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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가장 가까운 태국의 얼굴

태국의 고산족을 만나다

  • Editor. 이진경
  • 입력 2022.02.04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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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퐁 녹차농장
추이퐁 녹차농장

고산족. 우리 말 그대로 풀이하면 고산에서 살아가는 부족이다. 태국 고산족은 티벳과 중국 남부 등지에서 이주해 태국 고산지대에 터전을 일궜다. 태국어로는 차우카우(ชาวเขา)·차우더이(ชาวดอย), 영어로는 힐트라이브(Hill Tribe)·하이랜드타이(Highland Thais)라고 한다. 모두 ‘산에서 살아가는 부족’이라는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태국은 오미크론 여파에도 푸켓 샌드박스, 무격리 입국(Test&Go) 등 여행 재개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북부 치앙라이(Chiang Rai)와 치앙마이(Chiang Mai)에 사는 고산족의 일상을 살짝 엿보자.

반똥루앙
반똥루앙

●함께 살아가는 왕실 프로젝트


태국의 공식 문서에 차우카우라는 용어가 등장한 건 1960년대다. 당시 태국 내에서는 고산족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고산의 척박한 땅을 일구는 이들은 다른 태국인들의 아래에 있다는 인식이 컸다. 고산족의 주요 생계수단은 산간 지대의 풀과 나무를 불사르고 그 자리에 밭을 일궈 농사를 짓는 화전이었다. 화전으로 일군 땅을 못쓰게 되면 다른 땅을 찾아 이동한 탓에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못마땅한 인식도 따라붙었다. 실제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지역은 매년 2~4월 지독한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화전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라후
라후

오늘날 태국의 고산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기본권에 대한 인식 향상은 물론 태국 왕실과 정부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국왕을 시작으로 태국 왕실에서는 북부 소수민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로열 프로젝트(Royal Project)’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화전 등으로 인해 얻는 수익을 고산족 관련 문화·관광 상품 등으로 대체하고, 더 높은 소득을 창출해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모두 함께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소중한 발걸음이다.

롱넥 카렌
롱넥 카렌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태국의 주요 고산족으로는 카렌(Karen), 몽(Hmong), 라후(Lahu), 아카(Akha), 야오(Yao), 리수(Lisu)를 꼽을 수 있다. 그 중 카렌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카렌족은 치앙라이, 치앙마이 등의 북부지역뿐 아니라 깐차나부리(Kanchanaburi), 수코타이(Sukhothai), 펫차부리(Phetchaburi), 쁘라쭈압키리칸(Prachuap Khiri Khan) 등지에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롱넥 카렌
롱넥 카렌

소수민족으로서 카렌족이 명성을 얻게 된 건 소부족 중 하나인 롱넥 카렌 때문이다. 롱넥 카렌의 여성들은 황동으로 만든 목걸이를 찬다. 실제 목에 차는 것은 목걸이가 아니고 한 개로 이어진 코일인데 20kg 이상 무게가 나가며, 길이는 30cm 정도 된다. 롱넥 카렌의 소녀는 6살이 되면 코일을 차기 시작해 매년 한 두 개씩 그 수를 늘인다. 관광지화 된 롱넥 카렌의 마을에 방문하면 황동 코일을 직접 차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들기만 해도 무게감이 상당한 지라 그녀들의 고단함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몽

카렌족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태국의 고산족은 몽이다. 중국 남부 출신으로 알려진 몽은 아시아 전역에 거주한다. 몽족은 고산족 중에서도 아주 높은 산에 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로열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여행자들이 찾기에도 어렵지 않은 편이다.

몬쨈
몬쨈

●여행자에게 개방된 고산족 마을


태국의 고산족을 만나려면 고산족 마을을 방문하면 된다. 실제 고산족의 한 부족이 거주하는 마을도 있고, 관광지로 조성한 고산족 공동체 마을도 있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고산족 마을로는 몬쨈(Moncham)과 반몽 도이뿌이(Ban Mong Doi Pui), 반똥루앙(Baan Tong Luang)이 있다. 몬쨈과 반몽 도이뿌이는 실제 몽족이 일상을 영위하는 터전이다.

몬쨈
몬쨈

몬쨈은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고산족 마을이기도 해 식당과 상점, 숙소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원래 몬쨈은 아편을 재배하던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로열 프로젝트 사업에 편입돼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한다. 가파른 산등성이를 깎아 만든 이곳의 밭은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최고의 볼거리다.

반몽 도이뿌이는 태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 사이에서도 유명한 몽족 마을이다. 도이수텝-뿌이 국립공원(Doi Suthep-Pui National Park) 해발 1,685m 최고봉 아래에 자리한 마을로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인 왓 프라 탓 도이 수텝(Wat Phrat That Doi Suthep)과 연계해 돌아보기 좋다. 다양한 고산족의 특징적인 면모가 궁금하다면 고산족 공동체인 반똥루앙이 적합하다. 치앙라이 고산지대를 방문하지 않고도 여러 고산족의 의상과 가옥 형태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반똥루앙에 터를 잡은 부족은 화이트 카렌, 라후, 몽, 리수, 아카, 롱넥 카렌 등이다.

반똥루앙과 비슷한 공동체 마을은 치앙라이에도 있다. 고산족 마을 연합(Union of Hill Tribe Villages and Long Neck Karen)이다. 치앙라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고산족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1992년 조성된 이곳에는 롱넥 카렌족을 비롯해 아카, 야오, 라후, 빠롱, 카야우 부족이 모여 산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마을이라 기념촬영에 호의적인 편이다.
 
●고산족 마을 방문 팁


▶Tip 1.
고산족마다 복장의 특징이 있다. 의상과 장신구로 표현되는 복장의 특징은 여성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카렌은 헐렁한 브이넥 윗도리를 입고, 몽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스커트가 특징. 라후는 헐렁한 바지 위에 긴 치마를 덧입는다. 아카는 은, 동전, 구슬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모자를 쓰고, 앞치마 형태의 장식을 허리에 두른다. 야오는 태국 내 고산족 중 패셔니스타라 할 만하다. 화려한 패턴의 스커트를 입고, 손목 부위에 패턴을 넣은 검은색 가운을 걸친다. 패션은 보송보송한 붉은 목도리로 완성한다. 리수는 긴 바지 위에 앞치마 형태의 헐렁한 윗도리를 걸친다. 가슴 한쪽에 다른 색 천을 덧대어 멋을 살린다.

아카
아카
야오
야오

▶Tip 2.
고산족마다 전통적으로 해왔고 잘하는 일이 있다. 누구는 직조를, 누구는 바느질을 잘한다. 부족마다 만드는 기념품의 품질이 다른 것도 이 때문. 카렌의 여성들은 직조에 강하다. 황동 목걸이를 했든 그렇지 않든 모든 이들이 베틀 앞에서 열심히 일한다. 몽족 여성은 자수에 재능이 있다. 강과 산, 계곡, 새와 들짐승 등 모든 자연이 자수의 소재다. 치앙마이 시내 편집숍에서 고가에 팔리는 상품을 몽족 마을에서는 1/2 또는 1/3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베드 스프레드, 테이블보 등 유니크한 상품이 가득하다. 치앙라이와 치앙마이의 나이트마켓에서도 고산족이 수공으로 만든 생활용품과 잡화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카렌
카렌

▶Tip 3.
실제 거주 중인 관광객에게 개방되지 않은, 고산족 마을을 무작정 방문하는 건 실례다. 관광객에게 열린 마을 혹은 관광지로 조성된 마을을 방문하길 권한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지만, 관광지로 조성된 고산족 마을을 동물원처럼 인식하는 시선은 바람직하지 않다.


▶Mini interview
생동감 넘치는 아카족의 축제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지라니 푼나욤 소장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있는 아카족은 생동감 넘치고 화려한 의상으로 내외국인 관광객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축제 또한 놓칠 수 없다. 전통 의상을 입은 고산족 소녀들과 언덕 위에서 힘차게 그네를 타는 아카 스윙 페스티벌(Akha Swing Festival)은 보통 수확 시즌 끝자락에 4일간 개최된다.이외에도 다양한 전통 액티비티가 가득하다. 보총투(Bo Chong Tu)라는 대나무를 이용한 춤, 다양한 수공예 제품, 현지 음식도 매력적이다. 힐링이 필요하다면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 어떨까. 왕 푸탄(Wang Puttan Tea Plantation), 티 플랜테이션 101(Tea Plantation 101) 등과 같은 유명한 차 농장도 많다.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매파루앙 정원(Mae Fah Luang Garden)도 볼거리다.

 

글·사진 이진경, 트래비(Travie)
자료 제공 트래비(Travie),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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