은 아웃리거 괌 리조트의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파워 우먼’, 샬린 구(Charlene Goo)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아웃리거 호텔&리조트는 하와이에 본사를 두고 호주, 뉴질랜드, 타히티 등지에 51개의 호텔을 두고 있다. 또한 계열사로 오하나 베이뷰 호텔 및 오하나 오션뷰를 거느리고 있으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이런 대규모 호텔체인에서 아웃리거 괌은 물론 오하나 베이뷰, 오하나 오션뷰까지 총괄 담당 부사장직을 맡고 있으니 그녀가 일에 있어서 느끼는 부담감은 적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으니, 무슨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을까.

“그녀는 아웃리거, 오하나 베이뷰, 오하나 오션뷰를 자식으로 삼고 있죠.” 그녀의 동료인 지나 라모스(Gina Y. Ramos) 영업이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지는 말이다. 이처럼 그녀의 하루 24시간을 측정하는 시계는 아웃리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샬린 구 부사장 스스로도 자신을 ‘심각한 일중독자’라고 지칭할 정도. 이처럼 일에 푹 빠져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내가 즐겁게,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일에 대한 신념, 열정에 가득한 면모가 그녀의 단호한 말투에서 배어나왔다.

그녀는 사회생활의 첫걸음부터 호텔에서 떼기 시작한, ‘뼛속부터’ 호텔리어다.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하우스 키핑일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레스토랑, 프론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텔 경력을 쌓아나갔다. 34살에 하와이의 케어호우 비치호텔(Keauhou Beach Hotel)에서 처음 총지배인을 맡게 된 이래, 이후 마우나 라니 베이호텔(Mauna Lani Bay Hotel), 아웃리거 하와이를 거쳐 46세에 아웃리거 괌 리조트의 총지배인으로 발령받은 이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보수적인 미국계 회사에서는 파격적이라 할 만한 인사단행이었다.

그녀는 성공의 비결에 대해 *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 내적 강인함을 간직하라  * 지금 하는 일을 즐겨라 * 열심히 일하라 *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라 등 다섯 가지를 성실히 지켰을 뿐이라고 말한다. 사실 누구나 다짐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항목들이다. 또한 호텔리어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 직업이니 만큼, 인간관계 자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아직까지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성공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누구보다 그녀를 정신적으로 뒷받침해 준 것이 바로 가족이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녀의 입매가 슬몃 풀어진다.

하와이에서 괌으로 바쁘게 옮겨다닌 그녀의 전력답게 가족 구성원도 제각각 코스모폴리탄이다. 친정 식구들은 다 본토에 살고 있으며 음악가인 남편은 전세계를 무대로 해외 순회공연에 열중이고, 올해 23살인 아들은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 일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만 만날 수 있는 가족이지만, 그녀는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한다. 일단 그녀의 일 자체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뿐만 아니라, 만나는 횟수가 적은 만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간의 유대감과 신뢰감이 남달리 두텁다고.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어 봤더니 그녀의 입이 또 한번 바빠진다. 이번 출장이 일곱 번째일 정도로 그녀의 한국 나들이는 잦은 편. “쇼핑의 천국이죠! 남대문에서는 가방, 지인들 선물 등등 아이템이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음식도 너무 맛있어요. 부산에서 먹은 파전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일년 내내 한결같은 괌에 살다 보니 변화가 뚜렷한 한국의 계절색 역시 인상 깊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겨울에 하얀 눈으로 덮인 시내풍경이 여간 아름다운 게 아니었다고.

이제까지 여행했던 나라 수를 물어 봤더니 7개국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것 같아 고개를 갸우뚱했더니 “출장으로만 다녔기 때문에 한 나라를 여러 번 방문할 기회가 잦았지, 많은 나라를 다녀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일중독자’답게 일상적인 질문에서도 업무 속에서의 연관성을 접목시켜 대답하는 샬린 구 부사장. 성공한 호텔리어이자 따뜻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모든 행복을 움켜쥔 듯한 그녀의 ‘행운’이 괜히 따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First class는 여행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삼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위치한 분들의 ´여행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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