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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1탄 스위스 제네바 Ⅰ ① 스위스 호수에서 여유를 만끽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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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트래비 독자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도시탐험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지난 5월 런던편 이후 두 달여 만에 컴백한 도시탐험의 무대는 스위스 제네바. 컴백 무대로 너무나 훌륭하죠? 내일여행, 스위스관광청과 함께 진행한 ‘도전자유여행 스위스편’에 당첨된 행운의 독자 김은미씨는 사진과 여행 그리고 미술관에 푹 빠져 사는 멋진 대한민국 싱글 여성. 

이번 여행에 임하는 그녀의 각오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Once in a life time(일생에 단 한 번)’.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녀는 “전문 사진기자가 동행하면서 제 여행 모습을 사진에 담아 주고, 기자가 제 여행을 글로 담아 주고, 제 모습이 잡지에까지 실리는 일이 제 인생에 어디 두 번 있겠어요?”라며 결의에 찬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좋아하는 사진 촬영에 필요한 카메라 렌즈와 삼각대를 포기하고 소품과 의상을 왕창 챙겨 왔다고 하더군요.
‘Once in a life time’이란 각오로 이번 여행을 즐기겠다던 김은미씨가 만들어 낸 스위스 여행기,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독자 소개



김은미씨(35세)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약사 시험에 합격한 그녀는 불현듯 캐나다 토론토로 미술사를 공부하러 떠났다. 어릴 적부터 관심이 있던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현재 국내 모 외국계 제약업체에서 약사로 근무하며 주말에는 미술관 도슨트(전시 설명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두 가지 전공을 모두 살리며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그녀는 요즈음은 또, 1년 전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된 사진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여행, 미술, 사진은 이제 그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들이다.

▒ ‘스위스 여행기’를 시작하기 전에

1.     트래비 도시탐험은 이름 그대로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다뤄 왔으나 이번 스위스편은 그 형식이 조금 다르다. 작은 도시들과 아름다운 자연으로 이뤄져 있는 스위스의 특성상 도저히 한 도시만을 다룰 수는 없었다. 독자 역시 스위스의 도시 한 곳과 아름다운 산을 함께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제네바 외 체르마트를 비중 있게 다룬다. 

2.     트래비에서 독자에게 약속한 여행 기간은 6월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 제네바에서 2박3일, 체르마트에서 1박2일 일정이었으나 김은미씨는 체르마트에서 1박을 연장해 기자들과 함께했으며 기자들이 떠난 이후에는 혼자 베른과 스위스-프랑스 국경 인근의 안시를 여행하고 6월10일 귀국했다. 이번 일정을 후원한 내일여행에서 판매하는 ‘스위스 금까기’ 상품은 6박7일 기준으로 149만원부터.

3.     여행 일정은 독자가 계획한 대로 이뤄졌으며 상황에 따라 조정이 이뤄졌다. 독자와 취재기자, 사진기자는 취재를 떠나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처럼 서로 의견을 조율해 가며 여행을 즐겼다. 항공, 숙박, 교통 및 일부 식사가 내일여행과 스위스관광청에서 제공돼 독자는 일부 식비와 개인 경비만을 지불했다. 더불어 독자에게는 스위스 내 기차, 버스, 선박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스위스 플렉시 패스 3일권과 체르마트에서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제공됐다.

4.     글의 흐름상 존칭은 생략하고 ‘은미’로 호칭한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눈뜨는 첫날, 은미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아침 일찍 레만 호수(제네바 호수)로 나가 제네바 현지인 같은 기분을 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네들처럼 호수 주변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즐기고 싶다며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 레만호를 따라 푸르른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깨끗한 거리에는 어느새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자전거 타고 ‘살~살~’ 호숫가를 누비다
 

산책을 즐기던 은미의 눈에 포착된 자전거 대여소. 자전거를 본 그녀는 자전거를 타겠다며 대여소로 향한다. 운 좋게도 레만호 주변에 마련된 자전거 대여소는 제네바관광청에서 운행하는 무료 대여소란다. 대여비는 없고 약간의 팁만 내면 본인이 타고 싶은 만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자전거를 빌린 그녀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호숫가를 달려 볼 생각이다.
하지만 이게 웬일. 자전거에 올라 탄 그녀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다. 자전거가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옆으로 넘어져 버린다. 자전거 안장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조절을 하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 보지만 여전히 불안한 출발이다.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장담했던 그녀. 알고 보니 자전거를 탄 지가 너무 오래돼 영 익숙지가 않았던 것.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탄 게 10년도 넘었다나. 하지만 그냥 포기할 순 없다. 천천히 가보겠다며 다시 자전거 타기를 시도해 보는 그녀. 마침내 시간이 지나면서 ‘쌩쌩’은 아니지만 ‘살살’ 자전거를 타고 머리를 날리며 호숫가를 달리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과 푸른 호수가 눈부신 제네바에서 자전거를 타며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란 그야말로 최고다. 은미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가벼운 인사도 나누며 레만호의 공기에 흠뻑 취해 본다. 마음에 드는 곳에 자전거를 세우고 전망 좋은 벤치에 누워 호수와 호수 건너편 작은 집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 같은 풍경과 아름다운 제네바의 햇살을 즐긴다. 스위스로 떠나오기 전날까지 회사 업무가 너무 많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는 그녀, “그래서인지 지금의 이 여유가 몇 배는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info     제네바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시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은미가 이용한 자전거 대여소는 레만호 근처 ‘벵 데 파퀴(Bains des Paquis)’ 부근에 있다. 기차역에서 몽블랑 거리(Rue du Mont Blanc)로 내려와 몽블랑 다리(Pont du Mont Blanc)를 건너기 전 왼쪽 편 거리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호수 안쪽으로 뻗어 있는 벵 데 파퀴가 보이고 그 입구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가 위치해 있다. 여권이나 신분증을 맡기고 보증금으로 1인당 50스위스프랑(CHF, 한화 약 3만8,000원. 8월 초 기준 CHF1≒774)씩 맡겨야 한다. 보증금은 자전거 반납시 돌려준다. 자전거 무료 대여소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단, 늦게 가면 자전거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싶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자전거 이용 시간은 제한이 없으며 문 닫기 전까지만 반납하면 된다. 제네바 시내에 총 4개 무료 대여소가 운행되고 있다. www.geneva-tourism.ch


 ⓒ트래비

☆ 크루즈 타고 레만호를 누비다

자전거와 튼튼한 두 발로 레만호 주변을 걸으며 호수를 음미한 은미. 이번에는 크루즈를 타고 호수 안에서 호수와 호수 주변 풍경을 음미해 볼 생각이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배를 기다리는데 그 시간 또한 아깝지가 않다. 옆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있는 사람들을 포착한 그녀, 당장 달려가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온다. 호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입으로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음미하면서 눈으로는 호수 저편으로 보이는 젯또(Jet D’eau) 분수의 장관을 감상한다. 

달콤한 시간에 취해 있는 순간, 배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배에 오른다. 선장과 선원들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배에 오르자 저마다 호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당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은미 역시 최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사진에 푹 빠져 지내는 그녀인지라 편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곳보다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곳이 최고다.  

ⓒ트래비

몽블랑 항구를 출발한 배가 젯또 분수 쪽으로 다가가자 여기저기서 ‘우와’ 하는 탄성과 함께 셔터소리가 터져 나온다. 은미 역시 분주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다. “크루즈를 타니깐 젯또 분수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네요. 멀리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크루즈가 약 1시간 동안 레만호를 도는 동안 다채로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호수 옆으로 자리한 마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모습부터, 요트를 타고 레만호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까지 제네바 사람들의 여유로움을 가까이서 느껴 볼 수 있어 좋다.  

고요히 레만호 주변 풍경을 즐기던 그녀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빨라진다. 카메라가 향하고 있는 곳을 보니 제네바 젊은이들이 보트와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다. 크루즈 앞에까지 다가온 그들은 낯선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은미의 카메라를 향해 멋진 포즈까지 취해 준다. 수상스키를 타던 친구는 연신 멋진 포즈를 연출하다가 결국 물에 빠져서 보던 이들의 웃음을 자아 내기도 하고. 은미 왈, “저 친구 아무래도 카메라 의식하느라 너무 뽐낸 것 같은데….”

info      몽블랑 항구 쪽 또는 그 건너편인 영국공원(Jardin Anglais) 앞 쪽에서 다양한 크루즈가 출발한다. 은미가 이용한 55분짜리 ‘아름다운 제네바 호반(Beautiful Shores of Geneva)’ 크루즈의 코스는 몽블랑 항구-영국공원-라 블로뜨-벨뷔. 몽블랑 항구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5분, 11시5분, 오후 1시5분, 2시5분, 3시5분, 4시5분, 5시5분. 가격은 성인 기준 CHF14이며 스위스패스 소지자 경우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런치 크루즈, 디너 크루즈, 치즈 퐁듀 크루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소요 시간은 물론 돌아보는 코스까지 다양한 크루즈 여행이 준비돼 있으므로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www.cgn.ch

☆ 그리고 호숫가에서 엽서를 쓰다

은미는 제네바를 떠나던 날 이른 아침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다시 레만호로 향했다. 첫날 자전거를 탔던 몽블랑 항구 건너편의 영국공원 쪽으로 가기 위해 몽블랑 다리를 건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그녀는 어느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엽서 한 장을 꺼냈다. 엽서를 받을 주인공은 바로 부모님. 사실 그녀의 이번 스위스 여행에는 어머니와 언니가 동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스위스를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던 어머니를 이번 여행에 모시고 오기로 했던 것. 그래서 트래비와의 일정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어머니를 위해 준비했던 그녀다. 하지만 출발 며칠 전 집안에 일이 생겨 어머니의 여행이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 스위스행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었다.

여행 내내 그녀는 아름다운 스위스의 풍경을 접할 때마다 “엄마가 참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다음에 꼭 엄마를 모시고 다시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레만호가 보이는 고요한 공원에 앉아 예쁜 엽서에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제네바에 도착한 첫날 그녀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뫼벤픽(Mo‥venpick) 아이스크림 가게. 캐나다
유학시절 그 맛에 흠뻑 빠졌다는 그녀는 뫼벤픽의 본고장인 스위스에서 그 맛을 안 볼 수 없다며 당장 달려갔다. 가게 직원과 상의(?) 끝에 따뜻하게 끓인 딸기가 곁들어져 나오는 독특한 아이스크림과 스위스에서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을 시키고 마냥 좋아한다. “스위스에 가시면 뫼벤픽 아이스크림만은 꼬~옥 드셔 보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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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의 이색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찾아간 은미. 스테이크가 왜 철판에 나오나 싶은데 알고 보니 불판에 데워 먹는 스테이크다. 식탁 중앙에 불판이 있고 그 위에 스테이크를 올려 놓고 먹는다. 먹는 내내 스테이크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양념이 고기에 잘 배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프렌치프라이 맛도 일품. 게다가 프렌치프라이는 무제한 리필이다. 이 요리 하나만 전문으로 하는 ‘카페 드 파리(Cafe de Paris)’ 레스토랑은 기차역에서 길을 건너 몽블랑 거리를 따라 내려가면 금방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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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기고 싶다던 그녀의 소망에 딱 적합한 곳. 호숫가의 벵 데 파퀴. 제네바 시민들의 휴식처인 이곳은 일광욕과 ‘호수욕’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는 멋진 호수 풍경을 즐기며 저렴하게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일광욕을 즐기다가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산책하다가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은미는 제네바 현지인들 속에 어울려 그들의 삶을 느껴 볼 수 있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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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에서 꼭 맛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제네바 와인. 제네바 현지에서 나오는 맛깔스런 와인은 놓치지 말자. 스위스를 대표하는 퐁듀 요리와 제네바 와인 한잔에 은미는 “아, 스위스 맛!”을 외쳤다.



호텔 조식이야 뭐 그리 특별할 게 없겠지만 은미가 묵은 꼬르나벵(Cornavin) 호텔 조식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장소 때문이다. 다른 곳과 달리 1층이 아니라 고층에 위치한 브렉퍼스트 룸(breakfast room)은 한 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제네바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네바 전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서 멋진 아침식사와 함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 보자.



제네바 구시가지로 가면 아기자기한 노천카페들이 많다. 진정한 제네바의 정취를 느껴 보려면 꼭 해봐야 할 하나. 노천카페에 앉아 여유 만끽하기. 물 한잔 마셔도 좋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셔도 좋고 따뜻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셔도 좋다. 때로는 옆에 있는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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