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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집 - "나는 소망한다, 뜨끈한 칼국수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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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나는 소망한다, 뜨끈한 칼국수를!"

칼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마니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칼국수 집을 정해 놓고 다닌다. 칼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칼국수가 그 이름처럼 ‘칼로 썰어야 하는 수공’이 중요한 만큼 주인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데 그 좋아하는 이유를 두고 있다. 필자의 경우 서울에서는 종로 3가의 '할머니 칼국수'를 주로 다닌다. 하지만 이번 호에는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칼국수 집 2곳을 소개한다. 바람이 불면 뇌 속에서 뼈 속까지 '나는 소망한다',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을.

신도시의 맛집들은 의외로 맛있다. 같은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계획 도시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소문이 금방 나고 일정한 수준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이나 일산이 그러하다. 일산이나 분당의 성격 차이처럼 음식도 차이가 난다. 분당이 뉴욕의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면 일산은 이태리를 연상시킨다. 

ⓒ트래비

일산의 수많은 식당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일산 칼국수'(031-975-2204, 903-2208)다. 칼국수에 관한 한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의 칼국수는 닭 칼국수다. 시원하고 담백하며 고소한 국물은 이 집의 유명세가 결코 허세가 아님을 증명한다. 꼬들꼬들하고 목 넘김이 좋고 달달한 면 역시 균형이 잡혀 있다. 불규칙한 면발은 오히려 더 정감이 들고 믿음직스럽다. 

거기에 얹어져 나오는 고명 또한 일품이다. 닭 가슴살을 죽죽 찢어 놓은 것들이다. 부드럽고 쫄깃한 것이 면과 육수와 더불어 완전한 삼각 트라이앵글을 형성한다. 여기에 마음껏 담아 먹는 겉절이 김치 또한 닭 특유의 기름기 때문에 생기는 느끼함을 시원하게 변환시켜 준다. 이 맛 때문에 넓고 넓은 주차장과 커다란 식당은 사람들로 언제나 만원이다. 

음식에 관한 한 여러 가지를 균형 잡히게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량으로 만들어 내며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은 더더욱 그러하다. 일산 칼국수에 수십 번을 갔지만 일정한 맛을 낸다. 주방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음식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집, 일산이라는 상호를 부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일산을 대표할 만한 식당이다.
 
돈암동에서 미아리 고개 방면으로 가다 보면 '밀양손칼국수'(02-924-7107)라는 상호가 붙은 자그마한 칼국수 집이 하나 있다. 내부도 무척 좁고 인테리어와는 전혀 무관한 집이다. 그러나 가게 앞에는 언제나 고급 승용차가 한두 대는 서 있다. 이 집은 담백하고 시원한, 양도 꽤 되는 칼국수를 내놓고 있다. 국물은 은근하게 깊은 맛이 우러난다. 꾸불꾸불한 제멋대로의 면도 꼬들하다. 아직 대중적인 명성은 얻지 못하고 있지만 나이 지긋한 분들 사이에서는 조금 알려진 곳이다. 칼국수와 더불어 내놓는 문어나 전, 수육 등의 음식들도 만만찮은 실력들이어서 하나밖에 없는 방은 은밀한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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