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준형 칼럼 - 법대로 하기엔 너무 가혹한 경우
진준형 칼럼 - 법대로 하기엔 너무 가혹한 경우
  • 트래비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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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을 다루다 보면 법대로 하기엔 너무 가혹한 경우가 있다. 하루는 임차인의 지위에 있는 할아버지가 법원으로부터 날아온 소장부본을 들고 찾아와 하소연을 하였다. 그 내용은 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현재 그 기간이 지났고 또 임차인이 2번 이상 월세를 내지 않았으므로 집을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것이었다. 그 할아버지는 형편이 어려워 월세를 몇 번 못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달에는 월세를 냈고 지금 집을 주인에게 넘겨주면 어디 갈 곳도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주택임대차의 경우 아무리 임대차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취지 또는 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지 않거나,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기간만료 1개월 이전에 그러한 취지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약정한 임대차기간이 지난 후 다시 2년 동안 임대차가 갱신된다. 이를 묵시의 갱신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지만 임대인으로서는 특별한 계약해지 사유가 없는 한 갱신된 2년의 기간 동안 임차인에게 집을 비워 달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임차인이 월세를 2번 이상 연체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묵시의 갱신이 된 경우라도 해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할아버지는 2번 이상 월세를 연체하였으므로 임대인이 해지통고를 하는 경우 당장 집을 비워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법대로’한다면 갈 곳 없는 할아버지에겐 너무 가혹하다. 이러한 경우 ‘조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아버지가 월세를 계속 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 집을 비워 주면 딱히 갈 곳도 없는 점을 헤아려 밀린 월세의 완납을 일정기간 유예해 주고 그래도 완납을 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은 아무런 이의 없이 집을 비워 주겠다고 상호 합의한다면 감정의 대립 없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임대인으로서는 만약 임차인이 조정의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런데 조정조서는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나중에 조정조서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하면 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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