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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1탄 스위스 제네바 Ⅱ ③ 인간과 자연이 친구가 되는 곳 체르마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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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을 찾아 체르마트로~

비스프(Visp)나 브리그(Brig)에서 체르마트로 향하는 귀여운 빨간색 기차(Matterhorn Gotthard)를 타고 아름다운 비스파 계곡을 따라 덜컹덜컹 달린다. ‘낑낑’ 기를 쓰고 창문을 내리니 상쾌한 알프스 공기가 기차 안 가득 번진다. 고개를 밖으로 내놓지 말라는 경고문에도 불구하고 기차 안에 탄 사람들은 모두 한번씩 고개를 창밖으로 내민다. 상쾌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자석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밖으로 이끌어 낸다. 

비스프를 출발해 맨 먼저 ‘스탈든 사스(Stalden-Saas)’ 역에 도착한다. 산자락에 앉은 샬레 스타일의 기차역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칼페트란(Kalpetran)’ 역, ‘란다(Randa)’ 역 등을 지나 1시간30분 만에 체르마트에 도착한다.

주유소가 없는 체르마트



체르마트 역에 도착하니 광장에 앙증맞은 소형차들이 ‘택시’라는 이름표를 달고 서 있다. 체르마트에서 차를 보기란 힘들며 주유소는 아예 없다. 이곳에서 보이는 차라고는 호텔에서 이용하는 소형차와 택시 정도가 전부다. 차가 있는데 어떻게 주유소가 한 군데도 없을까 의아하겠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체르마트의 모든 차들은 전기로 움직인다. 환경 보호를 위해 이곳에서는 오로지 전기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며 그 수도 많지가 않다. 그 외, 말이 끄는 썰매, 마차 등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교통수단만을 허용하는 체르마트는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 주고 있다.

낯설지 않은 그 산, 마테호른

체르마트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존재는 단연 마테호른이다. 좁다란 마을 길을 따라가던 시선이 멎는 그곳에 하얀색 마테호른이 보인다. 계절에 순행하는 푸릇푸릇한 산들 사이로 하얗게 솟아오른 거대한 봉우리는 마치 먹음직스럽게 담아 놓은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다. 

처음 보는 마테호른이건만 전혀 낯설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마테호른은 할리우드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로고에 등장하는 바로 그 봉우리가 아닌가. 극장이나 비디오에서 최소 수십 차례는 봐 왔을 테고 그러니 그 자태가 익숙할 수밖에…. 

마테호른을 가장 잘 경험하는 방법은 그 꼭대기에 서는 것보다는 가까이서 그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일명 클라인 마테호른)’. 체르마트에서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약 40분 거리. 케이블카에서 내려 눈 속의 계단을 올라 해발 3,883m의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전망대에 도착.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라는 이름이 실감난다. 그 위에 서면 눈앞을 가로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설봉이 있을 뿐…. 이곳 전망대에 서면 스위스 알프스는 물론, 이탈리아 쪽 알프스, 프랑스 쪽 알프스까지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4,000m가 넘는 봉우리 총 38개가 만들어 내는 비경은 말 그대로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3,103m의 로트호른 파라다이스에 오르면 아늑한 로트호른 레스토랑에서 장엄한 마테호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마테호른의 사진이 가장 멋지게 나오는 곳으로도 알려진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하이킹 코스가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체르마트의 ‘양지 바른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그 이름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곳이다. 마테호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은 물론, 귀여운 마멋을 볼 수 있는 관측대, 어린이들을 위한 흥미로운 놀이터, 마테호른이 비치는 아름다운 호수 등 다양한 재미가 가득하다. 


마테호른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이곳은 마테호른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영롱한 호수와 그 옆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예배당 ‘마리아 줌 슈네(Maria Zum Schnee)’가 슈바르츠제 파라다이스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고 있다.


다른 곳들과는 달리 케이블카가 아니라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간다. 체르마트에서 높이 3,089m의 고르너그라트까지 올라가는 톱니 궤도식 철도가 만들어진 것은 이미 1898년. 덜컹덜컹 작은 열차가 그 높은 산을 오르는 걸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기차를 타고 차창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보다 훨씬 친밀하게 다가온다. 체르마트에 간 이상, 고르너그라트 행 산악열차는 꼭 한번 타 봐야 한다.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로트호른 파라다이스, 고르너그라트 등을 모두 둘러보고 싶다면 케이블카, 산악열차 등 티켓을 1회로 끊는 것보다는 패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다양한 종류의 패스가 준비돼 있으므로 본인이 방문하고자 하는 곳과 일정에 맞게 패스를 선택하면 된다. 하이킹 여행자들을 위한 패스는 물론 스키어들을 위한 여름 스키 패스권도 준비돼 있다.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는 연중 눈이 쌓여 있는 곳으로 여름 스키도 가능해 스키 마니아들이 많이 찾고 있다. www.zermatt.ch


뢰슈티(Rosti), 한번 먹어 보세요!

로트호른 파라다이스, 수네가 파라다이스 등에 오르면 산 속에 그림처럼 자리한 레스토랑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산 속 레스토랑 야외에 앉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아름다운 전망을 즐기면 감동이 두 배가 된다. 다양한 메뉴가 많지만 이곳에서 한번쯤 먹어 봐야 할 메뉴는 바로 ‘뢰슈티’. 독일어권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뢰슈티는 간단한 요기로 좋다. 감자를 가늘게 썰어 프라이팬에 구워 낸 것이 어찌 보면 우리나라 감자전 같기도 하다. 일반 뢰슈티는 물론, 계란, 치즈 등 다양한 토핑이 가미된 뢰슈티도 있다. 전망 좋은 산자락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뢰슈티를 곁들여 보라. 마테호른의 감동이 더 가슴 깊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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