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노르웨이 피요르드 - 빙하가 할퀴고 간 흔적 피요르드를 따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꼬불꼬불 피요르드를 따라

서로 한 몸인 것처럼 붙어 있는 스칸디나비아 4개국. 흔히 노르딕(Nordic) 4개국이라 불리는 이들 국가들 중에서 노르웨이는 가장 독특한 자연 지형을 자랑한다. 비틀즈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노르웨이의 숲’은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다. 순백색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자작나무 숲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상실의 시대(원제가 노르웨이의 숲임)>를 통해서도 국내에서도 널리 회자된 바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아이콘은 피요르드(Fjord)이다. 백만년 전 북유럽 전체가 빙하도 뒤덮여 있던 시절 형성된 피요르드는 빙하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자연의 신비다. 피요르드는 빙하가 해안을 깍아내려 생긴 좁고 긴 만으로 침식된 부분에 바닷물이 스며들어 내륙을 파고 들면서 만들어진 복잡한 해안선을 가리킨다. 빙하가 내륙 깊숙한 곳부터 해안까지 쓸고 내려간 흔적이 피요르드인 셈이다.

노르웨이가 특히 이런 피요르드 해안으로 유명한데, 북해로 이어진 서쪽 해안가에 수많은 피요르드 지역을 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송네(Sogne) 피요르드도 노르웨이 서쪽 해안가에 인접해 있으며, 이 지역이 노르웨이 피요르드 핵심 관광 코스이다. 

오슬로-뮈르달-플롬까지

노르웨이 피요르드 여행은 오슬로(Oslo)나 베르겐(Bergen)에서 시작한다. 오슬로에서 베르겐, 베르겐에서 뫼르달(Myrdal)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오는 일정이 가장 일반적이며 어느 쪽을 가도 감상 포인트는 같다.

주로 기차를 이용하며 중간에 페리와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서 피요르드 지역을 훑게 보게 된다. 오슬로에서 뵈르겐까지는 열차로 연결돼 있는데, 중간에 뫼르달에서 플롬행 간선 열차를 갈아타고 가는 코스가 백미다. 플롬은 피요르드 관광 거점 도시로 유명한 곳인데 산과 피요르드 사이의 작은 공간에 열차역과 배 선착장, 몇몇 호텔과 유스호스텔 등만을 갖추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오전 8시경 오슬로 중앙역에서 베르겐 행 열차를 타면 시내를 빠져나가면서 드넓게 펼쳐진 초원과 삼림지대를 번갈아가며 감상하게 된다. 이 같은 풍경이 약 3시간 정도 펼쳐진다. 처음엔 다소 지루한 면도 없지 않다.

플롬행 간선열차를 갈아타는 뫼르달까지 약 5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먼저 수면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넓은 삼림지대를 빠져나가면 울퉁불퉁한 바위와 호수, 만년설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순간적으로 바뀌는 풍경이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순식간에 넓은 초원에서 바위들이 눈에 뒤덮혀 기기묘묘한 장관을 연출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뫼르달에서 플롬행 열차를 갈아타면 더욱 그림 같은 정경이 펼쳐진다. 해발 867m의 뫼르달을 출발한 열차는 급경사로 이뤄진 산을 따라 피요르드가 시작되는 플롬 해안가까지 약 1시간 정도를 달린다. 계속 연이어진 진초록 산 너머로 언뜻언뜻 만년설로 뒤덮인 곳도 보인다. 

플롬 지역에 도착해서는 페리 보트를 타고 본격적인 피요르드 탐험에 나서게 된다. 역 근처에서 출발하는 페리보트는 관광선이 아니라 피요르드에 의해 떨어져 있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현지인들의 필수적인 교통수단이다. 페리보트는 플롬을 출발해 구드방겐까지 연결된다.

피요르드를 좀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작은 쾌속보트를 이용해도 좋다. 7~8명 가량이 탑승할 수 있는 쾌속보트를 타고 나가면 보트가 주는 스릴과 쾌감에 더해 피요르드가 이뤄낸 각종 장관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쾌속선 보트를 타고 나선 피요르드 탐험은 생각보다 훨씬 재밌다. 피요르드를 가득 채운 바닷물은 비릿하지도 않고 소금기도 별로 없다. 민물처럼 느껴질 정도다. 물빛 또한 옥빛을 띄고 있는 것이 전혀 바다 같지 않다. 멀리서 보면 끝없이 이어진 좁고 긴 호수처럼 보인다.

빙하가 계곡을 할퀴고 간 흔적들은 모두 크고 작은 폭포로 남아 있다. 위로 끝없이 솟은 산 꼭대기부터 흘러내리는 폭포수는 묘한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산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은 마치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이다. 여기저기 넓게 펼쳐진 언덕 아래 초지에는 간간이 산양이나 흑염소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곳에서는 가축들을 모두 방목한다. 산 아래에서 목을 축이고 있는 염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플롬 산악열차

플롬 노선은 20km 궤도를 따라 약 1시간에 걸쳐 주행한다. 이 구간 동안 총합 6km에 이르는 20개의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플롬 노선은 매력적이고 장엄한 자연 속을 달리는 철도 중 하나로 뫼르달에서 플롬까지 기차로 여행하면서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깊은 계곡을 가로지르면서 강이 흐르고, 눈 덮힌 절벽 위로는 폭포가 쏟아져 내린다. 또한 고산 농장은 깍아지른 듯 아찔하게 자리잡고 있다. 중간중간 주요 감상 포인트에서 기차를 세워 놓고 기념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노르웨이 4대 피요르드

1. 송네 피요르드(Sognefjord)

노르웨이 피요르드 관광의 핵심인 송네 피요르드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피요르드로 유명하다. 총 길이 장장 205km에 가장 깊은 곳이 1,308mdp에 이른다. 송네 피요르드의 굴곡진 해안선을 다 펴면 지구를 반바퀴 정도 돌 만한 거리가 나온다고 한다. 오슬로와 베르겐 중간에 위치해 있어 아침 일찍 오슬로를 출발하면 송네 피요르드의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야간 열차를 포함해 1박2일로 일정을 짜도 좋다. 웅장한 피요르드와 맑은 물에 비쳐 그림 같은 전원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2. 하르당에르 피요르드(Hardangerfjord)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긴 피요르드이다. 총 길이 107km에 목가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코스다. 베르겐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베르겐에서 당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도중에 하루 정도 묵는 것도 추천한다.

 3. 예이랑에르 피요르드(Geirangerfjord)

끝없이 이어지는 협곡과 빙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오슬로나 베르겐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있으며 중간에 온달스네스나 몰데, 예이랑에르 등에서 1박을 해야 한다. 기차, 버스, 페리를 갈아타고 갈 수 있다. 페리를 타고 가면서 감상할 수 있는 풍경이 절경이다.

 4. 뤼세 피요르드(Lysefjord)

바위 끝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와 연이은 봉우리 등 온화함과 웅장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중간 쯤에 우뚝 솟은 해발 600m의 낭떠러지와 프레케스톨렌 등정. 페리와 버스를 갈아타고 프레케스톨렌 로지로 가서 2시간 가량 등반할 수 있다. 피요르드 관광은 스타방게르를 기점으로 진행한다.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