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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 오감으로 느끼는 홋카이도 여행 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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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인천공항에서 치토세공항까지 2시간30분. 치토세공항에서 또다시 2시간30분이라는 산길을 달려 시간을 들여 노보리베쓰로 간다.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시코쓰호를 바라보며 산길을 드라이브하는 시간이 아깝지만은 않다. 

노보리베쓰는 홋카이도에서 손꼽히는 온천마을이다. 국제온천협회에서 분류한 11종류의 온천수가 모두 솟아날 정도로 다양한 수질을 자랑하며, 그 양도 하루에 1만 톤으로 어마어마하다. 노보리베쓰의 이러한 명성은 지고쿠다니에서 확인한다. 온천호텔이 밀집된 마을에서 걸어서 10분. 유황 냄새를 쫓아 발길을 옮기면 지고쿠다니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옥.계.곡. 자욱한 열기와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지고쿠다니라는 이름 그대로다.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 열기를 내뿜는 분화구와 분화구 틈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 하얀 물줄기는 아름답지만 위험해 과연 지옥의 모습을 담은 듯하다. 

노보리베쓰 온천마을 곳곳에는 지옥을 형상화한 듯 도깨비와 염라대왕 상이 자리했다. 그중 곰목장(0143-84-2225)으로 들어서는 입구 근처의 염라대왕 상은 얼굴을 바꾸고, 눈에 불을 켜는 깜찍한 쇼를 보여 준다. 

-공연시간     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5시, 8시, 9시.


ⓒ트래비

온천, 제대로 즐기려면

호텔이나 여관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유카타를 객실에 비치해 둔다. 온천에 갈 때 유카타를 입는 건 기본. 유카타는 상대방이 봤을 때 y자 형태로 보이게 입어야 한다. 작은 수건과 큰 수건도 챙긴다. 대부분의 온천은 금고를 따로 두지 않으므로 귀중품은 놓고 간다. 

온천에 들어갈 때는 남탕과 여탕을 헷갈리지 않도록 한다. 남탕과 여탕을 수시로 바꾸는 온천이 많다.  온천욕 후의 샤워는 온천의 성분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탕에는 서서히 들어가 온도에 적응하도록 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면 밖으로 나와 몸을 식힌다. 노천탕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온천욕은 하루 세 번, 아침식사 전, 저녁식사 전, 취침 전에 하는 게 좋다고 한다. 한국과는 달리 온천호텔이나 여관에 머물면 온천은 공짜다. 노보리베쓰에는 169년의 역사를 지닌 다이이치타키모토칸(0143-84-3322) 등 여러 온천호텔이 자리했다.

아이누 민족박물관 로포로트코타

노보리베쓰는 ‘하얗고 탁한 강’이라는 뜻이다. 지고쿠다니 물줄기의 빛을 담은 이 이름은, 일본어가 아니라 아이누어다. ‘늪 둔덕’ 도야, ‘건조하고 큰 강’ 삿포로, ‘모래사장 가운데의 강’ 오타루 등 홋카이도 지명의 80% 가량을 차지한다는 아이누어. 홋카이도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아이누를 알아야 한다. 

‘아이누’는 사람을 이라는 뜻의아이누어다. 혼슈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이 살기 전부터 홋카이도에는 자신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형성한 아이누 민족이 살아왔다. 평화로운 아이누 민족에게 일본 본토의 압박이 시작된 건 1400년경. 몇 차례 전쟁이 일어났고, 메이지시대에는 아이누 말살정책이 이어졌다. 그리고 1870년대, 홋카이도는 급기야 일본으로 편입된다. 

노보리베쓰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시라오이군에는 아이누 민족박물관인 로포로트코타(0144-82-3914, 
www.ainu-museum.or.jp)가 자리했다. 시리오이 시가지에 있었던 아이누 민족의 취락지를 포로트 호수에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누 부족은 일본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아이누 옛 무용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문화를 알린다. 공연은 곰의 영혼을 보내는 춤인 이오만테림세와 대나무로 만든 뭇쿠리 연주, 앉아 부르는 노래인 우포뽀, 자장가 이훈케, 학 춤 사로룬치카프림세, 검 춤 엠시림세로 이어진다. 

-공연시간     오전 9시15분부터 오후 4시15분까지 1시간 간격. 

체험! 로포로트코타

로포로트코타에서는 뭇쿠리 제작 체험이 가능하다. 뭇쿠리는 대나무의 가운데 부분을 잘라 실을 연결한 아이누의 전통 악기. 실을 잡아 당기면 대나무가 떨리는 소리가 나고, 뭇쿠리를 입 속에 넣어 공명시키면 연주가 가능하다. 뭇쿠리 제작 체험에 참여하면 뭇쿠리를 연주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아이누 옛 무용이 펼쳐지는 치세(집)의 무대에는 커다란 연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장식의 효과도 있지만 어업 활동을 주로 하며 살아온 아이누 민족의 일상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들의 일상은 음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쌀밥, 연어와 무를 넣고 끓인 맑은 국, 세 가지 떡, 훈제 연어. 간단한 메뉴지만 아이누의 전통이 서린 음식이다. 아이누 전통 음식은 뭇쿠리 제작 체험장 바로 옆에 자리한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트래비

시라오이에서 60km 가량 떨어진 곳에는 깨어질 듯 맑은 도야코가 자리했다. 도야코는 화산폭발로 인해 생긴 칼데라 호수. 그 둘레만 무려 43km에 이르러 걸어서 호수를 돌아보는 건 무리다. 도야코를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람선(0142-75-2137)을 타는 것이다. 50분간 도야코를 유람하는 배에 몸을 실으면 조금이나마 도야코의 면모를 보게 된다. 호수 위, 화산폭발 후 다시 땅을 치받고 올라온 작은 섬들은 도야코를 아기자기하게 꾸민다. 그들에 더해 도야코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건 요데이잔이다. 도야코의 북쪽에 자리한 요데이잔은 홋카이도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곳. 평지 위에 솟구쳐 삼각형 모양으로 우뚝 선 모습이 영락 없이 후지산과 닮았다. 여름에는 구름이 많아 요데이잔의 제 모습을 보기 어렵지만 청명한 가을에는 호수에 물그림자를 내비친 2개의 요데이잔을 감상할 수 있다. 

밤의 도야코도 놓치기가 아쉽다. 4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매일 밤 8시45분, 도야코에서는 약 30분간 하나비(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작은 배가 호수 위를 움직이며 불꽃을 터트려 유람선이나 호수 주변 어디에서도 하나비를 감상할 수 있다. 


도야코의 남쪽은 우스잔이 꾸민다. 우스잔은 20세기에 들어 네 번이나 폭발한 세계에서도 희귀한 활화산. 지난 2000년에도 화산활동이 있었다. 우스잔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열기를 뿜어내는 활화산이지만 로프웨이(0142-75-2401/ www.usuzan.com)를 타고 오를 수 있다. 로프웨이의 출발점은 상록역. 6분이면 종착역인 산정역에 도착한다. 산정역 오른편에는 도야코와 쇼와신잔이 한눈에 조망되는 도야코 전망대가 자리했다. 쇼와신잔은 우스잔의 폭발로 융기된 지반으로 푸른 호수 빛과 대조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훌륭한 볼거리지만 도야코 전망대에서 시간을 지체하지는 말자. 산정역에서 왼쪽 길을 따라 10분여 정도 오르면 나타나는 우스잔 화구원 전망대는 더욱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사실 우스잔 화구원 전망대는 긴누마 대화구와 분화만을 보기 위해 설치한 전망대다. 하지만 저 멀리 바다를 품은 전망대에서 화구와 분화만에만 눈을 두기는 어렵다. 바다와 화산이 보여주는 색다른 풍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는다.

즐기자! 공짜 온천

도야코 산책로에는 발을 담그는 작은 족탕이 많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을 씻은 다음 족탕으로 직행, 무릎 정도 깊이의 물에 발을 담그고 앉으면 끝이다. 특별한 시설이 없어 지나치는 여행자들이 많지만 발의 피로를 푸는 데 족탕만한 곳도 없다. 5분 정도만 앉아 있어도 발 마사지를 받은 듯 시원하다. 이러한 시설이 공짜라는 사실은 더욱 매력적이다. 

ⓒ트래비

도야코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

우스잔 등 활화산이 자리한 도야에는 온천마을 못지않게 온천이 많다. 온천은 우스잔 서쪽 끝자락인 도야코 남쪽 호반에 자리해 도야코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중 텐쇼(0142-75-2445/ www.toyatensyo.co.jp) 온천호텔은 깔끔한 객실과 레스토랑, 온천수를 사용하는 야외수영장을 갖춘 곳이다. 옥상에 마련된 야외수영장에서 수영복 착용은 필수. 온천과 야외수영장이 연결돼 있어 벌거벗은 채로 수영장을 찾는 실수가 종종 발생한다. 

세계에서 유일한 개인 소유 화산

쇼와신잔은 산일까? 아닐까? 우스잔 앞에 자리한 해발 402m의 쇼와신잔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원래 쇼와신잔은 농사를 짓던 밭이었다. 평범하게 농사를 지어 오던 1943년의 어느 날, 우스잔이 폭발하면서 지반이 점점 융기한 것이다. 땅이 점점 솟아오르자 땅 주인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요즘에야 카메라가 흔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도 않아 땅 주인은 밭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후 그 그림은 쇼와신잔의 소유를 증명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 쇼와신잔은 세계에서 유일한 개인 소유의 화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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