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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윤정수 - 웃음 뒤에 빛나는 다부진 야망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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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함께 여행 가고 싶어요” 

유명인이라 까다로울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개그맨 윤정수는 ‘사진 찍는 조건’만 내걸고는 순순히 인터뷰에 응한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사진만 안 찍으시면 됩니다.” 이 조건을 내건 까닭은 많은 사진을 찍어 놓고도 개그맨이라고 항상 우스운 표정을 지은 사진들이 지면에 선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성은 감출 수 없다더니 사진기를 들이대자 끼가 발동한다. “제가 어디 가겠어요” 하더니 이런저런 재밌는 포즈를 만들어 낸다.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서 사진 촬영 끝! 데뷔한 지 ‘13년째라고 하니’ 프로긴 프로다.

 윤정수를 만난 것은 막 비가 올 듯 흐린 어느 날 늦은 오후, 그가 친구와 동업하고 있다는 압구정동 퓨전 포장마차 ‘안2(安2)에서였다. 그를 만나서는 세 번 놀랐다. 첫 번째는  텔레비전에서 볼 때보다 실물이 훨씬 잘 생겨서였고, 두 번째도 보기와는 달리 소탈하고 사려깊은 모습 때문이었고 세 번째는 다부진 비즈니스 마인드와 욕심 때문이었다.

최근 다이어트를 한 덕분일까. 실제로 보니 “실물이 더욱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제로 토마토와 약간의 밥만 먹으며 약 3개월간 8kg 정도를 감량했다고 한다. 그의 열혈팬이거나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미 느꼈을 터. 각종 도전에 임하는 그의 몸놀림이 예전보다 날쌔고 턱선이 살아 있지 않던가.

강릉 출신인 윤정수에게 고향 얘기부터 물었다. 강릉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행지 중의 한 곳이 아닌가. 그랬더니 대뜸 추억을 얘기한다. “신세계에 대한 호기심, 옛 추억을 살리기 위해 하는 게 여행 아닌가요? 강릉에 대해 많은 추억과 향수병을 가지고 있지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족 모두 서울로 올라왔거든요. 예전에 살았던 집에 가보고 싶은데 그 집에 없어졌다네요. 나중에 나이 들면 고향에 가서 살고 싶어요.”

그의 소탈함과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윤정수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심어 준 프로그램, MBC <느낌표>‘아시아 아시아’를 촬영할 때였다. 주로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족들 소식을 전해 주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윤정수는 산타클로스가 됐다.

“전세계 각국에 제 물건들이 많이 퍼져 있을 거에요. 밥통, 빙수 기계, 토스트기, 보온병, 접시, 옷, 치약, 칫솔, 침대카버, 시트, 방석, 문구류 등을 시장 가방 2개 정도에 챙겨가서 그곳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어요.” 산타클로스의 역할은 첫 방문지인 방글라데시에서부터 시작됐다. “귀국할 때 바지, 민소매, 신발만 신고 빈 트렁크 가방 끌고 들어왔지요.” 알 만한 사람들에겐 다 알려져 있지만 윤정수씨는 몸이 불편(그의 어미니는 청각장애우다)한 홀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사는 효자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가 제일 놀랍다. 윤정수씨는 4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영인이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했던 <안2>를 비롯해 <안 본점>, <청담안>, <쏘(So)> 등을 친구와 운영하고 있다. 각각의 컨셉도 다르다. <안2>는 업그레이드된 실내 포장마차이고 <안 본점>은 로바다야키, <청담안>은 퓨전 레스토랑, <쏘>는 가라오케를 겸한 음식점이다. 7월 중으로 부산에 5호점을 오픈하고 1년 내로 10호점까지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인테리어 소품도 직접 고르는 안목과 열성을 발휘하며 사업에 매진 중이다. <안2>의 도시락밥 등도 그의 아이디어다.

“돈 많이 벌어서 멋지게 쓸려고 합니다. 나중에 번 돈의 반 정도는 사회복지사업에 투자하고 싶어요. 선행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물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사업에서 벌어 들인 돈은 100% 재투자하고 있어요. 목표를 세우니 굉장히 열심히 일해요. 단, 과욕을 부리지는 않지요. 아이디어만 있으면 어디든지 탈출구, 돌파구는 있기 마련이에요.”

컨셉을 다르게 한 이유는 외부 여건에 따라 오는 반응이 다르기 때문. 음식문화와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다양한 컨셉으로 장기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그가 건네준 레스토랑 비즈니스 노하우의 하나. 비가 오는 날이면 퓨전 레스토랑이 잘 안 되고 적당한 가격대의 실내포장마차 등이 잘된다. 날씨가 좋은 날은 퓨전 레스토랑이 잘된다. 경기가 좋을 때면 다 잘되지만 안 좋을 때는 단가가 비싼 퓨전 레스토랑만 잘 된다. “이익을 거두려면 확실히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비즈니스 지론이다.

 “하루 서너 시간 정도밖에 안 잔다”고 말하는 윤정수씨. ‘아시아 아시아’나 ‘러브하우스’ 등을 통해 함께 사는 기쁨을 주는 꿈은 이뤘다. 또 다른 꿈이 있다면 개그맨으로서 무장 해제시키고 웃길 수 있는 작품을 하나 만나는 것이다. 다부진 체격만큼 다부진 꿈을 안고 사는 그. 이제 텔레비전에서 그를 보면 웃음 뒤에 숨겨진 그의 야망이 먼저 생각날 것 같다.

 


 - 촬영이나 여행시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부처님의 치아를 모셔둔 스리랑카의 불치사. 지붕이 다 금으로 돼 있다. 500m 밖에서 봐도 눈이 부실 정도다. 정확한 지명은 기억 못하지만 산 하나가 소금으로 돼 있는 소금광산도 기억에 남는다. 키르키즈스탄의 화산 수증기 사우나 등도 재밌다. 주로 촬영한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어서 참 많이도 다녔다.

 -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너무 많아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다. 사람들 사는 게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여자들은 민족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위기, 환경에서 사느냐에 따라 여자들의 성격과 관습 등이 확연히 차이가 나서 놀라웠다.

 - ´아시아, 아시아´, ´상상원정대´ 등 주로 많이 다니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같이 출연하는 다른 연기자들을 보면 엄청 피곤하고 힘들어 보인다. 특별히 체력관리를 하는 요령이 있는가?

아무데서나 잘 자고 잘 먹는 편이다. 오히려 출국하면 편하다. 한국에서는 거의 잠을 못 잘 정도로 바쁘기 때문에 비행기에 있는 시간들이 여유롭고 느긋하다. 외국 나가면 오히려 쉬러 가는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여행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를, 누구와 가고 싶나? 

안타깝게도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했다. 세계사 책을 펼쳐 놓고 유적지를 연결해 여행해 보고 싶다. ´아시아, 아시아´를 촬영하면서 비단길의 한부분을 자주 맞닥트렸다. 참 좋았고 살아있는 공부가 되더라.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를 시켜줄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기회가 되면 어머님을 모시고 여행하고 싶다. 몸이 불편하셔서 자주 못 모시고 다녔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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