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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난터우 - 타이완의 심장이 두근거린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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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빛 찬란한 ‘타이완의 눈’  일월담


ⓒ트래비

(좌) 일월담 한가운데 자리한 섬
(우) 일월담 유람선


타이완의 중심 난터우, 그리고 난터우의 한가운데에는 일월담(日月潭)이 있다. 타이완의 눈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영롱한 물빛을 자랑하는 천연 담수호다. 호수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의 사이사이를 흘러내린 계곡물은 마침내 일월담에 이르러 안정을 찾은 듯 고요하게 일렁인다. 그 맑고 투명한 물은 깊이를 더해 가며 찬란한 옥빛으로 빛난다. 

해발 약 800m에 위치해 있는 일월담은 내국인들뿐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도 휴가철이면 바다를 건너 찾아올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일월담을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비가 막 개인 뒤이다. 비가 개이면서 호수 위로 무지개가 뜬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호수 뒤편의 산 너머로 해가 떨어지며 하늘을 온통 붉은, 보랏빛으로 물들이는데 거울 같은 호수 표면이 그 빛깔을 그대로 담아내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한다. 또 새벽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올라와 구름처럼 눈앞을 오가니 신비롭기까지 하다. 일월담이 만리장성, 황산 등 ‘중국 10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이 절로 수긍이 됨 직한 풍광이다. 

일월담을 둘러싸듯이 조성돼 있는 산책길은 우거진 나무들 사이사이로 잔잔한 호수를 언뜻언뜻 내비치며 운치를 자아낸다. 하지만 유람선을 타고 호수 위로 미끄러져가는 즐거움에 비할까. 

유람선이라기보다는 요트에 가까운 배를 타고 호수 한 가운데로 나아가면 섬을 하나 만나게 된다. 지진으로 반쯤 가라앉았다는 섬에는 각종 수생식물들이 보기 좋게 자라나고 있고, 옥빛 호수와 푸른 식물들 사이로 난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물에 잠긴 계단, 누군가의 집의 대문이었을 문짝 등은 물속 비밀의 화원에 발을 들여놓은 것처럼 별세계를 펼쳐 놓는다.

“소원을 들어주세요”  문무묘


ⓒ트래비

(좌) 문무묘 전경
(우) "소원을 들어주세요"


일월담 주위에는 당나라 때 천축국에 불경을 구하러 갔던 삼장법사의 사리를 모신 사당 등 여러 볼거리가 있지만 문무묘(文武廟)만큼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이유인즉슨 문무묘에 모셔진 관운장과 공자님이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때문.
문무묘는 말 그대로 문인인 공자와 무인인 관운장을 함께 모신 묘다. 일월담을 지긋이 내려다보듯 자리잡은 묘는 붉은색과 주홍색으로 치장하고 화려함을 자랑한다. 정문 앞에는 이러저런 기념품과 먹거리를 팔고 있어 시끌시끌하지만, 웅장한 정문을 지나면 너른 마당이 나오고, 다시 계단을 오르면 향 냄새가 은은하게 흘러나와 엄숙한 느낌을 준다. 

제단에는 황금빛으로 온몸을 두른 관운장과 공자가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소원을 말하라는 듯한 눈길을 보낸다. 소원을 비는 방법은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제단 위에 놓인 강낭콩처럼 생긴 나무토막을 두 손에 곱게 모아 쥔 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를 먼저 말하고 소원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윷놀이를 하듯 나무토막을 던지는 것. 윷가락처럼 한쪽은 둥글고, 다른 한쪽은 평평한 두 개의 나무토막이 서로 엇갈려 나오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의미다. 그 후 젓가락 같은 번호표를 뽑으면 해당 숫자의 점괘를 받아 소원을 어떻게 성취하게 해주실지 확인하면 된다. 물론 아리송한 점괘를 받아들고 머리를 갸우뚱하기가 다반사지만, 관운장과 공자님의 그 깊은 뜻을 범인들이 어찌 알까? 어쨌든 소원이 성취된다는 믿음만으로도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사찰도 이젠 과학이다!  중대선사


ⓒ트래비

1,3 대웅전 소원빌기
2. 중대선사 전경


세계 3대 종교 건축물 가운데 하나라는 중대선사(中臺禪寺). 이처럼 세련(?)되고 과학적인 사찰이 또 있을까. 절이라고 해서 고즈넉하면서도 운치가 넘치는 천년고찰을 떠올렸다면 멀리서라도 중대선사를 바라보는 순간 급격한 반전을 맛보게 되리라. 

37층의 규모에 사찰의 높이가 108m에 이르며, 대리석으로 전신을 두르고 있는 것도 모자라 황금빛으로 치장하고 있어 절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만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겉모습만이 아니었으니, 정문을 지나 대웅전을 거쳐 37층까지 오르는 동안 감탄사는 끊이질 않는다. 

먼저 사찰 건물의 입구에 해당하는 정문이 예사롭지 않다. 두 짝의 육중한 금속으로 된 가운데 여닫이문의 높이는 11.5m, 한 쪽의 무게만 5.5t이다. 이 거대한 문을 누가 열고 닫을까 의심스럽지만 한 사람이 한 손으로 쉽게 밀고 당겨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정문을 지나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번뇌를 삼켜버린다는 불룩한 배를 가진 보살상이 있고, 그 뒤에는 사찰을 보호하는 듯한 준엄한 표정의 장군상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건물의 기둥 역할을 하는 4대 천왕의 웅장함에 비길 것은 아니다. 높이는 12m, 무게는 120t에 달한다는 천왕들은 각기 다른 물건들을 손에 쥐고 있다. 칼은 바람을, 악기는 조화를, 우산은 비를, 용과 석탑은 순조로움을 뜻한다고 한다. 이들 천왕은 중국 본토에서 들여온 화강암을 여러 부위로 나누어 조각해 조합한 것으로, 해마다 6일 동안 인간계에 내려와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웅보전에 올라 관음보살에게 꽃을 바치며 소원을 빌고, 제각기 다른 손 모양과 재질로 된 불상들을 거쳐 5층에 오르면 참선을 위한 드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묵언수행을 위해 만들었다는 이곳에는 방음을 위한 거대한 문이 있는데, 이 미닫이문 역시 한 손으로 힘을 써도 스르르 밀리니 또 한번 눈이 휘둥그레진다. 

16층에는 불경이 새겨진 목조탑이 우뚝 서 있다. 사찰 내부에 이처럼 높은 목조 건물이 있다는 것도 새롭지만, 탑 주위의 벽에는 모두 수공으로 만들어 붙였다는 2만개의 부처님상이 있어 불심을 저절로 불러일으킨다. 더군다나  어두워지면 이들 부처님상의 후광에 해당하는 부분이 다채로운 색깔의 빛을 발한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공개를 하지 않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인 37층에 이르면 또 다른 신비를 체험하게 된다. 연꽃을 상징하는 엘리베이터는 투명한 유리창으로 각종 경전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는 밖을 내다볼 수 있고, 금정이라 불리는 37층은 둥근 공 모양으로 스님들의 수행을 위한 공간이다. 

공의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곳에 서서 목소리를 발하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자기 자신에게로 그 소리가 되돌아오는데, 그것이 마치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쩌면 그곳은 자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공간일지도 모른다.

볼거리, 탈거리의 백화점  구족문화촌


ⓒ트래비

1. 디오라마로 재현해 놓은 원주민의 생활상
2. 구족문화촌의 공연
3. 공연의 엔딩 부분
4. 구족문화촌의 탈거리



구족문화촌(九族文化村)은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민속촌을 한데 묶어 놓았다고 하면 이해가 가장 빠를 것이다. 그만큼 볼거리와 탈거리가 넘쳐나는 것은 당연지사. 소풍을 나온 현지 학생들 및 가족들과 함께 그들만의 독특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것도 구족문화촌의 장점이다. 

물론 청룡열차나 자이로드롭, 바이킹과 같은 탈거리들은 타이완에까지 가서 즐길 이유가 없지만, 타이완에 현존하고 있는 아미족, 비남족 등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고산족 또는 산지동포라고도 불리는 타이완 원주민들은 말레이-폴리네시아계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주로 화전을 일구며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 한족들이 들어오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는 중국화와 현대화에 밀려 점차 소멸돼 가고 있는 상황. 구족문화촌의 진정한 존재 이유는 이들의 작지만 소중한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구족문화촌을 돌아보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위에서부터 차례로 내려오며 각 원주민들의 생활을 엿보는 것이다. 민속촌처럼 오밀조밀하게 구성돼 있는 마을마다에는 실제 사람 크기의 디오라마로 그들의 전통의상과 가옥, 생활풍습을 재현해 놓고 있다. 

나루완 공연장에서는 원주민들의 화려한 전통의상과 춤, 노래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여성의 다소곳하면서도 매혹적인 춤과 남성의 근력, 호전성이 만나는 듯한 공연의 짜임새도 볼 만하지만,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해 줄 타고 물 건너기 등을 함께해 보는 등 원주민 문화 체험에의 기회도 선사해 즐거움을 더한다.

꿈꾸던 숲속의 산책  시터우삼림유원지


ⓒ트래비

1. 시터우삼림유원지의 숲길
2. 시터우삼림유원지의 거석
3. 구름다리



시터우삼림유원지는 우리가 꿈꾸던 숲속의 산책을 실현시켜 주는 곳이다. 고개를 꺾어 들어야만 그 끝을 볼 수 있는 거대한 나무들과 햇빛이 살랑거리는 잎과 잎 사이를 뚫고 들어와 빛줄기를 산책로에 내려 주는 곳. 게다가 산중에 위치해 있어 타이완의 열기는 선선한 공기로 뒤바뀌어 시원하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시터우는 타이완 현지인들의 피서지와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시터우삼림유원지의 본래 목적은 대학의 삼림연구를 위한 것이지만, 그만큼 사람의 손길을 멀리할 수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해발 1,780m에 이르는 전망대에 오르면 난터우에 자리잡은 3,000m급 거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고봉 옥산(3,952m)을 위시하여 층층이 아득한 구름 사이로 멀어지는 산맥들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전망대에서 산책을 즐기며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지난 1999년 지진 때 굴러 떨어졌다는 거석을 볼 수 있다. 장정 약 삼십 명 정도가 양팔을 벌려야만 감쌀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바위가 산 아래를 굽어보는 듯 오롯하게 서 있는 모습이 신비롭다. 

시터우에는 이외에도 볼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수령이 2,800년이나 됐다는 높이 46m의 삼나무는 신목(神木)이라 불리며 신성시되고 있어 많은 현지인들이 찾아와 기도를 드린다. 

또 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인 대학지라는 연못은 아름다운 아치형 대나무 다리로 유명한 곳이다. 새벽녘 물안개가 수면을 흐르고, 햇빛이 비쳐들기 시작하면 흰 옷을 입은 신선 하나가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다리를 건널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못이다. 밤이면 반딧불이 영롱한 빛을 밝히며 연못 주위를 맴돌아 장관을 연출한다니 시터우의 놓칠 수 없는 관광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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