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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정기 모아 ‘굿~샷!’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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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누구나 큰 차이가 없다. 차분히 생각해도 파라오와 미이라, 사막, 나일 강 정도가 더해지면 밑천이 바닥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피라미드의 유명세는 이집트의 매력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골프다. 이집트에서 골프를 친다고 하면 대뜸 ‘사막에서 웬 골프?’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집트는 골퍼들에게도 반가운 여행지다.


이집트의 골프장은 카이로를 중심으로 7개가 몰려 있으며 아름다운 바다, 홍해를 끼고 3개, 알렉산드리아와 룩소르에 각각 1개씩 총 12개가 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사막 코스와 해변 코스, 오아시스 코스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여행을 겸해 이집트를 찾은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다.

 

ⓒ 트래비

 


- 교민들도 만족하는 카이로 골프

 

이집트 느낌이 물씬 나는 골프를 경험하고 싶다면 기자의 ‘메나 하우스 오베로이’를 찾으면 된다. 세계적 럭셔리 호텔 체인인 오베로이에 딸려 있는 이 골프장은 피라미드만큼은 아니지만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오베로이가 유명한 이유는 이집트에서 가장 큰 ‘쿠프 왕’의 피라미드를 보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며 18번 그린에 서면 바로 뒤편에 있는 피라미드의 정기를 바로 받을 수 있다.


다만 골프장의 시설이나 페어웨이 상태 등은 다소 미흡하기 때문에 큰 기대보다는 색다른 경험에 의미를 두는 편이 좋다. 코스는 페어웨이마다 홀과 티 박스를 2개씩 만들어 9개의 페어웨이에서 18홀(파 68)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18홀 총 길이는 5,315야드다. 비용도 저렴하다. 비회원 그린피가 9홀 100이집트 파운드(한화 약 1만8,000원), 18홀 150이집트 파운드(한화 약 2만7,000원)에 불과하다. 피라미드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피라미드를 둘러본 후 돌아오는 길에 라운딩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카이로 골프를 제대로 즐기려면 공항 인근의 ´JW 메리어트 미라지 시티 골프 클럽(18홀, 6,944야드)´이 좋다. 시내에서 30~40분 정도 떨어진 메리어트는 공항과 가까워 항공사 승무원들이 즐겨 찾으며 회원의 60%가 한국인일 정도로 교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골프장측은 한국 팀과 다른 나라 팀 간의 대회를 개최하기도 할 정도. 그렇다고 부킹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말에는 다소 붐비지만 주중에는 예약 없이 혼자서도 라운딩이 가능하다.


미라지 시티에 서면 아프리카 북단에 위치한 골프장이라는 생각을 잊게 할 정도로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가 잘 돼 있다.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시냇물이 흐르거나 호수를 조성해 놓아 물도 많은 편이고 나무가 잘 조성돼 있어 삭막하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마운틴 코스까지는 아니지만 높낮이도 적당해 내리막과 오르막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탁 트인 내리막 페어웨이가 압권인 10번 홀은 장타자들의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가도록 만들고 마지막 파4, 18번 홀의 세컨드 샷은 깃대도 보이지 않는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한 그린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


오후 시간에 골프를 치고 있으면 간혹 작업복 차림의 골프장 직원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와 주운 골프공을 파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오전에 잃어버린 내 골프공이 포함돼 있을 때는 황당하기도 하지만 이때도 흥정은 필수. 브랜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르는 값에서 절반 정도로 흥정을 하면 볼 10개에 10~15파운드 사이면 충분하다.


시설이 수준급인 만큼 그린피도 오베로이에 비해 비싸다. 주중 18홀을 기준으로 회원과 동반하면 미화 10달러(세금 불포함), 메리어트 호텔 투숙객은 26달러(세금 불포함)이며 투숙객이 아니라면 주중 55달러, 주말 70달러다. 대부분 캐디 없이 트롤리(4달러)를 빌리지만 전동 카트(22달러)도 빌릴 수 있다.

 

- 사막과 홍해를 이웃하고 티 샷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돼 온 세계를 흥분시켰던 투탕카멘왕의 무덤이 있는 룩소르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다. 카이로에서 비행기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룩소르는 나일강 크루즈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국제적인 도시다.


룩소르의 ´로열 벨리 골프 클럽(18홀, 6,735야드)´은 사막 골프를 체험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드문드문 야자수가 세워져 있는 페어웨이는 시원시원하지만 중간 중간 러프 대신 자갈과 모래가 채워져 있어 골퍼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1번 홀을 마치고 나면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홀을 지날수록 상태도 좋아지고 나름대로 사막 골프에도 적응해 갈 수 있다. 높낮이가 크지 않은 평지 코스로 그린 등의 난이도도 무난하다. 주로 유럽 골퍼들이 즐겨 찾으며 룩소르 공항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어 룩소르 관광을 시작하거나 마치면서 라운딩을 계획하면 무난하다. 유일한 골프장이다 보니 그린피가 9홀 기준으로 47달러로 이집트 물가를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 아니다.


이집트의 끝없는 고대 유적에 식상했다면 바다가 아름다운 홍해의 휴양 도시 한 곳 정도를 일정에 포함시키면 한결 부드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모세가 십계를 받은 시나이 산을 배경으로 이스라엘과 이웃하고 있는 ´샴 엘 셰이크(Sharm EL Sheikh)´는 이집트가 자랑하는 해변 휴양도시이자 다이빙의 천국이다. 크고 작은 정상회담과 국제회의가 열리는 이곳은 낮에는 하와이, 밤이면 라스베이거스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한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러시아 부호들도 즐겨 찾는 샴 엘 셰이크의 화려한 카지노 불빛은 이슬람 국가 이집트의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골프 마니아라면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도 거쳐 간 ´모빈픽 졸리 빌 골프 리조트(18홀 6,585야드)´도 빼놓을 수 없다. 홍해 해변과 사막의 경계에 위치한 이곳은 국제회의를 마친 각국 정상들의 라운딩 장소이자 작년에는 EPGA가 개최되기도 한 명소다. 전 홀 버뮤다그래스를 사용하며 틈틈이 물을 뿌리는 등 잔디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해질 무렵의 모습이 유난히 예쁜 모빈픽은 다른 곳에 비해 그린 난이도도 높은 편이며 유명 휴양지답게 비용도 만만치 않다.


18홀 그린피만 모빈픽 졸리 빌 골프 리조트 투숙객은 65달러, 같은 체인인 모빈픽 졸리 빌 리조트 & 카지노 투숙객은 70달러이며 그 외 호텔 투숙객은 110달러로 이집트 내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캘러웨이 골프채(55달러)와 전동카트(20달러)를 빌리고 캐디(35달러)까지 쓰면 한국에서 칠 때보다 지갑을 더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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