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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 4현 ② 와카야마 현 - 바다 위 온천島에서 맞은 특별한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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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남쪽으로 뻗은 일본에서 가장 큰 반도인 기인반도에 위치한 와카야마.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고 온화한 와카야마는 귤이 유명해 제주도를 연상시킨다. 1,000년이 넘게 명성을 이어 온 시라하마 온천과 더불어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해안 풍광 일본 최대 다랑어 어항에서 맛보는 신선한 바다 등 감출 수 없는 매력이 여행의 묘미를 돋운다.

시라하마 온천 ㅣ 붉은 일출에 잠에서 깬다

“꿈이었을까. 호텔 방에서 이처럼 장대한 일출을 맞을 줄이야” 붉은 기운이 방 안 깊숙이 스며들며 잠을 깨운다. 호텔 베란다로 나가니 황홀하게 물든 절경의 바다와 굽이굽이 이어진 산줄기가 ‘무릉도원’처럼 신비롭다. 아름다운 일출을 담으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붉은 정적을 깨운다.

고가노이베이호텔에서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만났다. 고가노이베이호텔이 자리한 시라하마 온천은 일본 벳부, 아리마 온천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마을 중 하나. 13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라하마 온천은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미인탕’으로도 유명하다. 온천탕에 몸을 담그기만 해도 피부가 미끈미끈해지는 느낌이다. 뜨겁지 않은 온천수는 오히려 부드럽다. 덜 씻은 듯한 느낌 때문에 탕에서 나오자마자 샤워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베테랑 가이드는 온천 성분이 스며들 수 있게 자연스레 말리는 게 가장 좋다고 권한다. 

오사카에서 2시간30분이면 닿는 와카야마의 시라하마 온천은 도시 여행의 피로를 해소하려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온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당일 온천 코스로도 손색이 없지만, 유서 깊은 온천의 풍취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하루 숙박은 기본이다. 노천탕에서 즐기는 일몰과 일출 경관은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여행을 만들기 때문. 시라하마에는 90여 개의 온천 호텔이 즐비해있다.

산을 깎아 만든 ‘시라하마 온천 테마파크’는 태평양을 바라다보며 삼림욕과 온천욕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만2,000평 규모의 대형 온천 테마파크로 100% 천연 온천수를 이용하는데 유명한 매실 산지답게 일본의 전통음식 ‘우메보시’를 만들던 통을 온천탕으로 만든 점이 독특하다. 가족과 연인을 위한 특별탕이 50분에 1,000엔 정도. 오솔길을 따라 산책을 하면서 노천탕을 만끽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온천 마을의 골목에는 ‘아시유(족탕)’가 일상의 휴식처로 자리해 무료로 쉬어 갈 수도 있다. 


 ⓒ트래비

산단베키 ㅣ 파도와 바람의 조각 "예술이네"

온천으로 노곤해진 몸과 마음에 멋진 해안의 풍광을 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시라라하마 해수욕장은 눈부시게 하얀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시라하마가 본래 ‘하얀 해변’이라는 뜻이라더니 그 진면목을 예서 볼 수 있는 셈. 매년 호주에서 모래를 수입해 이곳에 뿌린다는데 화산섬에서 흔하지 않은 백사장을 보기 위해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이  이곳을 찾는다. 

해질 무렵이면 시라하마의 상징 엔게츠도로 발길을 옮겨 보자. 중앙에 원형의 침식동굴이 패인 작은 섬 ‘엔게츠’는 엔(円) 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독특하다. 붉은 노을과 함께 섬 구멍에 태양이 들어설 때 사진을 찍으면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멋진 해안 풍광을 담을 수 있다. 

수백 년 전 ‘쿠마노 수군’이 배를 숨겼던 은신처였던 ‘산단베키’ 동굴도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동굴에서는 파도의 포효를 코앞에서 만날 수 있고 일본에서 제일 큰 물의 신을 모시는 신사, 쿠마노 수군들의 생활상들도 엿볼 수 있다. 자살 절벽으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시라하마 바다는 오늘도 거칠게 흔들리는 구나”라며 못 이룬 사랑의 애절함을 담은 유서도 눈길을 끈다.  

산단베키 옆에는 다다미 1,000장을 깔아놓은 듯 거대한 암석이 인상적인 경승지 ‘센조지키’가 있다. 돌로도 긁어지는 암석의 특성 탓에 사랑의 낙서가 곳곳에 새겨져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태양이 강렬하니 모자를 챙기는 게 좋다.

나카노시마 가츠우라 온천 ㅣ 바다를 품고 노천 온천을 즐기다 


 ⓒ트래비

바다 위 작은 섬 위에서 즐기는 노천욕은 말만으로도 황홀하다. 와카야마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가츠우라 온천’은 시라하마 온천과 더불어 난키(南紀) 지역을 대표하는 온천으로 불린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나카노시마호텔은 섬 전체가 하나의 온천 리조트다. 나치가츠우라 항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가츠우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로 손꼽힌다.

기품 있고 차분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나카노시마호텔은 141개의 객실 전부가 다다미방이다. 온천을 체험하러 온 여행인 만큼 다다미방이 제격이다 싶다. 체크인을 하니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은 오카미(女將·여관 여주인)가 친절하게 방까지 안내해 준다. 창문 사이로 호쾌한 태평양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가슴까지 시원하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호텔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다를 품은’ 노천탕. 바다와 낮은 돌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전혀 여과되지 않은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온천의 뜨거운 김이 몸을 살살 녹인다. 온천탕과 바다의 거리는 불과 한 걸음, 지금 있는 곳이 온천인지 바다인지 착각 속에 빠진다. 

신경통이나 피로 회복에 특효가 있다는 ‘유황천’으로 탕에 들어서면 독특한 유황 냄새가 풍기지만 이내 상쾌한 바람에 씻겨진다. 노천탕은 1층 남탕, 2층 여탕으로 돼 있는데 여탕에서 남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이면 섬 정상에 올라 한가로이 산책도 할 수 있다. 10분가량 걸어 올라가 정상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은 새로운 감회를 느끼게 한다. 

온천 후에는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가이세키(회석) 요리도 맛볼 수 있는데, 고래 베이컨은 다소 비싸지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호텔은 2인 1실 기준에 하루 숙박은 1만6,000엔, 조식을 포함하면 2만엔 수준. 와카야마현 남부 가이가츠 역에서 내려 7분 정도 가면 선착장에 닿는다. 이곳부터 호텔까지 선박이 수시로 운항된다. 

구마노고도 ㅣ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신앙의 길 

ⓒ트래비
와카야마 남부 다이지시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렸을까. 200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구마노고도(熊野古道)가 위치한 기이산지에 닿는다. 신앙의 길로 불리는 이곳은 예로부터 천황이 교토에서 혼구, 하야타마, 나치 대신사 등 구마노 삼산을 참배하려고 걸어온 것이 시초가 돼 1,000년을 이어 오고 있다. 해마다 내국인들이 즐겨 찾는 유서 깊은 이 길은 외국인들에게도 특별한 감동을 주는 관광 상품으로 맥을 잇고 있다. 구마노고도는 간사이 와카야마현, 나라현, 미에현까지 넓게 펼쳐진다.

황족, 무사, 서민에 이르기까지 현세 정토를 갈망하고 무사안일을 기원했던 일명 ‘구마노고도 길’은 여전히 참배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구마노의 뜻도 황천, 즉 이 세상 밖의 세상이라는 의미란다. 이 구마노고도의 초입이 바로 다이몬자카(大門坂)다. 다이몬자카 양 옆에는 800살을 먹은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끼에 낀 돌이 세월을 짐작케 한다. 헤이안시대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000엔의 비용이 든다.

구마노나치 대신사에 오르면 제일 먼저 웅대한 나치 폭포가 눈에 잡힌다. 높이 133m로 일본 제일의 폭포인 나치 폭포는 직각으로 깎아 지른 수직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수와 주변의 이끼류, 갖가지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신사 쪽에 올라 붉은 색의 탑을 배경으로 구도를 잡으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17년에 창건한 구마노나치 대신사는 주황색이 세월이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선명해 시선을 끈다. 이 신사에서 소원을 빌면 무병장수, 소원성취 등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독특한 건축 양식의 구마노츠쿠리 본전에는 구마노곤켄 만다라 등 국가 중요문화재도 자리했다. 신사 옆으로는 일본 불교의 발상지격인 세이간토가 자리해 신사와 사찰이 어우러진 일본의 독특한 종교 풍경을 연출하며 일본의 종교 문화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슈우메보시 ㅣ 그 맛에 반할 수 밖에 

 ⓒ트래비
우메보시에 대한 편견. 그 짭짜름한 매실의 맛 뒤에 감당할 수 없는 시큼함이 밀려온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그 맛에 놀라면 우메보시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매실 본고장 기슈(와카야마의 옛 이름)에서 맛본 신선한 우메보시의 맛은 깔끔함이 입에 척척 감긴다. 기슈 미나베 지역은 풍부한 태양과 온난한 기후를 타고나 품질 좋은 매화의 재배지로서 생산량, 생산액 모두 일본 제일을 자랑한다. 깐깐한 일본인들 입맛에도 ‘기슈’ 우메보시는 최고로 통한다고. 매실짱아치 우메보시 말고도 꿀 또는 설탕으로 절인 단맛의 아오우메, 상큼한 매실주, 가츠오부시와 매실로 절인 마늘, 매실잼, 아이스크림 등등 매실 요리 종류도 가지가지다.

가난한 농촌 마을이었던 미나베 지역은 매실 열매 판매만으로도 연간 소득이 100억엔에 달해 매실을 ‘파란 다이아몬드’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매년 2월이면 한눈에 백만, 향기로 십리라고 불리는 일본 제일의 매화나무 숲 꽃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몰리고 마츠리(4일)도 열린다. JR 미나베역에서 하차해 미나베바이린행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 하시쿠이이와 암석의 절경

와카야마 최남단 구시모토는 광대한 태평양에 면해 있어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진기한 바위인 하시쿠이이와 암석 및 해양 생물의 생태를 밝혀내는 해중공원을 찾는 관광객과 다이빙 파크를 찾는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시쿠이이와는 40여 개의 크고 작은 암석이 마치 다리의 말뚝처럼 일직선으로 바다 위에 줄지은 모습이 다채롭고 신기하다. 멋진 해안 풍광과 나란히 한 한적한 일본의 어촌 마을도 인상적이다. 일본 혼슈의 최남단으로 동경 135.46도, 북위 33.26도 지점인 이곳에서는 ‘혼슈 최남단 방문 증명서’도 받을 수 있다. 

★ 참치 해부쇼가 열리는 구로시오 시장



와카야마시 마리나시티에 위치한 구로시오 시장은 하루 2~3차례 참치를 직접 해부하는 해부 쇼가 펼쳐져 관광객의 시선을 끈다. 이름만 시장일 뿐 구로시오 시장은 백화점 해산물 코너보다 더 깨끗하게 정돈된 17개의 상점이 몰려 있다. 2층 ‘곤도아나’ 식당에서는 2,000엔이면 뷔페를 맘껏 먹을 수 있다. 시장 맞은편에는 유럽 항구의 정취가 넘치는 놀이공원 포르토 유럽이 있어 이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좋다.

★ 돌고래와 입맞춤, 월드돌핀리조트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월드돌핀리조트를 추천한다. 돌고래와 입맞춤을 하거나 등지느러미를 만져 보고 또 미리 신청을 하면 직접 돌고래와 놀며 헤엄을 치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와카야마 남부 다이지에 위치했다. 0735-59-3952




 ⓒ트래비

1. 6~7월 매화나무 아래 비닐 그물 망을 깔아 상하지 않게 열매를 수거한다.
2. 잘 익은 신선한 매실을 모아 깨끗이 닦고 크기를 구분해 직경 2m의 나무통에 담는다.
3. 매실 10kg당 2kg의 소금(천일염)을 뿌리고 1개월간 보관하면 매실초가 흘러나온다.
4. 소금절임한 매실을 통에서 꺼내 3일을 말리고 뒤집어 6일을 말린다. 수분이 많아서 말려도 말랑말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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