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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4탄 호주 멜버른 Ⅰ④ City tour 2 파란만장이란 이런 것?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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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오늘은 기자들과 함께하는 멜버른 여행의 마지막 날. 일부러 세인트 킬다 마켓이 열리는 일요일에는 투어 프로그램 예약을 하지 않았다. 지도를 펼쳐 들고 멜버른의 하이 패션을 선도한다는 채플 스트리트 (chapel Street)에서 아이쇼핑을 즐긴 뒤에 세인트 킬다 (St. Kilda)로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색다른 멜버른을 만나는 곳


ⓒ트래비

‘호주 패션의 1번지’인 멜버른의 명성을 더욱 견고히 만드는 거리답게 거리 전부가 디자이너 부티크로 가득 채워져 있고 거리를 다니는 멋쟁이들이 이 거리의 명성을 실감케 해준다. 이세이 미야케, 아르마니 같은 해외 명품 패션에서부터 라메튼(Lamerton), 사바(Saba), 콜레트 디너건(Collette Dinnegan), 아라나 힐(Alannah Hill) 같은 실력 있는 호주 디자이너들의 상점도 있다. 

아라나 힐에 들어가 멜버른의 최신 유행을 느껴 본다. 한국에서는 웬만한 파티에서나 꽂고 다닐 만한 커다란 코사지 같은 헤어핀과 드레시하고 꽃무늬가 예쁘게 프린트된 쉬폰 드레스는 멜버른의 멋쟁이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쇼핑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이곳에서 그녀들을 자제시키는 건 가격. 수진이 입은 핑크의 드레스는 AS$549(약 40만원), 기자들과 수진을 깜짝 놀라게 만든 수현을 대변신시킨 그린 쉬폰 드레스는 AS$689(약 50만원)였다.

눈에 아른거리는 드레스를 뒤로하고 향한 세인트 킬다. 흐릿한 날씨와 쌀쌀한 기온과는 어울리지 않는 야자수 나무에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복고풍의 상점과 부티크를 비롯하여 레스토랑, 기념품점 등이 수없이 많아 현지인은 물론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이끄는 곳이기도 하다. 매주 일요일에는 주말장이 열려 더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되니 그 기회를 어찌 놓치랴. 하지만! 그 어디에도 장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바닷바람에 옷깃을 여민 사람들 몇몇만이 지나다닐 뿐이었다. 인근의 사람들에게 세인트 킬다 마켓을 묻자, 악천후에는 장이 취소되기도 한다고 말해 준다. 실망스러운 마음에 가벼운 해변가 산책만 하고는 다시 트램을 타고 브룬스윅 스트리트로. 

아라나 힐(Alannah Hill) 핑크와 꽃무늬, 로맨틱하고 페미닌한 의상이 엘레나 힐만의 스타일. 533 Chapel Street에 위치하며 문의는 (03) 9826 2755 www.alannahhill.com.au 

세인트 킬다 가는 방법   알버트 파크(Albert Park: STOP 128)에서 96번 트램을 타고 St Kilda Beach(STOP 140, 종점)에서 하차한다. 소요시간 약 15분, 세인트 킬다 마켓은 매주 일요일 10:00~17:00까지 열린다.

여행도 인생도, 조여 주고 풀어 주고

ⓒ트래비
우리나라에는 삼청동과 인사동이 있다면 멜버른에는 카페거리 브룬스윅(Brunswick)이 있다. 낮에는 다양한 개성 만점의 아이템이 즐비하고 여유가 넘치는 이야기와 차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밤에는 멜버른의 지치지 않는 열기로 가득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동네가 바로 이 브룩스윅이다. 이 거리는 다운타운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칼튼 공원에서 한 블럭 건너에 위치해 있다. 특히 이곳의 카페와 펍들은 다운타운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복장에 제한이 없어 편하게 즐기기에 적당해 배낭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무임승차와 마켓을 가지 못한 상실감으로 피로해진 일요일 오후 브룬스윅에서 맘에 드는 카페를 찾아 헤맨다. 수현이 인터넷 카페에서 미리 알아 온 여러 카페가 눈에 띄었지만 가장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가자고 합의하고는 골목골목을 샅샅이 후빈다. 멋스러운 그래피티가 그려진 낡은 벽과 덕지덕지 포스터가 발린 커다란 벽면, 개성 있는 카페, 주얼리 상점과 서점에서는 <고양이에게 배우는 인간관계>, <닥터 Q에게 들어보는 성상담> 등 재미난 컨셉의 책도 킥킥거리며 읽어 본다. 

멜버른에 도착한 이후 보고, 듣고, 느끼고, 감동하고, 행동하고, 위반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 위해 정신없이 내달리기만 했다. 남의 여유로운 모습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더 많이많이 보고 다니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 정작 자신들의 여유에는 옹색할 수밖에 없었다. 

작정하고 늘어져 있어 보자며 들어간 브룬스윅의 카페 블랙 캣(Black Cat). 달콤한 핫초코, 창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한 햇살, 도란도란 밀어를 속삭이는 부러운 커플들. 나른한 오후 여유롭게 여행 다이어리도 정리하며 제대로 릴랙스(relax). 

블랙캣 252 burnswick street (03)9419-6230

우리의 화려한 밤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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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의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멜버른 전망대(Mel bourne Observation Deck).  전망대는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리알토 타워에 위치해 있다. 어둑해질 무렵의 멜번 시내를 눈에 가득 담는다. 하나 둘 불이 켜지면 반짝반짝 멜버른은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을 뽐낸다. 

오늘의 만찬은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에서 마련해 준 스테이크 만찬. 크라운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에 위치한 넘버 8 레스토랑(Number 8 Restaurant & Wine Bar)에서 근사한 만찬을 즐겼다. 첫날의 어색함부터 기자들 몰래 호텔을 빠져 나가 둘만 누볐던 멜버른의 밤거리와 우리가 만났던 동물 친구들, 아쉬웠던 여행과 재미난 에피소드까지. 수진, 수현의 이구동성. “꼭 다시 와야지. 그땐 좀 더 따뜻할 때에!”  

멜버른 전망대 525 Collins Street, 리알토 타워 55층  
문의 (03)9629 8222 www.melbournedeck.com.au  

넘버 8 레스토랑
크라운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 1층, 8 Whiteman Street
문의 (03) 9292 7899 www.crowncasino.com.au

★ epilogue

‘파란만장’ 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가? 악천후 속에서도, 그토록 고대하던 세인트 킬다의 장이 취소됐을 때도, 하염없이 펭귄들의 퍼레이드를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것도, 무임 승차를 하다 검표원들에게 걸려 ‘큰일’났을 뻔했을 때도 우리는 외쳤다. Who knows? It’s Melbourne! 아무렴 어때? 우리는 온통 멜버른에 물들어 버린 걸. 

◆ 멜버른의 무법자, 수진의 ‘무임승차기’ 

엄격하고 원칙적인 호주 사람들이라는 것을 정녕 몰랐단 말인가. 툭하면 무단횡단에 급기야는 무임승차를 밀어붙이던 수진. 소심한 수현과 두 기자들은 처음에는 마음을 졸이며 “쟤 왜 저러니”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함께 대로변을 휙휙 잘도 무단횡단 하는 경지까지 올랐다. 

2시간 탑승에 우리 돈 2,300원인 트램 비용을 아끼기 위해 “어차피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데 뭐 어때?”라며 기자들과 수현을 살살 꼬드기던 수진. “설마 우리가 재수 없게 검표원의 검사를 받겠어?”라며 자신만만 했지만 역시 ‘설마’는 사람을 잡는 위험한 ‘명제’다. 

사실 처음부터 완전 무임승차를 시도한 건 아니었다. 총 네 명 탑승에 두 장분의 티켓은 끊었다. 채플 스트리트에서 세인트 킬다까지 한 번은 무사통과. 자신만만하게 세인트 킬다에서 브룬스윅 거리로 가던 도중, 트램에서 룰루랄라 셀프 카메라를 찍어대다 옴짝달싹 못하게 앞문과 뒷문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네 명의 검표원에게 붙잡혀 “어… 어떤 사람이… 두 명에 한 장만 끊어도 된다고 말했는데요…”라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던 수진.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에 다른 일행의 행방은? 고개를 떨구었던 기자와 마치 동행이 아닌 것처럼 다른 위치에서 구경꾼인 양 행세한 사진기자, 그리고 ‘돌’이 되어 버린 수현…. 변명 같겠지만 혹여 멜버른에서의 무임승차를 꾀하는 독자들을 위해 수현과 수진이 실험한 결과, 검표는 생각보다 ‘자주’ 실행된다. 그러니 자나 깨나 무임승차는 ‘금물’이다.

▒ 유학생 황지수씨의 증언

“무임승차요? 어떻게 그렇게 간 큰 행동을 했대요? 진짜 벌금을 안 물었어요? 요새는 막 영어 하나도 못 듣는 척하고 자기네 나라 말로 하고 그러면 콜센터에 전화해서 그 무임승차객의 국적에 맞는 사람을 바꿔 줘요. 유학생들도 요새 무임승차 안 하는데. 그 독자들 참 대단하네요!” 

◆ 알고 타자 ‘트램’, 하지 말자 ‘무임승차’

1. 시티서클 트램을 활용한다

멜버른의 명물인 트램은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멜버른의 모습을 상징하기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다. 각 주요 관광지를 여행하는 데 유용한 시티 서클 트램은 직사각형 형태의 멜버른 시내를 크게 한 바퀴 돈다. 관광객에게 특히 좋은 점은 이 트램이 무료라는 것. 멜버른 시를 모두 도는 데에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하며 매주 목, 금, 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2. 원하는 곳을 갈 때는 유료 트램을

트램은 시티서클 무료 트램과 유료 트램이 있다. 시내 외곽이나 멜버른 시내 곳곳을 여행하려면 유료 트램을 이용해야 한다. 유료 트램을 탈 때는 트램 앞에 표시된 종점을 확인하고 목적지를 확인한 뒤 트램을 탄다. 트램 안에는 노선표가 비치돼 있으니 참고하자. 

3. 트램 티켓 사는 방법 

트램에서 사용하는 티켓은 지하철, 버스 티켓과 동일하며 지하철역이나, 트램 안에서 구입할 수 있다. 트램 내부에서 구입할 경우, 실내에 비치된 파란색 티켓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고 구간(ZONE 1, 2, 3)과, 티켓 유효기간(2시간, 1일, 1주일, 1달), 티켓 수량 버튼을 누른 후 나오는 티켓을 받아 자동판매기 바로 옆에 있는 벨리데이터(Validator)에 넣어 승차하였음을 신고한다. 종종 티켓을 구매하고 신고를 하지 않아 인스펙터(트램 검사관)들에게 의심을 사서 벌금(약 AS$200)을 내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하자. 

트램에서 내릴 때

트램에서 내릴 때는 천장 쪽 손잡이에 길게 걸려 있는 줄을 잡아당길 것. 간단하지만, 트램을 처음 타는 사람들이 종종 당황하곤 한다. 시티서클 트램은 매번 정차시 안내방송이 나오고 유료 트램은 스톱 넘버를 표시해서 방향지를 알려준다. 정거장에도 스톱 넘버와 루트가 써 있으므로 내리기 전에 보고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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