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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 민족의 열정을 담은 세 가지 F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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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Fado), 파티마(Fatima), 풋볼(Fute)을 일컫는 3F는 살라자르 정권 하의 문화적 현실을 묘사할 때 자주 인용된다. 파두, 파티마, 풋볼은 당시 독재 정권 밑에서 억압받은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허용된 유일한 문화 활동이었다. 독재 정권이 물러간 후 30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3F는 포르투갈의 민족 열정을 대변하고 있다.

파두(Fado)

향수를 자극하는 슬픈 반주음인 파두는 포르투갈 민족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애처로운 파두 음조는 19세기에 처음 생겨난 이래 사랑과 운명을 노래하는 포르투갈 민족의 슬픔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한 유명한 파두의 가사는 이러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슬프고, 이것은 모두 파두다.”

포르투갈 대표 민속 음악의 이름이 포르투갈어로 ‘운명’을 의미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파두는 포르투갈어로 운명을 뜻함). 파두는 비단 음악 장르일 뿐 아니라 삶을 표현하고 세상을 관조하는 마음의 상태이다. 본인이 처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이며, 전통적인 파두 음악에서 음악가 및 청중은 그들의 운명을 애도한다. 떠난 사랑, 사우다드(saudade, 향수), 잃어버린 친구뿐 아니라 리스본 구석구석에 사는 서민들의 생활을 노래한다. 파두는 슬프고도 심각하며 아름다운 음악이다.

“파두는 어느 날 탄생했다
 바람이 고요하고
 하늘이 바다에 맞닿던 날
 돛단배를 내릴 준비를 하면서
 선원들의 가슴에서,
 슬퍼서 노래를 부르던,
 슬퍼서 노래를 부르던”

- 알랭 울망(Alain Oulman)의 포르투갈 파두 중에서


파티마(Fatima)

대성당인 파티마는 포르투갈 문화의 핵심적 요소인 종교를 대변한다. 파티마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성지 순례지로, 포르투갈 각지에서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이곳을 찾는다. 성모 마리아의 환영이 깃든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고 도움을 구한다. 포르투갈인들이 종교적 관습에 들이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파티마는 이러한 깊은 신앙심의 상징이다. 파티마는 1917년 동정녀 성모 마리아의 여러 환영이 차례로 나타났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매년 전세계에서 400만 명이 넘는 순례자가 이곳을 찾는다. 5월에서 10월 사이 매월 12, 13일에는 이 기간 동안 나타난 6개의 마리아 환영을 기념하고자 가장 많은 순례자가 방문한다. 성지 순례자가 급증하면서, 초기에 환영이 나타난 자리에 세워졌던 작은 성당 대신 무려 25년이 걸려 완공된 대성당이 들어섰다.

축구(Fute)

축구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며, 국민적 열정을 응집시키는 매개체다. 축구팬들은 경기장에서 관람할 때는 얌전하지만, TV 카메라 앞에 서면 열광적인 모습으로 돌변한다. 와인 한잔을 들고 바에 기대 있는 모습은 포르투갈 축구팬들의 전형적인 포즈다. 그들은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를 관람하며 친구들과 열띤 토론에 빠져들기도 한다. 포르투갈에서 축구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축구에 열광하는 다른 나라처럼 이 나라의 축구 경기장은 국가적인 영웅이 탄생하거나 사라지는 전투장을 방불케 한다. 언론 보도에서는 각종 전쟁 용어가 난무하며, 국가대표팀 경기라도 있는 날에는 감정이 매우 격해진다. 경기 승패에 따라 전 국가의 운명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2002년 월드컵에서의 끔찍한 성적이 온 국가를 침울한 상태에 빠트렸던 사례를 떠올리면 된다. 물론 매우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2002년 하반기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가 및 경제에 대한 염세적인 시각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 큐리어스 시리즈는 도서출판 휘슬러에서 출간한 큐리어스 시리즈에서 발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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