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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 체험단, 방콕을 가다 ① 패키지가 자유여행을 만났을 때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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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등장인물 소개


ⓒ트래비

황은선(28세) - “왕년에 좀 놀았다”는 파문,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쟁이. 

외국계 철강회사에 근무 중인 황은선씨는 단지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여행사 홈페이지를 뒤적이다 트래비와 하나투어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발견했다. 생전 일확천금은 고사하고 소소한 이벤트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던 그녀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방콕 2045 이벤트. 여성스럽고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하고 엽기적인 면모를 아무렇지 않게 보여 주며 기자들과 가이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 있기도. 특히나 박정은씨에게 “역시 어려서”, “나도 작년만 해도 팔팔했다” 등의 망언, 망발을 일삼아 주변 연장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박정은(22세) - 혈기왕성, 호기심 왕성한 눈웃음이 예쁜 아이. 

얌전한 듯하면서도 발랄하고, 소극적인 ‘척’하다가도 느닷없이 적극적인, 스물 두 살 생기발랄한 박정은씨. 여행을 기록하는 좋은 습관을 가졌지만 사진은 셀프 카메라 빼고는 쓸 만한 게 없다는 거~! 모델 못지않은 끼와 외모를 가졌지만 정작 사진 찍을 때는 한 가지 표정과 한 가지 포즈만 나온다는 거~! 태국어를 한마디 한마디 연습해 현지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려고 노력했던,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만한 사랑스러운 박정은씨. 태국을 한 달 동안 배낭여행했던 경험이 있어 피로한 동반자 황은선씨를 이끌어 주기도 했다. 이번 여행의 마스코트.

가이드 임승희(묘령)

‘입술과 몸매는 안젤리나 졸리’라는 별명을 갖기도 한 임승희 가이드. 태국 생활 5년차인 가이드의 현지 노하우를 화끈하게 살려 나이트라이프면 나이트라이프, 카페면 카페, 길거리 음식과 레스토랑까지 태국에서 아주 가까운 친척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여행의 확실한 어드바이저(advisor)가 되어 주었다.

 2045 여행 스토리를 시작하기 전에

-여행은 9월1일~9월6일까지 4박6일간 진행됐다.
-현재 2045로 방콕을 여행하는 패턴은 3박5일, 4박6일 두 가지가 있고 항공편은 오리엔트타이항공(오전 11시25분 인천 출발), 대한항공(오후 5시35분 인천 출발), 아시아나항공(오후 9시30분 인천 출발)이 있다. 가격은 49만9,000원부터.
-자유시간 이외에 정해진 기본 일정이 있지만 그 기본 일정마저도 여행자가 참가하고 싶은 경우만 참가한다. 다른 투어를 즐기고 싶다면 당신 마음대로!
-여행사는 여행자에게 기본적인 항공, 숙박, 기본 제공되는 교통패스와 기본 식사만 제공한다. 선택하고 싶은 옵션이 있다면 하루나 반나절 전에는 가이드에게 공지를 해줘야 한다.

*2045란? 

하나투어(www.hanatour.com)의 신개념 여행상품인 2045는 정해진 일정이 있지만 그건 단지 '추천 일정'에 불과하다. 일정은 여행자 마음대로, 쇼핑과 옵션도 내키는 대로. 자유여행이나 다름이 없지만 2명 이상이 출발할 경우에 동반하는 가이드가 여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현지에서 유명하다는 곳곳을 추천해 줌으로써 더욱 풍성한 여행이 가능하다.


“사실 지나치게 과중한 업무를 해결하고 오느라 여행 계획을 거의 세우지 못했어요. 정은이와 가이드만 믿을 뿐. 다만 좀 쉬고 싶고 피로가 풀리면 화끈하게 놀고 싶어요.” 





“두 번째 방콕 여행이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방콕에서 가장 물 좋은 클럽 찾아가기. 방콕의 다양한 교통수단 이용해 보기. 거리에서 파는 싸고 맛있는 간식 대탐험. 태국에서 많~은 친구들 사귀기. 음… 또…” 



ⓒ트래비

방콕 돈무앙 공항, 정은과 은선을 기다리던 가이드 임승희씨. 공항 픽업을 시작으로 호텔 체크인 그리고 2045 일정을 진행함에 있어 주의사항과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일단 가이드가 일정 내내 함께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안전은 여행자 본인이 각별하게 주의하셔야 해요. 가이드는 두 분이 필요한 경우에 적절히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즐겁게 여행하시길 바랄게요.”


2045에 포함된 기본 일정을 짚고 넘어가 보자. 먼저 왕궁과 사원 가이드 투어, 짐톤슨의 집을 비롯한 태국의 다양한 전통 가옥 투어, MK 수키가 바로 그 기본 일정. 은선과 정은은 상의 끝에 왕궁과 사원 투어와 수키만을 일정에 넣기로 선택. 

저 뾰족뾰족한 지붕들은 누가 다 만들었을까? 


ⓒ트래비

태국의 국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반드시 국왕은 불교 신자여야 하고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다. 전국에 3만여 개, 방콕에만 300여 개의 사원이 있다는 이 나라에서 찬란한 불교 유적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넌센스’라는 판단, 그리고 둘 다 방콕이 초행길은 아니지만 이전 여행에서 사원과 왕궁 투어를 아쉽게도 놓쳤기 때문에 선뜻 사원 투어를 결정했다. 

왕궁 가이드는 태국 현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 혜성처럼 등장한 태국 가이드 이브(Eve).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또박또박 사원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언니, 섹시(sexy) 안 돼요.” 정은의 민소매 티셔츠를 보며 말하는 이브. 민소매나 배꼽티, 반바지, 슬리퍼 차림은 입장이 금지되기 때문에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을 방문한다면 이 점을 유념한 뒤 의상을 갖춰 입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수안 파카드 궁전(Suan Pakkard Palace). 태국어로 양배추를 의미하는 수안 파카드. 양배추 밭에 궁전을 세웠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화려하다기보다는 잘 가꿔진 예쁘고 아기자기한 정원의 느낌과 전체적으로 검정색과 황금색으로 조화롭게 꾸민 궁전은 곳곳이 아름답다. 원래는 춤본 왕자의 집이었지만 지금은 왕자 부부가 살지는 않고 각 건물을 개조해서 박물관을 겸해 사용하고 있다.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열며 개별 관람시 입장료는 50바트이다.

에메랄드 사원인 왓 프라케오(Wat Phra Kaeo)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춰 태국 사원 중 백미라고 손꼽힌다. 에메랄드 사원이란 이 사원에 안치된 태국 국보 1호인 에메랄드 불상에서 연유한 것. 계절이 바뀔 때마다 왕이 직접 불상의 옷을 갈아입히는 의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네 왕궁의 유려한 곡선미와는 달리 태국의 처마 끝과 지붕 끝은 모두 뾰족뾰족하다. 꾸밈새가 유난히 화려하고 뾰족뾰족 높이 치솟은 궁전과 누각 그리고 사원들은 눈부시게 찬란한 색색의 장식들과 조화를 이룬다. 왓 프라케오는 매일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4시까지 개장되며, 개별 관람시 입장료는 200바트이다. 

왕궁 남쪽에 위치한 왓 포(Wat Pho)의 황금 불상도 그녀들의 눈을 어지럽힌다. 황금색이 번쩍이는 길이 46m, 높이 15m의 거대한 와불상은 열반에 든 표정이다. 그 규모가 워낙 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머리밖에 볼 수 없지만 여유로운 자세와 인자하고 우아한 미소, 신체의 각 부위에 정교하게 표현된 주름과 섬세한 표정에 감탄사가 연발한다. 

이브가 추천하는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는 불상의 무릎.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정교한 지문과 자개 문양 조각의 발바닥까지 한번에 잡을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6시에서 오후 5시까지. 입장료 20바트이다.
 
천사들 사이에서 ‘숨은 독자 찾기’

에메랄드 사원 옆을 흐르는 차오프라야 강의 타 띠안(Tha Tien)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강 건너 새벽사원으로 향한다. 흙탕물과 어울리지 않게 가이드가 던진 식빵 조각에 어른 팔뚝보다 더 커다란 메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가니 저 멀리 높다란 탑이 보인다. “와, 여기 노을 질 때 오면 감동이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바로 이어지는 이브의 설명. “노을 지는 풍경도 멋지지만 이 사원의 이름은 새벽사원입니다. 새벽 무렵에 햇살이 반사된 첨탑에 박힌 색색의 도자기가 반짝이는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게 퍼지기 때문이지요.”  

인도의 ‘새벽 신’인 ‘아루나’의 이름에서 연유해 왓 아룬(Wat Arun)이라고 불리는 새벽사원. 특히 프라프랑(Phra Prang)이라 불리는 높이 79m의 탑은 방콕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리적 표지물 중 하나이다. 사원의 동쪽은 탄생, 서쪽은 죽음, 남쪽은 설법, 북쪽은 해탈이라는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입장료는 20바트. 

천사의 나라로 불리는 태국답게 각 사원마다 사원을 받치고 있는 천사들이 있는데 그 기묘한 자세가 그녀들의 눈에 띄었다. “여기에서 '숨은 그림 찾기' 하면 되게 재밌겠다.” 각자 수호상과 똑같은 포즈를 취할 테니 찾아보라며 탑 위로 달려가는 그들.
 
*깜짝 이벤트 새벽사원에서 정은과 은선이를 찾아 주세요! CliCK !!




ⓒ트래비

하루 정도의 일정으로 방콕 외곽으로의 외출을 시도하려면 옵션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산호섬 1일 관광과 칸차나부리 1일 관광, 아유타야 리버 크루즈 중 고민하던 그들. 코끼리 트레킹과 뗏목 래프팅이 포함됐다는 설명에 ‘동물과의 다이나믹한 프로그램’을 예찬하며 함께 칸차나부리로 가기로 한다. 평지로 이루어진 방콕에서 산악지대인 칸차나부리는 색다른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버스로 2시간40분 정도 소요되는 이곳은 주로 영화와 소설에서 자주 등장했던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콰이 강의 다리’가 있는 곳이다.

뗏목은 흘러흘러 어데로 가나

칸차나부리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밀림을 연상시키는 빽빽한 나무 숲과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솜사탕처럼 흰 구름, 그리고 해맑은 아이들. 칸차나부리의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뗏목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뗏목 탑승. 대나무로 만든 세 대의 뗏목을 엮어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다시 돌아오는 단순한 코스지만 칸차나부리의 절경을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열심히 노를 젓다 서로 물싸움을 하기도 하고 햇빛이 피곤해질 때쯤에는 오두막처럼 만들어진 뗏목의 지붕 아래에서 강렬한 빛을 피하며 여유로운 칸차나부리의 오후를 만끽했다.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뗏목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느린 속도로 지나가는 수상 리조트, 빽빽한 나무 사이에 오롯이 서 있는 외딴 집 한 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열대나무들까지. ‘빨리빨리’와 효율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살아 왔던 대표 도시미인(美人) 두 여자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 버린다.

황당 시츄에이션, 코끼리 조련사 '대시'

대단한 동물 애호가인 두 사람. 커다란 크기의 배설물들을 보자마자 마치 코끼리를 만난 양 반가워한다. 조심조심 조련사의 도움을 받아 착지한 코끼리의 널따란 등짝. 생각보다 코끼리의 등 근육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것에 멀미가 난다며 호들갑을 떨어댄다. 

그녀들을 태운 코끼리 몰이꾼이 느닷없이 던진 한마디, “아줌마!”
“아니, 대체 누가 가르쳐 준 거야? 우리는 아줌마가 아니에요. 따라해 보세요. 예-쁜-이!”
그녀들의 특훈 덕에 남자건 여자건 한국 사람만 보면 “예쁜이!”를 연발하던 몰이꾼. 앞으로 한국 관광객들이 칸차나부리 코끼리 트레킹을 할 때면 그들 덕에 ‘예쁜이’라는 말을 들어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며 으쓱거린다. 코끼리를 타고 수풀을 헤치며 걷던 도중 몰이꾼이 코끼리 위에 직접 올라타 볼 것을 제안한다. 

“코끼리 피부가 되게 까끌까끌해. 이렇게 코끼리 등에 타고 숲을 거니니 타잔이 아니라 제인이 된 기분이다.” 

코끼리가 처음 순서대로 가면 좋으련만 길을 가다가도 배고프면 쉬었다 풀을 뜯어 먹고 소화도 시키고 심지어는 방귀도 부르르 뀌고 그 이상의 소화 과정까지 공개, 이 발랄한 여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홀연히 나타난 다른 코끼리의 몰이꾼. 은선에게 “사랑해”와 “예뻐요”를 연발한다. 코끼리에서 내린 은선, 느끼한 눈빛과 계속되는 애정 표현에 급격히 피로해졌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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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철도’, 역사의 아픈 흔적을 되짚다

발랄한 여행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칸차나부리 하면 죽음의 철도로 유명한 '콰이 강의 다리(The Bridge over the River Kwai)'가 있는 곳이다. 콰이 강의 다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감독하고 연합군 전쟁포로들이 건설한 다리로 철도 건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 ‘죽음의 철도’로 불릴 정도였다. 죽음의 철도는 지금도 하루 세 번 완행열차를 운행한다. 거대한 인공 절벽과 끄라쌔 동굴, 왕푸 역 등을 지나며 아찔하면서도 아름다운 절경을 보려면 출발 방향의 오른쪽 창가 좌석이 좋다. 영화에 등장한 콰이강의 다리와 제스(JEATH) 전쟁박물관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아픈 흔적을 곱씹는다. 풍토병, 노역과 폭행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사실적인 전시를 보며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참혹하고 이기적인 전쟁의 참상을 보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나름 역사적 향학열을 불태운 뒤 방콕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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