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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의 고깃집 두곳 - 쇠고기는 씹는 맛이 진짜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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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는 씹는 맛이 진짜죠!

글 사진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최근에 강남의 음식 트렌드 중 스테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 호주산 와규(和牛) 같은 최고급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고기를 고기만으로 먹는 방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사실 쇠고기는 예전에는 잔칫날이나 먹을 수 있던 귀한 음식이었다. 80년대 올림픽을 거치고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고기에 대한 동경은 얼마간 양상이 달라지면서 특히 부자들에게는 고급 쇠고기를 먹는 것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압구정동, 청담동의 무등산, 박대감네 같은 고급 쇠고기 전문점들이 성황을 이루게 된 것도 이 즈음이다. 당시의 고급 고기에 대한 생각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라는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부드럽고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것이 최고의 고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소위 마블링이 하얗게 서린 그런 고기들이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형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이런 고기들만이 맛있는 고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여물을 먹고 들판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한 소의 고기들이 덜 부드럽지만, 고기의 식감과 향이 나는 진짜 고기라는 이야기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블링이 많은 것도 소의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는 학자들의 이야기까지 더해 이런 쇠고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허름한 분위기지만 인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정통 우리 고기 맛을 볼 수 있는 두 집을 소개한다.


고기 씹는 맛이 일품인 통일집

을지로 3가에서 청계천으로 넘어가는 길 주변은 공구 상가가 즐비한 곳이다. 그곳에 설명으로는 도저히 찾아갈 수 없는 작고 아늑한 골목이 있다. 그리고 그 골목 막다른 길에 암소등심 전문점 ‘통일집’이 있다.

 

가게 안은 50, 60년대 영화 속 대폿집 분위기이다. ‘삼양 타이어 직매소’에서 기념으로 준 거울의 전화번호 앞자리가 두 자리 수다. 70년대 이전 제품이 분명하다. 위치나 분위기 때문임이 분명하지만 손님들은 대개가 단골들이다.

 

주인 아주머니와 ‘어머니’, ‘이모’ 하면서 고기를 주문한다. 외국인들은 구분하지 않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을 고기 중에서 3년 정도 된 암소를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암소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숯불에 한판 투박하게 나오는 고기는 부드럽지 않다. 그야말로 고기 씹는 맛이 느껴진다. 분위기도, 고기 맛도 ‘백투더퓨처’다. 좋은 분위기의 추억들이 되새김질되는 그런 느낌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3가 202
전화: 02-2273-0824


이율배반적인 맛 대도식당

너무 유명하고 이미 몇 개의 체인점을 가진 집이라서 소개하기가 주저됐지만 역시 등심에 관한 한 이 집을 따라올 집이 별로 없어 소개한다. 다만 분점들과는 고기가 조금 다른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본점의 고기를 따르지 못한다고 확신한다.

 

 내부는 한옥을 개조한 투박한 인테리어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는 집이다. 이 집의 고기 맛은 어느 잡지사의 편집장 표현을 빌리자면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씹는 맛에 올’ 집이다. 고기의 향과 자박자박 씹히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이율배반적 맛’을 선보인다.

 

8시 이전에 가기를 권한다. 고기를 먹고 난 후 비벼 먹는 밥이나 누룽지도 별미다.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도 많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홍익동 299번지
전화: 02-2292-9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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