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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골프 - 산과 바다를 만나는 골프 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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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를 만나는 골프 여행


ⓒ트래비

(오) 하트 모양의 벙커가 인상적인 다카노스 골프클럽의 7번홀


1945년 8월6일 오전 8시15분.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떨어졌다. ‘리틀보이(little boy)’라는 귀여운(?) 이름과 달리 도시는 사진기자조차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할 만큼 처참하게 파괴됐고 모든 것을 잃은 히로시마는 근대라는 시간을 공백으로 남겨 두게 됐다. 원폭으로 무참히 파괴된 히로시마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향후 100년간 재건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자연의 놀라운 생명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란 싹을 틔웠고 히로시마도 도시의 기능을 다시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히로시마에서 당시의 처참함을 되새길 수 있는 흔적은 8시15분에 멈춰 버린 시계와 뼈대만 남은 원폭 돔 정도에 불과하다. 원폭 돔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한줌 재로 사라졌지만 히로시마 성을 비롯한 모든 건물들이 재건됐고 지금은 인구나 소득 수준 등 모든 면에서 일본에서 가장 평균적인 도시로 새로 태어났다.

골퍼들에게 히로시마는 아직 생소한 지역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이 3월 들어 비행시간을 변경하면서 히로시마 골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매일 오전 9시 인천을 출발하는 히로시마 행 항공기를 운항중이다. 비행시간도 1시간30분에 불과해 도착 첫날 바로 라운딩이 가능하다. 현 내에 20여 개의 골프장을 갖추고 있는 이 기적의 도시는 여름에도 기온이 31도 정도에 불구해 골프 여행지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도고온천이 있는 인근 에히메현과 연계하면 온천과 골프를 동시에 즐기는 여행도 가능하다.

히로시마의 골프장은 우리네처럼 산악 지형을 활용해 만든 골프장이 많다. 다케하라 컨트리클럽이나 다카노스 골프클럽 등은 전형적인 산악 골프장으로 남성적인 골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다케하라 골프장의 경우 내리막 홀이 많아 장타자들에게 거리 계산의 고민을 안겨 주는 홀이 많으며 좁은 페어웨이는 곳곳에 OB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방향성까지 요구한다. 페어웨이는 평평하지만 홀과 홀 사이의 고저차가 크기 때문에 카트를 운전할 때는 간혹 놀이공원에 온 듯 아찔할 때도 있어 노약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코스 설계도 만만치 않아 9번과 18번은 거리도 길고 그린 앞 연못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린을 두 개 사용하기 때문에 코스를 공략할 때는 골프장측에서 나눠 주는 코스 지도를 꼼꼼히 챙겨 볼 필요가 있다. 히로시마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다카노스 골프클럽은 다케하라처럼 산악 골프장이지만 코스 설계나 페어웨이 관리 등에서 한국 골퍼들에게 보다 익숙한 골프장이다. 서늘한 바람과 잘 생긴 노송에 둘러싸인 주변 풍광은 흡사 깊은 산 속을 산책하는 듯하며 산 속에 위치해 있는 골프장 치고는 물도 많은 편이다. 코스가 길고 도그레그 홀 등 난이도도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도전 의욕을 유발하며 양잔디가 깔린 페어웨이 관리도 잘 돼 있다. 캐디가 있고 간혹 카트에 탑승한 채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홀 사이를 이동하는 경험도 새롭다. 국내 골프 상품의 경우 다카노스 라운딩 후 188개 객실 규모의 아키그랜드호텔을 많이 이용하는데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라는 미야지마와 가까워 라운딩 후의 가벼운 여행에도 적당하다. 아키그랜드호텔은 해변에 위치해 있어 미야지마 외에도 세토나이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온천욕도 가능하다.

명문 씨사이드 코스, 미사와 세토우치


ⓒ트래비

(왼) 미사와 세토우치의 연습그린 (오) 가파른 경사는 에스컬레이터로 이동

미사와 세토우치(Misawa Setouchi)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세토나이 바다와 접해 있어 산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일본 안에서도 명문 씨사이드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18홀 모두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총 길이 6,801야드의 18홀 코스는 페어웨이 관리도 신경을 기울여 라운딩의 즐거움을 더하며 페어웨이의 업 다운이나 장애물 등이 쉬운 공략을 허락하지 않는다. 2001년에 개장한 최신 골프장답게 클럽하우스 등의 시설도 손색이 없다. 카레나 우동 등 클럽하우스의 식사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며 생맥주 한잔을 곁들여도 대부분의 메뉴가 1인당 한화 1만원 안에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 히로시마 공항에서 차로 약 35분 정도 떨어져 있다. 

ⓒ트래비 / 포레스트 힐즈의 클럽하우스
공항 인근의 라운딩을 원한다면 포레스트 힐즈 C.C를 찾으면 된다. 공항에서 차량으로 3분이면 도착하는 공항 골프장으로 히로시마현에서 출자를 한 18홀 코스다. 페어웨이 폭이 50m 이상으로 넓고 전체 길이는 6,800야드 가량이다. 울창한 산림과 연못 등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관이 매력으로 침엽수가 빽빽하게 병풍처럼 둘러쳐진 13번 파 3홀은 아일랜드 홀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준다.    

표고 350m에 위치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도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 플레이가 가능하다. 캐디가 없이 2인 카트를 이용하지만 핀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을 갖춰 처음 라운딩하는 플레이어의 생소함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다. 여름에는 반바지 차람의 라운딩도 가능하다. 


일본 3경 중 하나 미야지마

골프 라운딩 후 남는 시간에 히로시마현의 매력을 느껴 보고 싶다면 미야지마를 빼놓을 수 없다. 미야지마는 미야기현의 마쓰시마와 교토현의 아마노 하시다테 등과 더불어 일본 3경 중 하나로 꼽히는 명소. 현지 주민은 2,000명을 조금 넘지만 해마다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미야지마가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물 위에 떠 있는 ‘이츠쿠시마’ 신사와 신사 앞에 늠름하게 솟아 있는 ‘오오토리이’, <사진> 때문으로 히로시마 관광안내 자료를 보면 이곳 사진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하루 두 번 만조와 간조 때 바닷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에 따라 엽서에서처럼 물에 잠긴 신사를 볼 수 있고 물이 빠지면 오오토리이 앞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또한 주말에는 신사에서 일본 전통 혼례가 열리기도 한다. 섬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아끼는 데다 관광객들이 계속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산속에서 아예 산 아래로 보금자리를 옮겨 버린 사슴도 미야지마의 볼거리. 왕성한 번식력 덕분에 미야지마 섬에 첫발을 내디딘 손님을 맞는 주인은 사람이 아니고 언제나 사슴이다.

일본 최고(最古)의 온천 도고 온천

일본의 온천을 좋아한다면 히로시마에서의 라운딩을 마치고 에히메현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토나이 바다가 가로지르는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은 지난 1999년 두 현 사이의 9개 섬을 10개의 다리로 연결한 니시세토 자동차 도로가 개통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총연장 59.4km에 달하는 이 자동차 도로는 세계 최장의 사장교, 일본 최장의 아치형 다리 등 다리마다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아름다운 숙녀’란 뜻의 에히메현은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이 샘솟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다도해인 세토나이 바다의 절경이 펼쳐진다. 

특히 이곳 도고(道後) 온천은 3000년 전 다리를 다친 백로 한 마리가 온천 물에 몸을 씻고 치유됐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온천이다. 마쓰야마 도고 온천가에는 여러 온천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100년이란 시간이 지나도록 시영 공중탕으로의 기능을 하고 있는 도고 온천 본관<사진>이 가장 눈길을 끈다. 공중목욕탕으로는 유일하게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 도고 온천 본관은 3층 목조 건물로 1층에는 대중목욕탕 ‘가미노유’가 있어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고 온천 본관의 주변에는 50여 개의 크고 작은 숙박업소가 있어 하루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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