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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진정한 집중력은 이럴 때 빛난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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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경기나 올림픽 등을 TV로 시청하다 보면 우리나라가 위기 상황일 때 아나운서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집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라는 말이다. 

집중력이라는 것은 의식을 한곳에 집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주의력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주의력의 사전적인 의미는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니 아나운서가 그 말을 한 것은 선수들이 운동 경기에 더욱더 집중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수세에 몰리면서 경기에 승산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일이 잘 되지 않거나 학교 성적이 떨어지고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걱정과 불안감으로 인해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나 일은 몇 시간씩 해도 지루해하지 않으며 그러므로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특별히 집중력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에는 경우가 다르다. 애인 문제, 부부 자녀, 고부간에 갈등이 있을 때에는 불안감이 내부에서 발생하게 되고 이런 걱정거리들로 인해 의식을 한곳에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무엇인가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있거나 흥분시키는 일들이 있을 때에도 역시 집중력은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월드컵 축구를 생중계하는 TV 앞에서 자신이 하던 일에 집중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잡다한 관심 분야에 대해서 늘 선택적인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며 또한 자신 내부에서 발생하는 충동성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면서 그 집중력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집중력이 좋다는 것은 의식을 모으는 능력과 의식을 선택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있더라도 이성을 잃지 않고 잘 견디면서 신중하게 자신의 상황을 잘 극복해 낼 수 있다. 

앞에서 아나운서가 말한 집중력이란 것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며 따라서 집중력이 좋은 사람은 축구에서라면 팀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골을 넣는 사람이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선수는 ‘스타’라고 불리기도 하고 혹은 스타 근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카드 게임의 경우 ‘포카 페이스’라고 불리는 경우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를 한다면 집중력이 좋은 사람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PC 게임, 혹은 TV 시청이나 환타지 소설에 빠져 있는 것을 두고 집중력이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상황에는 어떤 의식적인 노력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이 어려울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집중력이 좋은 사람인 것이다.   


*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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