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크라잉넛-놀면서 음악하는 자칭 개그밴드
가수 크라잉넛-놀면서 음악하는 자칭 개그밴드
  • 트래비
  • 승인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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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좋은 무대라면 각 도시 순회공연은 물론이고 대학교 축제부터 동네 어르신들 잔치행사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시골 어른들 잔치마당에 선 펑크락그룹 크라잉넛? 얼핏 생각하기에도 무대의 분위기가 어색할 것만 같다.

"어떻게 아셨는지 여기저기서 부르시더라고요. 어떤 자리든 우리는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죠. 얼마 전 동네잔치 때는 어떤 할아버지가 신난다며 무대 위로 막걸리도 가져다 주셨어요."(한경록)

일로만 다녀서 공연만 하고 투어는 별로 못했다는 이들. 국내는 안 가본 곳이 없고 일본 각도시를 비롯해 스웨덴에서 독일 체코 등지까지 종횡무진하며 그들만의 음악을 세계에 알린 그룹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여행지는 어떤 곳일지가 궁금하다.

앳되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멤버 중 유일한 유부남이며 아기 아빠인 이상혁은 공연 때문에 방문했던 체코 프라하라고 답한다. 카를교를 넘어 시내 반대 방향 다리 밑에 있던 술집은 그야말로 ‘짱’이었다나. 체코에서도 대부분의 술집들이 새벽 1~2시면 문을 닫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카를교 밑에 그 술집만은 새벽 5시까지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촛불을 켜놓아 더욱 이국적이고 환상적이었다고. “외국 나가서 한국 사람이라고 우리 음식만 고집하는 사람들은 답답해요. 다른 문화를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좀 다른 삶을 살다 오는 것도 여행의 의미 아니에요?” 

ⓒ 트래비

 이케부쿠로 지하철에서

 멤버의 맏형이자 여행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역사적, 문화적으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던 김인수. 그가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꼽은 곳은 색다르다. “제가 좋아하는 데는 다른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해요. 도쿄의 이케부쿠로에서 사람 구경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지하철이 한번 도착할 때마다 1,000명 가량의 사람들이 우루루 출구로 쏟아지고 그 많은 인파가 종종걸음으로 사라져 버리면 또다시 지하철이 다시 수많은 인파를 반복적으로 쏟아내는 모습이 재밌었다.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며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또 어디로 갈까 궁금했단다.

“아 맞다. 서울의 우면산도 좋아요. 우면산 내려오는 길에서 예술의 전당 1층 무용과가 보여요. 남자고 여자고 레오타드 입고 걸어 다니는데 그 앞 소파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담배 한대 피고 오는 것도 좋아요. 거기에 누가 소파를 놓았을까. 나 같은 놈이겠지?”라며 너스레를 떤다.

멤버들은 김수철, MC몽을 닮았다고 하고 자신은 이정재를 닮은 것 같다는 한경록. 멤버 중 가장 장난꾸러기 같고 악동의 이미지가 강한 그는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고 낭만적이다. 그가 작사한 <밤이 깊었네>의 가사도 그렇지만 “아침에 차 마시며 <걸 프롬 이빠네마(Girl from Ipanema)>를 들으니 되게 운치 있던데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도 낭만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그는 공연 때문에 갔던 우도의 맑은 물에 반했다. 우도 앞바다에서 스킨스쿠버를 했는데 물이 깨끗하고 눈앞에 지나가는 수많은 고기들이 너무도 예뻤다.

“사람도 별로 없고 자연환경이 죽여요. 나올 때 산호를 갖고 나오려고 줍다가 우도에 사시는 할아버지한테 걸려 혼났어요. 자연을 지키는 그 할아버지도 좋아 보였어요. 아름다운 자연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거니까.”  

누드비치에서 별천지를 만나고

멤버들을 기다리며 까만색 매니큐어를 칠하다 급기야는 펜을 대신해 매니큐어로 붓글씨 쓰듯 싸인을 해주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박윤식도 우도의 맑은 자연이 인상 깊었다고. 그리고 오스트리아 빈의 누드비치에서의 이색적인 경험도 잊을 수 없다. 해변은 누드비치와 일반 해변가가 구분돼 막혀 있다. 그래서 바다쪽으로 헤엄쳐 누드비치쪽으로 접근했고 결국 그 ‘별천지’를 구경했다고.

“99년 영국 여행을 혼자 했어요. 물가 비싼 영국을, 그것도 IMF 이후에요. 일상에서 접해 보지 못한 사람, 문화, 음식, 음악을 접하며 그때 여행의 참맛이랄까, 그런 걸 느낀 것 같아요. 여행이란 것이 많은 걸 얻고 자기를 돌아볼 기회라는.”

과묵한 듯하면서도 가끔씩 내뱉는 멘트로 멤버들을 비롯해 팬들을 ‘웃기는’ 이상면도 입을 연다. “5초 후, 1초 후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인생이 여행이고 여행이 인생이고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 것도 여행이죠. 편협한 자기 속에 몰두하지 말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경험해 보면서 겸손해져야 할 것 같아요.”

 이상면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여행 이야기를 하는 사이 그들 모두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우리 5집 만든 후에 여행가자”고 분위기를 띄운다. “그래, 여행도 하면서 영감을 받아야 불후의 명작이 나오는 거지!” 서로의 여행계획에 대해 중구난방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20년 우정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저희한테 음악은 노는 거예요. 삶은 재미있는 파티에요. 재미없는 일을 할 필요가 없죠.” 크라잉넛의 코드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개그’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한다.

그만큼 ‘아’하면 ‘어’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간의 코드가 맞기 때문에 더욱 즐겁다. 같은 날에 같은 부대에 입대하고 한날에 제대했을 정도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는 그들. ‘열정’도 좋지만 ‘현실’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30대. 여전히 자신들의 열정은 한결같다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에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보이는 멋진 그룹 크라잉넛. 크고 작은 공연 현장 무대에서 크라잉넛이 소리치면 대한민국은 또다시 즐거운 축제분위기로 들끓을 것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도 기다려라!

 크라잉넛이 박주영을 위한 노래 <더 히어로(The Hero)>를 녹음했다. ´박주영 송´은 전광판에 박주영의 경기 장면과 크라잉넛 공연 장면을 담은 뮤직비디오 형태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크라잉넛의 힘차고 펑크적인 음악이 박주영의 이미지에 잘 맞기도 하지만 이 곡은 박주영의 이름 대신 국가대표 다른 선수의 이름을 넣어 부를 수도 있어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응원가로도 부를 예정이다. 크라잉넛은 오는 11월11일 SBS ´김윤아의 뮤직웨이브´에서 <더 히어로>를 부를 예정이며, 새롭게 발매할 5집에도 수록할 계획이라고 한다.

* 크라잉넛이 함께 여행하고 싶은 유명인사는?

이상혁-노무현 대통령. 같이 가면 편할 것 같다. 성격도 좋아 보이고 높은 사람이니까 호사로운 여행을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오드리 헵번?(아, 그녀는 죽었다.)
박윤식-<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와 동굴탐험을 하고 싶어요.
(옆에서 멤버들 曰:괜히 따라갔다 해리슨 포드만 살고 너만 죽는 거 아냐?)

한경록-미모의 탤런트면 누구라도 좋아요. 열기구를 타고 여행하고 싶어요.
김인수-빌게이츠. 일단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돈 많은 사람이니까.
이상면-여자친구랑 갈래요. 아, 유명인이요? 그 유명한 비리 정치인 J씨와 지옥을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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