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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3국 ② 몰타 - 지중해 여행의 진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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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지중해 중심의 작은 섬 나라 몰타에 도착한다.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다. 멀리 동양에서 온 귀한 손님이라며 말타관광청의 엔도씨와 현지가이드 마리아씨가 환한 웃음으로 맞아 준다.
몰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남쪽으로 약 93km 지점,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 지중해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랍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이다. 가장 큰 섬으로 수도 발레타가 있는 몰타(남섬)와 고조(북섬)가 있고 그 사이에 블루라군으로 유명한 코미노 섬이 있다. 섬 전체의 크기라야 제주도의 6분의 1 정도인 316km2다.

ⓒ트래비

황금빛 사암 성벽 위 중세 도시 ‘코튼넬라’

몰타의 수도 발레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센글리아로 향한다. 비취빛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 옆으로 돌담을 두른 밭에 보리가 자라고 있다. 센글리아 세인트 미하엘 요새 전망대. 코발트 색 바다 건너편으로 16세기 발레타의 기사들이 오스만 터키의 침공에 대비해 세운 세인트 엘모 성(Fort St. Elmo)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인다. 

해안도로를 따라 코스피쿠아를 지나고 빅토리오사로 향한다. 이곳은 센글리아와 함께 코튼네라를 형성한다. 이는 중세 이래로 조선업 중심지였던 이 지역을 보호하는 17세기의 요새 시설에서 유래되었다. 이곳 사람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빅토리오사의 연한 금빛 사암 벽돌로 쌓아 올린 건물 사이로 좁고 긴 골목길이 이어진다. 중세의 유럽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런데 골목길이 한결같이 굽어 있다. 전쟁시 날아오는 총탄을 피할 목적으로 골목길을 곡선으로 만들었다고.

마침 부활절 전 금요일에 해당하는 성 금요일(Good Friday)이라 세인트 로렌스 교회에서 행렬이 펼쳐진다.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하는 십자가와 예수상, 마리아 상이 올려진 들것을 들고 행진을 펼치고 있다. 몰타의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 교도라 골목 곳곳에서 부활의 축복과 기쁨을 만끽하는 분위기다.

해가 저물 무렵 3,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 엠디나로 향한다. 몰타 사람들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곳이란다. 해자(성을 둘러싼 연못)를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 요새로 들어간다. 바로크 양식의 장중한 건물들과 반 원 모양으로 휘어진 좁은 길들이 이어져 있다. 역시 총알을 피하기 위함이다. 

엠디나 아래쪽 마을 라뱃에서 와인과 이곳의 전통음식 토끼 요리로 저녁식사를 한다. 옛날 지하묘지를 개조한 지하 식당에서 주인아주머니는 이곳의 특산 와인 ‘마르소빈’ 자랑에 신이 났다.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은 ‘고조 섬’

다음날 아침 고조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처키와(Cirkewwa) 항으로 향한다. 처키와항에서 고조 섬 임좌르(Mgarr) 항까지는 6km 정도로 40분 남짓 걸린다. 차가 있는 사람들은 차에 탄 채로, 차가 없는 사람들은 걸어서 배에 오른다. 어느 곳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만큼 하늘과 바닷빛이 서로 닮아 있다. 

지중해의 상큼한 바람을 맞고 있노라니 블루라군(푸른 산호초)으로 유명한 코미노(Comino) 섬이 보인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호초로 스킨스쿠버의 최적지다. 임좌르 항에서 곧장 빅토리아 요새로 향한다. 몰타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중세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높은 언덕 사방으로 누런 사암 벽돌을 쌓아 올려 성벽을 만들고 그 안에 마을과 성당, 시장이 들어서 있다. 성채로 오르는 골목은 사진 촬영 장소로도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장소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그대로 작품이 되는 곳이다.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마샬폰(Marsalfon)만으로 이동한다. 푸른 쪽빛 바다를 안고 있는 바닷가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로 점심을 들고, 섬의 북서쪽에 있는 드웨이라 포인트(Dwejra Point)로 이동한다. 위에니(Xwieni)만 부근은 거대한 해안 바위 곳곳에 펼쳐져 있는 천일염전이 장관이다. 움푹 파인 사암에 바닷물이 고이고 지중해의 강한 태양이 내리쬐면 자연스레 소금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세로 2m, 가로 3m 가량의 직사각형의 소금밭 수백 개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에 침식되어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시아치가 있는 드웨이라 포인트에 닿는다. 오랜 침식으로 파인 파식대(파도에 의해 평평해진 바위)에서 보는 파란 풍광이 장관이다. 암석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연한 부분이 먼저 떨어져 나가 생기는 아치 형상의 지형으로 담청색 바다에 코를 박고 몸통은 쪽빛 하늘에 머리를 둔 거대한 코끼리를 닮았다. 바로 옆에는 해식 동굴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는 작은 바다(Inland Sea)가 있다. 파도가 잔잔한 날이면 이곳에서 보트를 타고 외해로 나가 시아치를 둘러볼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고 큰 문화를 이루었던 선사시대의 거석 사원 ‘주간티아(Ggantija)’. 대지에 직립상들이 나란히 서 있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석회암으로 쌓아올린 유적들도 보인다. 이곳 일대는 석회암 지대라 석회 동굴이 많다. 


ⓒ트래비

다(多)문화가 살아 숨쉬는 ‘발레타’

몰타의 3일째 아침, 몰타의 수도 발레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답게 고풍스럽다. 과거 성요한 기사단이 오스만제국의 침입에 대비해 만든 천혜의 요새 도시다. 시내의 동쪽으로 그랜드 항구(Grand Harbour)가, 서쪽으로 마르삼셋 항구(Marsamxett Harbour)가 자리잡고 있어 유럽에서 오는 거대한 크루즈들이 보인다.
요새 성벽을 따라 바라카 정원으로 향한다. 과거 이태리 기사들의 개인 정원으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그랜드 항구가 장관이다. 몰타중앙은행이 있는 아랫길로 내려가면 매주 일요일마다 벼룩시장이 열린다. 노래하는 카나리아부터 16세기의 동전이며 최신의 티셔츠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발레타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의 하나가 바로 성요한 대성당이다. 마침 일요일이라 미사가 열리고 있는 교회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본다.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아치형 천장에는 성요한의 일생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옛 기사들을 기리기 위한 대리석 묘비들이 깔려 있다. 대성당 인근의 공화국 광장 앞 코르디나 카페에서 해산물 요리로 점심을 한다. 1837년에 문을 연 유서 깊은 카페다. 점심 후 향이 진한 몰타 커피를 마시며 발레타의 정취를 느껴 본다.

글 사진 = Travie Photographer 김원섭 gida1@naver.com
정리 = 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 = 카타르 항공 02-3708-8542/ 융프라우 02-77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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