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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special 해외 휴양지 2 케언스 ② 2rd mission - from the sky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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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세계자연유산을 등록된 열대우림에 위치한 ‘AJ 해킷(Hackett) 케언스’ 번지점프 장소로 향하는 내내 마음속에는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수없이 교차했다. AJ 해킷 케언스에 도착한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열대우림 가운데로 50m 높이의 번지점프대가 보이고 그 아래로 호수가 보인다. “진짜 높네!”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창공에서 뛰어내린다. 호수 물에 머리를 살짝 스치더니 줄의 반동으로 어느새 다시 저만치 솟구쳐 오른다. “와아아아!” 비명 대신 벅찬 환호가 흘러나온다. 

‘그래, 결심했어! 해보는 거야!’ 발걸음은 어느새 번지점프대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번지점프대에 도착. 꽤 긴 계단을 밟고 올라왔을 터인데,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올라왔는지 아무 기억이 없다. 그저 머릿속이 하얗다. 50m가 이렇게 높을 줄이야. 저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인다. 그리고 저 아래가 아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아직 선택의 시간은 남았다. 지금도 포기하고 계단으로 걸어서 내려갈 수 있다.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들어 저 멀리를 쳐다보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보이고 아래로는 짙푸른 열대우림과 호수가 보인다.

생애 첫 번지점프를 케언스에서

그래, 이렇게 멋진 곳에서 생애 첫 번지점프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캐나다에서 온 젊은이들이 내 앞에서 하나둘씩 번지점프를 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조금 전 뛰어내린 캐나다 친구 둘이 어느새 다시 올라와 두 번째 번지점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은 “이런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오늘 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말했다. 발을 묶으며 심호흡을 하는 내게 그들은 “너무 즐겁고 재밌다”며 “그저 즐기라”고 한다. 

드디어 번지점프대로 향한다.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 점프대 끝에 도달했다. “발을 조금 더 앞으로, 조금만 더”라는 강사의 말에 발끝을 조금씩 앞으로 내미는데 무게감이 천근만근이다. 발을 반쯤 허공에 내밀고 섰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세상이 온통 고요한 가운데 스피커를 통해 너바나(Nirvana)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Smells like Teen Spirit)’이란 음악이 흘러나온다. 강사의 지시에 따라 난간을 잡고 서 있던 한 손을 뗀다. “100% 안전하다는 점만 확신하세요. 준비 됐나요? 이제 나머지 한 손도 떼세요.” 이제 정말 허공에 맨몸으로 섰다. 사물에 지탱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전체 신체 중 발꿈치 반뿐. 거의 허공에서 양손을 옆으로 활짝 벌리고 섰다. “그럼 출발합니다.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You’re crazy!!!”

5, 4, 3, 2, 1 …. 심호흡을 크게 하고 멀리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바라본다. 그리곤 점프! 발끝에 매어져 있는 줄은 한동안은 존재감이 없다. 맨몸으로 허공을 가르는 느낌. 심장에 고여 있던 피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나간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 모든 게 멈추고 내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내 심장 소리만 들린다. 얼마나 그렇게 떨어졌을까? 이대로 끝까지 떨어져 버릴 것만 같더니 드디어 무언가 내 발끝을 잡아 준다. 그리고 다시 위로 날아오른다. 비상(飛上). 살아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제야 세상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우와아아아~!” 드디어 환호를 질러 본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만끽한다. 보트가 다가와 허공에 매달려 있는 나를 내려 준다. 보트를 끌고 온 그 남자가 웃으며 던진 한 마디, “You’re crazy!!!” 그래, 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나 행복한 걸. 보트 위에 누워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내 생애 첫 번지점프를 이 아름다운 케언스에서 하게 돼 너무나 기뻐요!”



왜 번지점프를 하냐고 물으면 그 이유를 뭐라 딱 꼬집어 얘기하기는 힘들다. 원하지 않는다면 꼭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해보지 않으면 세상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그 특별한 느낌 하나를 건너뛰는 것이다. 그게 바로 번지점프다.

AJ 해킷은 번지점프를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번지점프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건물(오클랜드 증권거래소 타워)에서 번지점프를 한 장본인이자 1987년 파리 에펠탑에서 번지점프를 했던 주인공인 AJ 해킷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대우림 속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바라보며 번지점프를 즐길 수 있는 위치에 번지점프 장소를 마련했다. 2000년도에는 이곳에서 24시간 내에 505명이 번지점프를 해 ‘24시간 이내 최다 번지점프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기도 했다. 

AJ 해킷 케언스의 특징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다양한 ‘점프 메뉴’를 갖고 있다는 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스완 다이브’ 스타일부터, 커플이 함께 뛰는 탠덤(Tandem), 뒤로 점프하는 사이코 백다이브(Psycho Backdive), 물에 머리가 닿게 하는 워터 터치(Water Touch), 물구나무서서 뛰어 내리는 핸드스탠드(Handstand), 영화 <타이타닉>에서 뱃머리에 서 있던 자세처럼 점프대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있다가 점프하는 타이타닉(Titanic), 꼿꼿이 선 채로 그대로 점프하는 엘리베이터(Elevator) 등 총 12가지 점프 스타일들이 준비돼 있다. 말하자면, 이곳에는 ‘골라 뛰는 재미’가 있다. 번지점프가 처음이라면 ‘스완 다이브’로 시작하는 게 좋고 횟수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점프 스타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AJ 해킷 케언스에서는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정글 스윙인 ‘민진(Minjin)’도 체험해 볼 수 있다. 한 명 또는 두세 명이 함께 공중에 묶인 채로 앞뒤로 이동하게 되는 민진 정글 스윙은 3.5초 만에 최고 시속 120km에 달할 정도로 빠르다. 쏜살같은 속도로 열대우림을 날라 다니다는 것은 번지점프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 AJ 해킷 케언스의 특별 이벤트

야간 번지점프       어두운 밤에 즐기는 번지점프는 전문가들에게도 두려운 대상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상태에서 뛰어내리는 건 주간 번지점프보다 몇 배 더 스릴감을 안겨 준다. AJ 해킷 케언스는 최근 들어 야간 번지점프 코스를 선보였다. 매주 금요일 밤에만 가능하며 예약은 필수.

선데이 세션       AJ 해킷 케언스는 일요일이 되면 가족, 친구들을 위한 나들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고 바비큐 점심(유료)이 준비되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시설(무료)이 마련된다. 물론 원하는 사람은 번지점프와 민진을 즐길 수 있다.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라이브 음악을 즐기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지점프장의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다. 선데이 세션은 매주 일요일 낮 12시에서 저녁 6시까지 진행된다.

★번지점프의 이모저모

번지점프는 남태평양 바누아투의 펜테코스트 섬 주민들이 남성다움을 테스트하고 풍년을 확신하는 뜻에서 발에 열대 식물의 덩굴을 묶고 뛰던 풍습에서 시작된 것으로 지금도 펜테코스트 섬에서는 이 풍습이 유지되고 있다.

번지점프가 대중화 된 것은 AJ 해킷에 의해서인데, 그는 옥스퍼드대학의 ‘데인저러스 스포츠 클럽(Dangerous Sports Club)’ 회원들이 이 풍습을 재현하는 비디오 화면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번지점프에 쓰이는 고무 끈은 라텍스 고무로 제작되며, 번지점프 고무 끈은 한 개의 두꺼운 끈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가늘고 얇은 고무 끈 수백 개로 구성돼 있다. ‘번지’라는 말은 고무 끈을 일컫는 뉴질랜드 속어로 지금까지 번지점프 도전자 중 최연장자는 남자는 91세, 여자는 84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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