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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희 칼럼 - 임신과 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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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즈니스 여행이나 여가를 즐기기 위한 여행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맞물려 이러한 추세는 가임기 여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여서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혹은 여행을 계획 중일 것이다.

 임신 기간은 매우 조심스러운 시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산과적 혹은 내과적 합병증이 있는 고 위험 산모나 출산이 임박한 산모만 아니라면 임신 중 여행이 금기는 아니다. 일반적인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임신 중 여행을 하자고 할 때 가장 안전한 시기는 임신 중기(임신 14~27주)인데 이때가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비교적 적으면서 산모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걱정의 소지가 많은 항공여행에 관해 알아보자. 항공기 내 환경은 지상의 환경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건강한 산모라면 신체가 이에 적절히 적응을 하므로 임산부 및 태아에 나쁜 영향은 없다. 낮은 습도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장거리 비행의 경우에는 1-2시간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걷거나 체조를 할 것을 권장한다. 공항의 아치형 금속탐지기는 안전하며 소지품 검색대는 X-레이를 이용하지만 외부로의 방사선 누출은 극소량이므로 이 또한 문제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항공여행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주 방사선에 대한 노출의 문제이다. 우리가 느낄 수는 없지만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방사선이 있는데 그 대부분이 대기층에서 흡수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상까지 도달하는 양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높은 고도로 비행할 경우에는 지상에서보다 많은 양의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노출량은 비행 고도와 노출 시간에 비례하여 증가하게 된다. 즉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대륙간 장거리 비행의 경우 낮은 고도로 운행되는 단거리 비행에 비해 방사선에 대한 노출량이 많다. 한두 차례 항공여행시의 방사선 노출량은 무시할 만하나 잦은 항공여행은 노출량이 누적되므로 임신 중 허용치를 상회하는 방사선에 노출될 수도 있음을 주지하고 스케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여행의 경우는 가능하면 뒷좌석에 탑승하는 것이 안전하며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는데, 아랫쪽 벨트를 복부 아래쪽으로 내려서 허벅지 위를 지나 골반뼈에 걸쳐 착용해야 안전하다. 장거리인 경우 항공여행에서와 같이 자주 차에서 내려 다리를 펴주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평소 아무 문제가 없었던 산모라도 여행 기간 중 예기치 못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사시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여행 전에 현지의 의료시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이며, 이런 멋진 기회를 임신 중의 막연한 걱정으로 놓치는 것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충분한 사전 정보와 여유 있는 스케줄이 전제되고, 현재 건강한 산모라면 임신 중에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기억에 남을 즐겁고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권재희 선생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생식 내분비, 내시경 수술 및 불임 전문의로 현재 강남 미즈메디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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