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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트 독일가다] ① 월드컵 첫 승리를 꿈꾸는 도시, 프랑크푸르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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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벌써부터 월드컵의 함성이 귓가에 울리는 듯합니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대망의 6월을 앞두고, 창간1주년을 맞이한 트래비와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 투어닷코리아, 유럽전문 인터넷 카페 ‘No. 1 여행매니아’가 함께했던 5기 트래비스트 이벤트. 그 최종 수상자 김은정씨가 월드컵 개최지 독일을 미리 다녀왔습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은정씨는 독일 방문기간 동안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와 하노버, 라이프치히와 결승전이 열리는 베를린 4개 도시를 차례로 만나고 왔답니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며 그 첫 번째, 프랑크푸르트로 함께 떠나 보실까요?


ⓒ트래비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건 대낮이었다. 한국에서 새벽에 출발해 16시간 가량의 비행을 거쳤지만 우리나라가 두바이, 프랑크푸르트보다 시차가 훨씬 빠른 바람에 난 하루를 번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유럽이라…. 한번 와 봤다는 경험에서 나온 배짱이었을까. 꽤 당당하고 잽싼 걸음으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가로지른 것 같다. 물론 길은 또 잃고 말았지만 말이다. 지하철을 타러 공항을 나서기 전에 무료 인터넷 부스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너무 많은 시간 낭비를 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줄 서 있는 사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일명 ‘개념탑재요망적’ 사람들 때문이었다. 베를린에 있는 친구에게 잘 도착했노라고 메일 한 통 보내는 데 거의 한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투덜거리며 지하철을 타러 S반 승강장으로 내려섰다. 독일은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에 해당되는 S반과 U반, 그리고 트램 등이 대중교통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내가 눈여겨본 점이 있다면 이중에서 버스에 해당되는 트램이 아주 편리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층이어서 타고 내리기가 간편했다. 우리나라의 버스는 계단이 있고 높아서 노약자나 임산부들이 승하차하기 굉장히 불편하지 않은가. 재작년부턴가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굴절버스가 이곳에서는 트램으로 이용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여행객이 트램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지만 한번쯤 타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싶다.

미션명, ‘하우프트반호프’를 기억하라!


ⓒ트래비

(왼) 한국관광공사 사이트 주소가 적힌 굴절버스
(오) 프랑크푸르트 역.'하우프트반호프'라 적혀있는 곳을 찾아가면 된다.

성수기에 유럽을 여행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대학생들일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영국이나 프랑스로 입국해 프랑스나 독일에서 출국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 독일로 입국하는 여행자들도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가는 비행기들은 경유를 하게 되든 어찌 됐든 대부분이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는데,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시내와 굉장히 가까워서 S반을 이용하면 10~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토고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발트 슈타디온이 공항과 시내 사이에 있어서 동선이 굉장히 편하다. 

S반을 타고 십여 분을 달리니 이내 중앙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독일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Hauptbahnhof’를 잘 외워 둬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랑크푸르트 역으로 가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 하우프트반호프라고 적혀 있는 곳이 바로 그 도시의 중앙역이므로 누구에게 길을 물어 보든, 자동발매기에서 도착지의 버튼을 누르든 ‘하우프트반호프’를 기억해야 한다. 줄여서 Hbf라고 표기하는 곳이 많다.

Again 2002를 꿈꾸는 곳, 발트 슈타디온

중앙역 정문을 나서면 시선을 좌우로 가로지르는 트램 선 건너편으로 길다란 길이 보이는데 이 길이 ‘카이저 슈트라쎄’다. 독일에서 ‘슈트라쎄(Straβe)’, 거리라는 이 말 하나만큼은 제대로 배워 왔는데 독일에서는 지금 서 있는 곳이, 혹은 찾아가야 할 곳이 무슨 슈트라쎄인지만 알아도 길 찾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카이저 거리로 나서고 싶었지만 거리 초입에 있는 호스텔에 짐을 맡겨 두고 다시 S반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첫 경기가 열릴 발트 슈타디온을 빨리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서 겨우 찾아 낸 정보에는 “S반 8번 또는 9번을 타고 슈포르트펠트(Sportfelt)역에서 하차”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매표기에만 그 역 이름이 있고 정작 노선도에는 슈포르트펠트라는 이름이 없다. 다만 공항과 중앙역 사이에 경기장 그림이 그려져 있는 ‘슈타디온(Stadion)’이라는 역 이름을 보고 짐작으로 내렸는데 감이 맞아서 다행이었다. 일단 역에 내려선 나는 가슴이 서늘해지고 말았다. 내가 갔을 당시에만 그런 건지는 몰라도, 꽤 삭막한 동네였던 것이다. 


 ⓒ트래비

1. 발트 슈타디온까지 이어진 가로수길을 보며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승리의 함성이 이 곳에서 다시 울려퍼지길 기대한다.
2. 기아와 금호 간판은 독일의 큰 도시라면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3. 우리나라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발트 슈타디온



좌우로 뻗은 길 중에 또 짐작만으로 왼쪽 길을 택해서 걷기 시작했다. 역 앞은 마치 국경에 위치한 기차역처럼 삭막한데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키 큰 가로수가 빽빽하게 서 있어 잠시 쾌청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로수 길을 자박자박 걸어 코너를 도니, 마침내 커다란 경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역에서는 도보로 10분가량. 한낮이었지만 경기장은 굳게 닫혀 있었다. 관리자도 전혀 보이지 않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아쉬운 한숨을 푹푹 내쉬며 경기장 철조망을 흔들어 봤지만 소용없다. 아쉬운 대로 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한 간이 연습장에서 축구를 하는 독일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앗, 한 아저씨가 골을 넣었다. 골 세레모니가 국가대표 못지않다. 

빙그레 웃으며 다시 가로수 길을 걸어 역으로 돌아가는 길, 잠시 하늘을 보며 눈을 감았다.
“와아!!!”

이 가로수 길을 가득 메운 한국인들의 함성을 만들어 본다. 마치 광화문에서 응원을 하듯 귀청을 때려 대는 함성이 꼭 이곳에서 그렇게 울려 퍼지길. 2002년 같지는 않겠지만 이곳에서 응원할 한국인들이 꼭 일당백의 함성을 내질러 주길 바라면서 다시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시내 한가운데 푸른 풀밭을 걷다

다음날 내가 카이저 거리로 내려섰을 때는 마침 이른 점심시간이어서인지 꽤 많은 회사원들이 정장 차림을 하고 길거리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나는 배도 별로 고프지 않았지만 그들이 후식으로 먹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나 보여서 덜컥 사 먹고 말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노천카페를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를 지나 카이저 거리의 끝으로 가보니 양 옆으로 넓은 대로와 함께 인상적인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시민공원이라. 영국 런던을 갔을 때 가장 부러웠던 점이 바로 시내에 있는 공원이었다. 하지만 런던의 공원 또한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프랑크푸르트 시내 한가운데 있는 공원은 높다란 빌딩들 사이에 울타리나 문 따위가 없이 노출되어 있어서 직장인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이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빌딩들은 높이가 모두 50층 이상씩 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건축물들이다. 햇빛에 반사돼 반짝반짝 빛나는 수백 개의 유리창과 파란 하늘, 푸른 풀밭이 어우러져 도시 자체가 굉장히 정돈되고 깔끔하면서도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다. 

청동으로 만든 괴테 동상이 우뚝 서 있는 공원을 쭉 따라 걸으며 쉴러, 베토벤 동상까지 보고 나면 구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하는데, 이 오페라 하우스라는 것이 유럽의 어느 도시를 가든 가이드북에서 관광 명소로 지정해 놓기 마련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는 동시에 건축학적인 부분도 눈여겨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오페라 하우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 또한 외국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공간이 아니던가.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 하우스는 외관이 굉장히 멋있다. 정면에 분수를 기준으로 한 널따란 광장도 있어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기에 적격이었다. 광장에 주저앉아 미숫가루를 흔들어 먹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쳐다보는 눈길이 느껴진다. 난 도저히 빵만으로는 배가 안 차는 걸 뭐 어쩌랴. 하하. 관광객은 많지만 아시아인은 드물다. 너무 없다. 3년 전 방학 땐, 난 정말 우리나라 대학생의 반은 유럽에 있는 줄 알았다. 어찌나 한국인들이 많은지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가는 기차의 한 칸에 한국인 대학생만 가득했던 기억마저 있는 내게 한국인이 없는 유럽은 또 다른 느낌이다. 정말 낯선 곳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무척이나 ‘독일스러운’ 뢰머 광장

다시 공원을 따라 걸어 이번엔 반대편인 마인 강가로 다가간다. 날씨가 어찌나 쾌청한지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파랗다. 바람이 조금 불긴 하지만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살이 금방 타 버렸다. 이상기온인지 몰라도, 현재 독일은 한여름 날씨다. 내가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다는데 내가 있는 내내 독일은 햇빛 쨍쨍한 여름이었다. 반팔 티셔츠와 짧은 반 바지 차림의 젊은이들이 마인 강가의 풀밭에서 족구를 하며 큰소리로 웃고 떠든다. 웃통을 훨훨 벗어 던진 채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독일인들은 일조량이 부족해서 햇볕만 났다 하면 시민들이 다들 밖으로 몰려 나와 태양을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평일 낮인데도 공원과 강가에 사람들이 한가득했다. 태양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치곤 살갗이 너무 투명해서 나만 까맣게 타고 있는 것 같아 살짝 억울하기까지 하지만 젊음과 정열이 느껴지는 그들에게서 나도 잠깐의 활기를 얻는다.

마인 강가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그 유명한 뢰머 광장이 나타난다. 역사 박물관을 지나 광장에 들어서면서 생각나는 딱 한마디. “이야, 뭔가 엄청 독일스럽네!”

독일스럽다는 것이 어떤 건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보는 순간 ‘아, 독일 같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의 어디를 둘러봐도 딱히 독일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곳은 별로 없는데 뢰머 광장만큼은 독일의 이미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곳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시청의 맞은편에 있는 독일식 목조 가옥들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관광객들의 단골 기념사진 촬영장소가 되어 버린 곳이다. 실제로 현지인보다 관광객이 더 많아 보였다.

뢰머 광장을 둘러싼 시청과 교회, 목조가옥들, 뒤편의 대성당 돔까지 어우러져 꽤 멋있긴 하다. 금융과 경제의 허브도시 프랑크푸르트에 이렇게 아름다운 구시가지라니. 유럽은 이런 면이 좋다. 신도시와 구도시가 조화되어 과거를 해치지 않는 모습이 부러웠다. 


ⓒ트래비

1. 마인강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도시민들
2. 분수 뒷편에 멋들어지게 지어진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 하우스가 서 있다
3. 앙증맞은 도자기 소품들

취향대로 골라 가는 박물관 거리
 
아기자기한 뢰머 광장을 지나 마인 강변으로 돌아왔다. 다리를 한번 건너 볼까.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다리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지만 더 좋은 점은 보행자 전용 다리가 있다는 것. 차를 조심하지 않고 강을 감상하며 유유히 지나다닐 수 있어서 꽤 좋았다. 지도에 따르면 이 다리를 건너면 박물관 거리라고 한다. 다리를 건너니 과연 영화, 우편, 건축, 민속박물관 등 아기자기한 소규모 건물에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지만 너무 전문적이어서 흥미가 떨어지거나, 책에는 없지만 재미있는 박물관도 있으므로 자기 소신껏 관람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영화 박물관을 들어가서 보았는데 꽤 재밌어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우편 박물관을 다녀온 같은 방을 쓴 캐나다인 친구는 돈이 아까웠다고 하니 주변인의 말을 듣고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박물관 거리의 끝에 있는 슈타델 미술관은 꼭 한번 들러 보길.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나 파리의 오르셰 미술관 같은 규모는 아니지만 꽤 놀라운 작품들이 즐비하다. 


ⓒ트래비

1. 마인강을 건너는 보행자 다리. 여유롭게 강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2. 뢰머 광장을 둘러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독일식 멋을 더한다.

“꼬레아, 웰컴” 사과주 한잔에 기분 Up~

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왔더니 배가 고파졌다. 저녁 때가 되어서 그런지 은근히 술이 고파 온다. 독일은 맥주의 나라지만, 프랑크푸르트에선 맥주보다 더 맛나는 특산물이 있으니 바로 사과주다. 특히 박물관 거리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나오는 작센하우젠 지구에서 맛 본 사과주는 갈증이 심해서였는지 약간의 신 맛이 더 상큼하게 느껴지는 맛있는 과일주였다. 시큼한 맛이 꽤 강할 수도 있으므로 물에 희석시켜 먹으라고 종업원 언니가 귀뜸해 주었다. 현지에서는 ‘아펠바인’이라고 불리는데 가늘고 긴 소시지와 함께 먹으니 배도 든든하고 약간 취기도 도는 것이 기분이 좋아져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음이 났다. 

혼자 들어와 술을 먹는 동양 아이가 신기했던지 너도나도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니 다들 “오우~ 꼬레아!!!”라며 흥분한다. 지난 월드컵 4강전에서 맞붙었던 나라라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한국은 잘할 것이라는 독일인들의 격려에 내가 태극기를 단 선수처럼 으쓱해졌다. 프랑크푸르트는 굉장히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내내 경기장 근처에서조차 월드컵의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어서 내심 아쉬웠는데 여행자에게 친근하게 대해 주는 독일인들 덕분에 대번에 이 도시가 좋아졌다. 월드컵 기간이 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아지면 훨씬 더 재밌게 이곳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 안 그렇겠냐마는 독일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면 술을 정말 좋아한다는 점이다. 월드컵 기간 중에 이곳에 있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아쉬워진다. 하지만 정말 기분 좋은 밤이었다. 참, 작센하우젠의 사과주는 보통 0.5ℓ에 3~4유로 정도로 절대 싼 가격은 아니므로 과음하는 것은 좋지 않겠다. 다음날 점심식사 값이 모자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취기가 돌아서 그런지 발걸음이 가벼워 금방 카이저 거리에 도착했다. 9시가 다 되었지만 해가 지지 않는다. 아직 5월초건만 독일은 한여름처럼 해가 늦게 져서 9시가 넘어야 어두워진다. 여행자에겐 잘된 일이지만 너무 어두워질 때까지 돌아다니는 것은 어느 도시에서나 조심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카이저 거리나 중앙역 앞은 낮에도 부랑자나 거지가 많기 때문에 특히 혼자 다니는 여성분들은 해가 지기 전에 꼭 숙소로 귀가할 것. 

우리나라는 보통 음식점이 10시 정도까지 하고, 술집은 새벽까지 활기를 띠지만 유럽은 6시 ‘땡’ 하면 다들 문 닫고 집으로 가버린다. 작은 도시는 일요일이면 마치 전염병이라도 돈 것마냥 사람 그림자도 구경하기 힘든 곳이 유럽인지라 밤에도 일찍일찍 다니는 것이 좋고, 야경을 보고 싶으면 꼭 여러 명이 함께 다니는 것이 좋다. 

이틀 동안 발 빠르게 다닌 프랑크푸르트는 경제, 금융의 도시라는 타이틀과 어울리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이면서도 아름다웠다. 도시의 한쪽은 세계 경제의 중심에 우뚝 세워 두고, 반대쪽은 열심히 가꾸어 아름다운 구시가지와 박물관 거리를 형성해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고 사람들 또한 활기차고 외국인들에게 친절해서 좋았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가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 경유하는 곳이 아닌 한번쯤 꼭 와볼 만한 도시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랑크푸르트 교외 탐험

사실 프랑크푸르트는 그다지 볼 게 많은 도시는 아니다. 월드컵 기간에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하루 정도는 프랑크푸르트의 교외를 다녀오기를 추천한다. 필자는 이곳에 머무는 사흘 동안 이틀을 도시에 투자하고 나머지 하루는 로텐부르크에 다녀왔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로텐부르크에서 또 다른 독일을 느낄 수 있었다. 로텐부르크는 왕복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곳이지만 더 가까운 마인츠나 뤼데스하임 등의 도시도 있으므로 꼭 교외의 지방을 한번 가보길 바란다. 독일은 큰 도시보다 작은 지방 도시가 더 아름답고 볼 게 많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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