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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런던 Ⅰ ③ 런던과 더욱 깊이 끌어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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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이제 본격적인 여행도 3일째로 접어들었다. 오늘은 각 관심분야가 다른 두 사람의 욕구를 조금이라도 충족시키고 서로의 관심사로 바라본 런던의 모습 또한 궁금한 터라 2개조로 나눠서 다니기로 했다. 현정은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무대가 되었던 곳을 중심으로 돌아다닐 계획을 세웠고 현주는 일요일엔 낮에만 뮤지컬이 공연한다는 점은 감안해 레이케스터 광장의 할인 티켓 부스를 돌아보고 낮 공연 티켓을 구입한 후 공연관련 전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 등을 돌아보기로 했다. 

집결지는 늦은 오후 피카디리 스트리트에 위치한 영국 전통의 홍차 판매 전문점 포트넘 & 메이슨(Fortnum&Mason).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 에프터눈 티는 결국 못 마시고 잼과 티(Tea) 등의 각자의 선물을 구입한 후 폐점 직전 판매하는 스트로베리 케이크를 반가격에 구입, 와인과 함께 숙소에서 런던 여행 마지막 날 밤을 추억했다.
다음은 현정과 현주가 작성한 것을 정리한 런던여행기다.

■ 현정이와 떠나는 런던 영화 여행
나의 런던 Movie & London, “Love actually!!” 


ⓒ트래비

‘브리짓존스’의 도시, 영화 <노팅힐>에서 환하게 웃던 ‘휴 그랜트’가 날 보고 걸어오고 나의 ‘빌리’가 백조의 호수를 꿈꾸며 날아갈 것 같은 곳. 킹스 크로스 역에 가면 기차역 벽면으로 ‘해리포터’가 쑥 들어가고 있었다. 런던외곽으로 들어가는 기차 창밖으론 영화 <오만과 편견>의 ‘다아씨’가 나를 향해 뛰어올 것 같았다. 히드로 공항에서도 여러 커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러브,액츄얼리!”를 외치고 있었다.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빌리 엘리어트>, <클로져>, <해리포터 시리즈>, <오만과 편견> 등 수백만의 한국여인들의 마음을 뒤 흔들었던 그 영화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런던이다.

나를 반겨준 그녀, 바로 브리짓!

내가 길을 잃고 있을 때, 친절한 얼굴로 나에게 다가오던 통통한 그녀 바로 ‘브리짓’. “어디로 가시나요? 도와드릴까요?” 런던에서 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버로(Borough) 마켓과 타워 브릿지가 있다.

버로 마켓은 영화 1편에서 ‘브리짓’의 남자친구인 ‘마크 다시’와 ‘다니엘 클레버’가 그녀를 앞에 두고 결투를 했던 곳. 모두 여자의 환상이기도 하다. 멋진 남자와 잘생긴 남자가 나를 위해 싸우다니.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제이미 올리버’ 요리사가 신선한 요리재료를 사는 곳이기도 하다. 입구 왼쪽으로 ‘브리짓’이 친구들과 함께한 글로브 폅(Globe Pub)도 있다. 

시장을 나와 그 왼쪽으로 돌아가면 영국 야경의 대명사 타워 브릿지가 있다. 도보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 ‘브리짓’이 매일 아침 커피 한잔을 들고 ‘나의 몸무게는 얼마? 주량. 담배는? 올해 계획은 이뤄내야지!’하며 다짐하던 곳. 런던 사람들이나 우리나 작심삼일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그녀의 출근길은 항상 나의 출근길과도 비슷했던 듯.

영국의 대표배우 휴 그랜트!

웨스트민스터 사원 주변, 다우닝가 10번지에 수상관저가 있다. 나는 레이케스터 광장에서 빅벤을 자주 걸어 다녀서 수상관저를 자주 오가곤 했다. 그 집무실에서 아직도 휴 그랜트는 나탈리 비서를 위해 공수부대를 보내줄까? 그녀도 나와 같이 통통하다. 푸하하~.

노팅힐에 나왔던 노팅힐 마켓, 포토벨로(Portobello)는 못 갔지만 분위기가 비슷한 코벤트 가든을 가보았다. 역시 주말에만 서는 벼룩시장은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걷고 있노라면 영국의 특유한 시장분위기를 느끼며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작은 물건들에게 유혹당하기 쉽다. 줄리아 로버츠를 잊기 위해 그곳에서 사계절을 지내던 휴 그랜트, 그의 옆모습이 어딘가에서 느껴지기도 하고….

어디에서든, “러브 액츄얼리” 

러브 액츄얼리의 막을 오르는 곳, 트라팔라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뒤로 보이는 무게 있는 건물이 바로 내셔널 갤러리다. 그림 매니아는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모네, 피카소 등을 만나는 건 색다른 경험이기도 하다. 사실 루브르 박물관 등에 미술교과서에 나올 법한 그림들이 많겠지만 이곳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숨겨져 있는 그림을 만날 때면 보물을 발견하는 것 같다. 

길을 나서서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로 길을 향한다. 영국역사에 유명했던 사람들의 초상화를 전시해 놓는 곳. 헨리 8세, 피의 여왕 메리, 엘리자베스 1세까지 이어지는 세계사책에서 볼 수 있었던 왕과 왕비의 초상화가 잔뜩 걸려있다. 정말 그들의 얼굴을 어떨까 너무 궁금했다. 메리가 너무 미인이라 엘리자베스가 죽였다는 설도 있는 데 사실일까? 헨리 8세는 정말 통통하게 생겼을까?

기대에 부풀어 들어간 왕실 초상화실에서 여러 인물들이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한 때 역사를 주름잡던 사람들. 정말 메리는 생각 외로 미인이었다. 이들의 역사를 고등학교 때 너무 실감나게 읽어서 일까? 크롬웰의 사진 앞에선 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권력이란, 왕실이란, 갑자기 영국왕실 사람들이 측은해지는 이유는 뭐일까?

내셔널 갤러리를 나와 옥스퍼드 스트리트로 향했다. 비서의 유혹에 이끌려 악마의 목걸이를 사던 한 중년의 남자. 그 쥬얼리 매장에 있던 ‘미스터 빈’을 만나지도, 그 숍을 찾지도 못했다. 다만 잠실 L백화점의 3배쯤 되는 세프리지(Selfridges) 백화점 규모에 압도, 여러 세일 브랜드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화장품 숍 앞에서 1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밖에 킹스크로스역의 해리포터 촬영지, 바쓰(Bath)에서 확인한 <오만과 편견>의 흔적들, 런던에서 만나는 영화의 향기는 무궁무진하다

■ 현주와 떠나는 런던 뮤지컬 여행
끊임없이 넘치는 예술의 에너지


ⓒ트래비

9박 10일의 일정 중에 난 거의 매일-에딘버러를 갔던 날을 제외하고- 뮤지컬을 봤다. 내가 본 뮤지컬과 연극을 소개 하자면 <빌리 엘리엇트>, <메리 포핀스>, <위윌락큐(We will Rock You)>, <시나트라(Sinatra)>, <맥 앤 마벨(Mack & Mabel)>, <무빙 아웃(Movin’ Out)>, <마우스 트랩(Mouse Trap)>, <랫 팩(Rat Pack)> 등이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런던의 웨스트 엔드는 몇 십 년째 장기공연 하고 있는 명작부터 따끈따끈한 신작까지 가득하다. 이곳은 그야말로 뮤지컬의 메카라 할 수 있다. 피커디리 광장 주변만을 의미했던 웨스트 엔드는 현재 피커디리 서커스에서 레스터 광장, 코벤트 가든 등 소호를 포함한 극장가 전체를 포함하게 되었다. 좌석 규모 500석 이상의 연중무휴로 공연하는 극장이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쇼핑가도 가깝고 교통편도 좋아서 관광객들이 찾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첫 만남의 설레임과 감동 <빌리 엘리어트>
 

아침에 집을 나서서 인천 공항에 갈 때까지의 설레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마도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과 새로운 곳에 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가 아닐까? 공항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뮤지컬 포스터 광고들 앞에서 포즈를 잡으며 런던에 도착한 첫날부터 뮤지컬의 고장임을 실감케 했다. 

여행 첫날 봤던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는 이번 영국 여행에서 처음으로 본 작품이었다. 내가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영화와는 정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뮤지컬이 주는 감동은 무엇보다도 열 살 내외의 어린 배우들이 주는 사랑스러움이다. 주인공 빌리와 빌리의 친구 마이클은 타고난 끼와 열정이 대단했다. 

대극장 빅토리아 팔레스(Victoria Palace)의 광활한 무대를 종횡무진 달리고 구르고 날기까지(플라잉 장치를 이용해서)하는 꼬마들의 열정은 대배우의 카리스마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빌리의 친구 게이적 성향을 가진 마이클이 “왜 남자가 여자 옷을 입으면 안 되냐?” 며 엄마 옷을 꺼내 입고 탭댄스를 신나게 추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다. 어린 배우들의 생생한 흥분과 무대에 선 행복감이 객석에까지 전해지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했던 노동자들의 아픔과 재치 넘치는 유머가 공존하고 척박한 현실을 딛고 꿈을 찾아 먼 길을 준비하는 어린 예술가의 용기가 아름답다. 그리고 무엇보다 빌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십시일반 하겠다는 동네 사람들의 풋풋한 동지애가 훈훈하다. <빌리 엘리어트>는 단지 하루 저녁의 흥겨움을 주는 뮤지컬이 아니라 한동안 가슴에 짠~하게 남을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코벤트 가든 마켓과 야외 재즈 공연


여행 둘째날 오후 코벤트 가든 마켓에서의 재즈 공연은 예상치 못하게 발견한 보석이었다. 그곳엔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나의 귀를 사로잡았던 재즈 싱어가 있었다. 그 아름다운 멜로디와 분위기에 취해 난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음악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나의 직업의 선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차이나타운 근처의 프린스 에드워드(Prince Edward) 극장에 메리 포핀스를 보러갔다. 메리 포핀스는 가족뮤지컬이었다. 대부분 관객들이 가족단위로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디즈니에서 만든 뮤지컬이기 때문에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았다. 극중 우산을 들고 하늘을 날고 가방 안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꺼내는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극중 안무는 유명한 매튜 본이 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찰리 채플린과 함께한 감동적인 하루

셋째날, 아침에 눈을 떠서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각자의 스케줄대로 움직이기로 한 날이다. 레이케스터 광장의 찰리 채프린 야외 공연을 보기로 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벤치에 앉아 채플린의 유명한 영화 <The Kid>를 보고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영국 사람들은 비가 와도 야외공연을 할 정도로 왠만한 비는 익숙한 것 같았다. 

책도 사고 구경도 할 겸 런던에서 공연전문서적을 파는 곳으로 유명한 서점(French Theater Bookshop)에 갔지만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영국 연극인들이 자주 찾는 이곳은 유명한 영화 배우도 대본이나 책을 사러 자주 들린다고 한다. 일요일은 저녁공연이 없어서 <무빙 아웃> 3시 공연을 보기로 했다. 음악을 담당한 빌리 조엘(Billy Joel)의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러 명의 댄서들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춤으로 연기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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