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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삭힌 음식 - 콜콜한 그 맛이 막걸리를 부른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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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박정배 whitesudal@naver.com


 ⓒ트래비

삭힌 음식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다른 말로 하면 발효된 음식들이다. 김치, 젓갈, 된장, 고추장 등 한국은 과히 '발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발효 음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발효 음식들 중에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음식으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홍어가 남도의 대표적인 삭힌 음식이라면 경상도에는 돔배기가 있다. 돔발상어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잘 발효된 막걸리와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 

광화문 중심가에 있는 '김씨도마(02-738-9288)'는 한국 음식에 관한 한 보배 같은 곳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한식을 제대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국수가 유명하다. 사실 이 집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국수이다. 멸치국물이 일품인 도마국수나 닭다리 살로 국물을 낸 도마 곰국수의 맛은 옛날 대가집에서 하던 음식 그대로이다. 

김씨는 이곳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안주인의 성이다. 오랫동안 아버님의 손님들을 접대하던 오래된 솜씨가 도마와 함께 세상으로 나온 경우이다. 그래서 음식은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하고 전통적이다. 밤이면 보드랍기 그지없는 문어 숙회나 메밀묵 그리고 흙돼지 도마볶음 등 다양한 안주들을 맛볼 수 있다. 물론 다 맛있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삭힌 상어고기, 돔배기도 있다. 

경북 안동 지역의 특산물인 이 음식은 안동이라는 지방의 특성에서 만들어졌다. 옛날에 해산물을 안동으로 가져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소금으로 간을 한 안동 간고등어가 만들어졌고 홍어처럼 암모니아가 부패를 방지해 주는 돔배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돔배기는 살코기와 껍질 그리고 껍질로 만든 묵 세 가지가 나온다. 담담한 안동 헛제사밥 같은 맛에 싸한 암모니아 향이 감돈다. 처음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알기가 어렵다. 모든 음식이 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연히 잘 삭힌 김치와 막걸리를 곁들여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이 집의 막걸리는 각별하다. 충청도의 100년 정도된 술도가에서 빛은 막걸리를 가져다 사용하기 때문이다. 깊고 환하고 달달한 맛이 시원한 온도 덕분에 더욱 좋다. 도수가 조금 센 편이지만 찬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주석 잔에 먹는 맛이 그만이다. 



옛날 광화문부터 이어진 궁궐 주변을 돌며 도둑이나 화재를 예방하던 사람들을 순라군이라고 불렀다. 비원 앞에는 그들이 다닌 순라 길이라는 곳이 있다. 아름다운 서울의 골목길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그리고 이 길과 같은 이름의 홍어 전문점 '순라길(02-3672-5513)'이 이곳을 더욱 정겹게 한다. 

삭은 음식의 대명사인 홍어는 정말 잘 삭혀야 하는 음식이다. 강한 암모니아 냄새를 좋아하는 분도 많지만 요즈음은 암모니아를 가지고 2, 3일 만에 강하게 숙성시킨 것들도 있다. 강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 집은 남도 사람들은 조금 실망할 정도로 순하게 삭힌 홍어를 낸다. 당연이 최고의 인기 메뉴는 홍어와 돼지고기 그리고 김치를 함께 먹는 홍어삼합이다. 제대로 삭은 시원한 묵은지는 이 집의 최고의 조연이다. 겨울이면 살얼음이 붙은 이 집의 김치 맛은 시원함 그 자체이다. 이 김치에 초장을 살짝 찍은 홍어회를 얹고 그 위에 껍질 붙은 돼지고기를 얹어서 먹는 맛은 복합적이며 새로운 맛을 체험케 한다. 깊고 은근하고 시원한 김치와 적당이 삭은 홍어와 졸깃한 돼지고기의 맛이 혀에서 전혀 경험치 못한 맛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직접 담근 노란색의 막걸리를 한잔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국산과 칠레산을 구별하여 가격을 받고 있을 정도로 정직하게 운영하고 있다. 홍어애탕이나 홍어의 최고봉이라는 홍어코나 고추장박이 굴비도 이 집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삭은 막걸리에 삭은 홍어나 돔배기, 새로운 맛의 세계에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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