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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전주 -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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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체험이 소중한 전주한옥마을

전주. 참으로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다.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인 이종민 단장도 그렇고 조법종 교수도 그렇다. 우석대학교 사학과의 조법종 교수는 사방팔방 다니며 전주를 알리는 데 동분서주한다. 전주를 알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즐거워서´ 혹은 ´가장 잘 아는 일이라서가 그 이유이다 .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우리의 것을 우리가 알려야 한다는 거다. 외국인에게도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그들에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런 그들이 전주한옥마을을 이야기한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 일제시대 당시 형성된 전주한옥마을. 자부심과 긍지가 깃든 동네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많은 일본인들이 전주에 들어와 살게 된다. 그들이 처음 거주지를 형성한 곳은 천민이나 상인들이 살아가던 성 밖. 호시탐탐 성 안으로 들어갈 기회를 노리던 일본인들은 몇 년 후 성곽을 철거하며 성 안으로 진출한다. 말할 것도 없이 성 안은 일본인들의 천국이 됐다. 곳곳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상점이 열리고, 일본식 주택들이 지어졌다. 한옥마을은 이맘때 형성된다. 전주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하나하나 짓기 시작한 한옥은 어느새 800여 채에 이르게 됐고, 자연스레 마을에는 한옥에 대한 자부심과 민족의 긍지가 생겨나게 됐다.

오목대에서 바라보는 한옥마을은 참 단아하다. 곱게 처마를 내린 낮은 기와집들은 높은 도시에 포근히 안겨 따뜻한 기운을 뿜어낸다. 저 속에 서면 따뜻하겠다. 정이 있겠다.

오목대에서 내려가면서 보는 한옥마을은 역시 볼거리 천지다. 기와지붕 아래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문화재와 박물관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한나절은 부족하다. 그들 모두를 눈에 담고 마음으로 즐기려면 하룻밤은 이곳에서 묵어야 한다. 전주한옥마을에는 한옥생활체험관과 동락원, 승광재, 양사재 등 하룻밤 머물 만한 공간이 많다.

안채, 사랑채, 행랑채와 안마당, 사랑마당을 갖춘 한옥생활체험관(063-287-6300, jjhanok.com)은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묵어 가기에 좋은 곳이다. 한옥생활체험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사랑채를 크게 감싼 대청마루.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면 사랑마당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관람객은 사랑채 대청마루에 앉아 공연을 즐긴다. 프로그램 제목은 문화사랑방.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어 공연자와 관람객은 쉽게 하나가 된다. 공연은 무료며 숙박 손님이 아니어도 누구든지 관람할 수 있다.

한옥마을 골목골목에 숨은 장인들과 명소를 찾아 직접 지도를 그려 보는 ´한옥마을에는 뭐가 있을까´는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프로그램이다. 한옥생활체험관의 조향희 팀장은 "어른들이 발견하지 못한 한옥마을의 멋을 아이들이 잡아내는 경우가 많다"며 "종종 아이들의 시선에 놀란다"고 했다. 누룩 빚기, 다례, 한지공예, 목공예 등을 체험하는 ´빠져 봅시다! 우리 문화´와 비석치기, 오징어 등의 놀이를 즐기는 ´신나게 놀자´와 같은 프로그램 또한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 이용 요금은 6만원~12만원.

동락원 행랑채에 짐을 풀고 툇마루에 앉는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늘에 걸린 안채 처마를 바라본다. 여유롭다. 평온하다. 이럴 때면 비라도 쏟아졌으면 싶다. 그러면 기와가 머금었던 빗물이 방울이 되고 줄기가 되어 마당을 때릴 테다.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줄기만 봐도 상념이 사라질 것 같다.

동락원(同樂園, 063-287-2040)은 ´낙원과 같다´는 그 이름과 닮았다. 흙과 한지 내음 물씬한 방에서 하룻밤을 청하는 것 외에 별다른 거리는 없지만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객실 이용 요금은 5만원~12만원.

승광재(承光齋, 063-284-2323, royalcity.or.kr)는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씨가 살고 있는 집이다. 집을 잃고 가수로, 방랑자로 살아가던 그. ´비둘기처럼 다정한~´으로 시작하는 노래, <비둘기집>은 그가 부른 대표곡이다. 아마도 그동안 그는 노랫말처럼 다정한 집을 꿈꿔 왔는지 모른다. 이러한 그를 위해 전주 이씨의 본향에서는 승광재를 마련했다.

승광재 생활체험관에서는 심(心), 구(口), 이(耳), 안(眼)을 테마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조선 역사와 황실 다례, 예법 등을 익혀 마음을 열고, 전주와 황실 음식을 통해 맛을 느끼라는 뜻이다. 전주의 소리 공연을 듣고 따라 하는 소리공연과 경기전을 돌아보는 역사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객실 이용 요금은 8만원.

향교의 부속 건물이었던 양사재(063-282-4959, jeonjutour.co.kr)는 서당공부를 마친 재능 있는 이들이 모여 생원, 진사시를 준비하던 곳이다. 진사시에 합격하면 양사재에 합격을 알리는 부표를 해야 비로소 인정이 될 정도로 선비들에겐 중요한 교육 공간이었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교육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건 특별하다. 집안 곳곳에 배인 세월의 향기와 함께 조용히 기울이는 차 한잔은 마음을 맑게 한다. 양사재에서는 객실 이용 손님을 위해 차를 무료로 끓여낸다. 차는 오목대에서 자라나는 야생 녹차다. 객실 이용 요금은 1인 2만5,000원. 2인 5만원. 2인 기준 1인 추가시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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