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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dney Life] 3. 록스, 초창기 시드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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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 록스, 초창기 시드니는 이러했노라


대중매체들이 반복적으로 재생산해 낸 이미지 탓에 사람들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배경으로 한 낭만적인 풍경만으로 시드니를 기억한다. 하지만 조금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시드니는 금세 수없이 다른 얼굴을 가진 자신의 매력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오페라 하우스 건너편, 하버 브릿지 아래 록스의 발견은 이번 시드니 방문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 바위 위에 지어진 도시 ´록스´

 

1788년 죄수들과 이들을 감시하기 위한 군대가 유럽에서 도착해 처음으로 정착한 곳답게, 이곳 록스에는 곳곳에 초기 정착민들의 흔적이 스며 있다. 주변 지형의 대부분이 샌드스톤이어서 ‘록스(The Rocks)’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초기에 돌을 깎아내고 건물을 지은 곳들이 많아 바위 위에 지어진 도시로 통한다.


지금은 쇼핑상점과 크고 작은 갤러리, 카페와 펍 등이 산재해 있어 오페라 하우스에 이어 시드니 관광 2번지쯤으로 불리운다.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이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낮에는 어슬렁 어슬렁 골목 사이를 누비며 여기저기 크고 작은 숍과 갤러리, 미술관 등을 구경한다. 맛있는 케익과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에서 호주사람들이 즐기는 라떼보다 진한 밀크커피, ´플랫 화이트(Flat White)´를 마시면서 여유로운 오후를 즐긴다. 밤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펍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보는 것도 좋겠다.


주말에 방문한다면 조지 스트리트 끝 쪽에서 열리는 대규모 록스 주말시장(The Rocks Market, 트래비 p   참조)을 둘러볼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축제로 더욱 흥겨운 록스를 볼 수도 있으니 1월에는 컨츄리 음악축제, 5월말에는 예술축제, 7월초에는 아로마커피 축제가 열린다. 11월 한 달 동안은 매주 금요일 저녁 나이트 마켓이 문을 연다.

 

- 강추! 술과 친구가 있는 ‘록스 펍 투어’

 

하지만 일반적으로 록스를 좀더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다음 두 가지 투어를 제안한다. 낮에 진행되는 록스 워킹투어는 가이드가 시드니 안내센터를 시작으로 캐드먼스 코티지, 조지 스트리트 등 주변을 돌면서 주요 건물들의 역사적인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 주는데, 주의 깊게 듣다 보면 예정된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한글 홈페이지를 통해 록스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www.therocks.com


록스 펍 투어(Rocks Pub Tour)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시드니에서 꼭 해볼 만한 ‘강추’ 투어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다. 오후 5시에 캐드먼스 코티지에서 만나 시작하는 투어는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골목 사이를 누비며 옛 얘기도 듣고 1828년부터 운영해 온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펍, ´포츄나 오브 워(Fortuna of War)´ 등을 비롯해 오랜 사연과 역사를 가진 펍 3군데를 들러 맥주나 와인, 음료 등을 한잔씩 나눈다. 영어를 잘 하면 더욱 좋겠지만 못해도 상관없다. ‘친구 사귀기 딱 좋은 투어’라는 누군가의 추천사가 적절한 표현이다. www.therockspubtour.com

 


▒ 사진으로 보는 ´록스 펍 투어´ 체험기

 

ⓒ 트래비

1 오후 4시50분, 록스 지역 중간, 서큘러 퀴 쪽에 면한 시드니 비지터 센터 주변을 기웃거리니 알폰소가 먼저 아는 척한다. 펍 투어 공식 점퍼를 입고 크로스 가방을 메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오늘 펍 투어(Pub Tour)를 이끌 가이드다. 5~10분 사이로 투어에 참가할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기자와 나를 제외하고 6명. 호주 캔버라가 집이라는 한 커플을 제외하고는 미국 각 도시에서 왔단다. 그중 씨씨와 마이클은 허니문 중이다. 화기애애한 투어를 위해 먼저 자기 소개를 간단히 나눴다.

 

 

2 알폰소는 록스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역할을 설정해 놓고 설명하기를 즐긴다. 싱글인 2명의 브라이언(동명이인이다)이 자주 주인공이 된다. 이들은 초창기 주지사나 시장도 되고 군인들도 된다. 간단한 소개에 이어 처음 방문할 펍에 도착했다. 이름은 ‘포츈 오브 워(Fortune of War)´. 1828년 오픈할 당시에는 해군들이 주로 이용하던 펍이었다. 알폰소의 추천 메뉴는 ´쿠퍼스(Coopers)´란 맥주. 하얀 거품이 시원했고 목넘김이 부드러웠다. 두 번째 추천은 ´앰버 에일(Amber Ale)´이다.

 

3 펍 투어는 운영된 지 약 3년 정도 됐단다. 록스 지역을 보존, 개발, 홍보하는 정부기관인 SHFA(Sydney Harbour Foreshore Authority)가 방문객들이 시드니 역사와 친밀해지도록 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한다. 알폰소가 어느 건물 앞에 사람들을 세워 놓고 역할을 정해 즐겁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사진을 찍는 일이 주된 일이고 투어 가이드를 부업으로 한단다. 우리한테는 영어를 정확하고 천천히 발음해 주며 배려하는 세심한 가이드다.

 

4 두 번째로 글렌모어 호텔(Glenmore)의 ‘루프 톱(Roof Top)´으로 향했다. 록스 언덕 위 하버 브릿지 아래 위치하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사위가 어두워지고 있다. 초창기 호텔이었던 오스트렐리안 호텔 앞을 지났다. 알폰소가 그 호텔의 펍도 추천한다. 록스뿐만 아니라 시드니 구시가지 안에는 오스트렐리안 호텔이나 글렌모어 호텔처럼 예전 호텔이나 건물을 펍이나 카페, 나이트클럽 등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곳이 많다.


이미 펍 앞의 노천 테이블에는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기를 들이대도 싫지 않은 표정. 오히려 이런저런 포즈를 요구해도 대부분 웃으며 응해 준다. 이 지역에서 공식적인 사진촬영을 하려면 SHFA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5 좁은 계단을 올라 그야말로 ‘루프 톱(옥상을 개조함)’에 닿았다.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서 하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하늘에는 해가 진 후의 붉은 여운이 길게 걸려 있고 술이 들어간 만큼 대화도 무르익는다. 야경이 시드니 하버를 곱게 물들이고 있다. 서먹했던 우리 팀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눈다. 영어를 좀 못한들 어떠리. ‘술의 힘’이란 이런 때 발휘되는 것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보는 하버의 풍경도 좋고 분위기는 더 좋다. ´친구 사귀기 딱 좋은 투어´라는 추천사가 제격이다.

 

 

 

6 과거 주택가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지금은 이미 집의 흔적들이 없어진 곳도 있다. 하지만 그곳의 흔적만은 남겨두고 이렇게 얘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당시 정치 문제와 더불어 쥐들이 많아 살기 어려웠던 사회상을 얘기해 준다. 간간히 던지는 알폰소의 농담에 웃음꽃이 핀다. 언덕을 오르내리고 골목을 돌아 카페와 광장 등을 지나며 록스의 과거로 빠져든다.

 

 

7 마지막 펍인 옵저버 호텔(Observer Hotel)의 노천 펍. 정리하는 시간이다.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리는 설문조사도 하고 서로의 여행에 대한 얘기들도 나눈다. 알폰소는 투어 중 방문했던 3개의 펍 외에도 또 다른 펍이나 레스토랑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한잔 더하러 갈래요?” 이미 술이 얼큰해진 이들은 친구가 돼 2차를 기약한다. 투어시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누구도 쉽게 일어서지를 않는다. 사위는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다. 시드니의 또 하룻밤이 깊어 가고 있다.

 

 

 

 

 

취재협조 = 호주정부관광청(www.australia.com),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관광청(www.sydneyaustralia.com)

 

◀ Sydney Life 시리즈 기사 바로가기

1. 시드니 하버 100배 즐기는 방법 (2대 크루즈 비교하고 즐기기)

2. 오페라 하우스 집중적으로 즐기기

3. 초창기 그들이 살았던 낭만의 거리 ´록스´

4.  주말이 더욱 신난다 ´3대 주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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