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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조민기 - 혼자 떠난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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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가 자신의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집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를 펴냈다. 지난 2002년부터 베트남부터 쿠바, 호주 등 세상 곳곳을 다니며 그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들을 글과 사진으로 한 권 빼곡히 엮었다. 지난달 출간 기념회를 겸해 인사동 쌈지길에서 ‘조씨유랑話첩’이란 사진전을 열었던 그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6월 어느날 만났다.

 브라운관 밖 조민기는 의외로 소탈했다. 진지한 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이기에 다소 까다롭고 칼칼한 이미지를 떠올렸건만 웬걸. 헐렁한 힙합 바지에 청자켓을 걸치고 나타난 그는 기자가 갖고 있던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조금 늦었죠? 먼저 있던 인터뷰가 좀 늦게 끝나서.” 첫 만남의 어색함을 깨려는 듯 기자보다 먼저 살가운 미소로 인사를 청한다. 주변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옆집 이웃을 만난 듯 친근하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야외 사진촬영 요구에도 싫은 내색 하나 비치지 않는다.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일 때문에 다녀온 곳도 적지 않지만, 홀로 떠나 여기저기 헤매다녔던 여행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조민기는 나홀로 여행을 선호한다. 진정한 여행의 고수는 혼자 떠난다고 하던데, 그런 면에서 조민기는 여행가의 기질이 다분해 보인다.

가끔씩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럼에도 떠나고 싶어질 때면 과감히 홀로 짐을 꾸린다는 그. “언젠가 카리브해 부근을 여행하다 막연히 ‘이곳에서 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이만큼 푸짐해진 느낌이었어요. ‘여행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한꺼번에 훑고 지나갔죠. 그 후론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좀더 큰 의미로 다가오더라구요.  낯선 세상에서 배우는 행복을 만끽하게 됐다고나 할까.” 조민기에게 여행은 일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오히려 일상에서의 진정한 행복 찾기인 셈이다.

여행을 인생의 좌표에서 한 축으로 삼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분모 중 하나는 왕성한 호기심이다. 조민기에게도 ‘호기심’은 여행길 내내 그를 따라다니는 가장 가까운 친구다. 여행을 혼자 떠나는 이유도 어찌 보면 이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다. 이 호기심을 따라 3개월 사이에 베트남을 4~5번씩이나 방문하기도 했고, 일본 뒷골목을 혼자 헤집고 다니기도 했단다. 쿠바는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 들 정도로 인상 깊은 곳. 호기심만큼이나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 흔적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메라는 그의 여행길에 빠뜨릴 수 없는 유일한 동반자다. 처음 여행을 다니며 취미로 시작한 사진은 이젠 그의 일상이 돼 버렸다. 평상시에도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고. 그가 찍은 사진들을 보면 예쁜 엽서 같은 사진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물씬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에게 사진은 여행의 기록인 동시에 또 다른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처럼 보인다.

정장 바지와 구두, 흰 남방도 그가 여행시 꼭 챙기는 필수 아이템. “어디든 여러 문화가 존재하기 마련이죠. 그 나라의 다양한 생활양식과 문화를 느껴 보기 위해선 때때로 빠듯하게 예산을 세우더라도 한번쯤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문화시설들을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이를 대비해서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만 준비해 가는 거죠.” 이쯤되면 배우 조민기가 아닌, 여행가 조민기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여전히 비행기 타는 것이 즐겁고, 기내식이 기다려진다는 그. 장거리 여행에도 절대 눈을 붙이지 않는단다. 언제 창밖 풍경이 바뀔지, 지금 어느 상공 위를 날고 있는지 궁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천성이 여행가인 조민기. 책 속의 다짐처럼 ‘멋있게 늙어 가는’ 그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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