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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② 네팔을 색다르게 즐기자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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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을 히말라야 빼고는 상상할 수 없다면 반드시 치트완 국립공원(Royal Chitwan National Park)에 들러 보자. 색다른 네팔을 즐기는 것은 물론 이곳에서는 네팔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다. 보통 여유를 갖고 2박3일 정도 치트완에 머무는 것을 권하나 대부분의 리조트들이 매일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므로 1박2일만이라도 친자연적이고 친밀림적인 치트완의 독특한 분위기에 취해볼 것. 여행자여, 치트완에서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트래비

1. 시원~한 코끼리 샤워
2. 코끼리에게 바나나 건네주기
3. 코끼리 등에 타고 코뿔소 코 앞에서 보기!
 

09:00am 코끼리 타고 밀림으로 Go Go! 

이전에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즐겼던 코끼리 트레킹은 잊어도 좋다. 치트완에 왔다면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하는 코끼리 트레킹은 단순히 코끼리의 등에 업혀 숲을 한 바퀴 도는 수준이 아니다. 6~8톤가량 되는 거대한  코끼리의 등에는 조련사까지 총 다섯 명의 승객이 탑승한다. 영어와 네팔어까지 2개 국어를 알아듣는다는 영민한 코끼리가 ‘쿵 쿵’ 육중한 발걸음을 뗀다. 재주 많은 코를 이용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상태의 밀림 속, 빼곡히 들어선 키 큰 수풀을 헤치며 활보한다. 애초에 정해진 ‘길’이 있다기보다는 코끼리가 가는 곳이 곧 ‘길’이 된다. 코끼리의 다리가 다 잠길 정도 깊이의 도랑도 건너고 신기한 새가 울어대는 밀림의 이곳저곳까지 데리고 다니며 기이한 모양의 나무가 울창한 숲 여기저기를 구경시켜 준다. 유유히 밀림과 ‘식은 죽 먹기’의 가벼운 싸움을 하다가도 맘이 내킬 때는 그 자리에 서서 풀도 뜯고 제 볼일도 본다. 코끼리가 이끄는 대로 마냥 유람을 즐기는 중, 100m 앞 다른 코끼리에 올라탄 여행자들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에 호기심 증폭. 

“저기, 저기, 저기!!!” 

무성한 수풀은 ‘펑펑’ 무겁게 뛰고 있는 그 녀석의 실체를 가려 버린다. 몇 차례의 추격전 끝에 결국 그 커다란 ‘검은 그림자’를 놓쳐 버렸다. 그러나 잠시 후 키 큰 나무 뒤에 숨어 있는 덩치 큰 코뿔소를 코앞에서 발견하고는 입이 쫘악 벌어진다. 저보다 거대한 코끼리 앞에서 주눅이 들었는지 얼굴만 숨기고 등을 돌리고 있는 소심하기 짝이 없는 황소만한 코뿔소가 마냥 귀엽기만 하다. 

이처럼 치트완 국립공원에서는 코끼리를 타고 1~2시간 정도 밀림 속 탐험을 하면서 코뿔소를 비롯해 원숭이, 노루, 희귀한 열대 조류 등의 야생동물을 구경할 수 있다. 아주 아주 운이 좋다면 무성한 숲 속에 숨어 당신을 노려보고 있는 뱅갈 호랑이도 만나 볼 수 있을지 모른다. 

★ 치트완 국립공원이란? 

치트완 국립공원은 중앙 네팔의 평원에 위치한 정글 지역이다. 좀솜이나 포카라 등의 고지대에 비해 기온과 습도가 높고 아열대 식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야생 호랑이와 코뿔소, 코끼리, 악어와 수백 종의 조류를 볼 수 있는 정글이 네팔의 이곳, 치트완 국립공원에 펼쳐져 있다. 이곳은 이미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됐으며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로열 네팔 항공과 기타 다른 국내 노선의 비행 편을 이용하거나 야간에 이동하는 로컬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다.


ⓒ트래비

1. 진정 밀림 탐험이란 이런 것!
2. 나뭇잎을 뜯어먹는 코끼리. 꼭 웃는 표정을 짓는 듯 귀엽다.


11:00am
코끼리랑 함께 목욕할래요?

코끼리가 목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기다란 코를 호스처럼 사용해 강물을 쭈욱 빨아들여 세찬 물줄기를 만들어 육중한 몸의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조련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앉고’, ‘눕고’, ‘엎드리는’ 코끼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말 잘 듣는 어린아이를 보는 것마냥 무척 대견하다. 빳빳한 솔을 이용해 묵은 때를 벗기고, 걷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코끼리의 발톱도 정리하고 셀프 샤워로 마무리. 코끼리와 함께 목욕하는 프로그램은 구경만으로 끝이 아니다. 여행자가 코끼리의 등에 올라 타 샤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몇 차례의 시원한 분무질 후에는 여지없이 ‘물에 풍덩 빠뜨리기’. 마치 로데오 게임을 하듯 등에서 버티려는 사람과 떨어뜨리려는 코끼리의 한판 승부는? 보나마나 코끼리의 압승.


ⓒ트래비

1. 유유히 카누를 타고 즐기는 라프티강의 평화로운 풍경
2. 강가에 나와 일광욕 중인 악어
3. 커다란 왜가리를 비롯해 수많은 야생 조류도 볼 수 있다.



13:00pm
기우뚱 기우뚱 카누 즐기기 

‘터덜터덜’ 밀림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고물 지프차를 덜컹거리며 사우하라(Sauhara) 마을의 남쪽을 유유히 흐르는 라프티(Rapti) 강으로 간다. 치트완 국립공원의 가장 생생한 야생을 관찰할 수 있는 카누 트립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통나무를 깎아 만든 카누를 타고 강을 천천히 그리고 고요히 흘러 내려간다. 

라프티 강은 공원의 야생 동물에게 사시사철 젖줄이 되어 주는 안락한 보금자리이며 마을 주민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이 되어 준다. 한 사람만 몸을 심하게 기울여도 금세 뒤집혀 버릴 것만 같은 불안정한 카누를 타고 조용히 온 신경을 가이드의 설명과 주변의 소리에 집중시킨다. 코크라스, 큰 뿔 부리 새, 붉은 머리 트로곤, 딱새, 왜가리, 물총새, 해오라기 등의 온갖 다양한 새들을 하나하나 낮은 목소리로 설명한다. “휘이이”, “뽁뽁”,“구우~우” 여기저기 들려오는 새들의 기분 좋은 오케스트라에 나른해지는 치트완의 오후. 

“Look there!” 

낮지만 다급하게 우리의 시선을 잡는 가이드의 손끝은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악어’를 향한다. 물에 두둥실 떠서 잠이 든 녀석도 있다. 악어가 서식하는 거처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네팔에 웬 악어?’하는 생각과 함께 갇혀 있거나 육지 위에서의 악어가 아닌 강 위, 그것도 기우뚱거리며 떠다니는 카누 위에서 위험천만한 동물을 무방비상태로 맞이하는 그 스릴이란. 정글의 커다란 나무 위에서는 독수리 한 마리가 카누에 탄 수상한 것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정글의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하며 카누 타기는 약 30~40분간 진행된다. 

15:00pm 엉금엉금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코끼리로, 카누로 누빈 밀림을 이제 몸을 낮추고 직접 들어가 본다. 바로 정글 워킹 투어(Jungle Walking Tour). 역시나 미리 만들어진 길이나 그 흔한 표지판도 없다. 코끼리에게 전수받은 대로 성큼성큼 수풀을 위에서부터 밟고, 성가신 가지들을 뚝뚝 끊어 가며 거친 정글 속을 노련한 가이드의 뒤만 따라간다. ‘혹시나 호랑이가 나타나면 어쩔까’하는 기우가 벌써부터 심약한 여행자의 머리 속을 어지럽혔지만 야행성인 데다 사람을 피하는 호랑이의 습성상 그런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조금은 섭섭한 안도의 한숨을 쉰다. 개미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개미의 은신처, 호랑이의 배설물, 맷돼지의 발자국, 정글의 희귀 생물들, 이름 모를 곤충들과 사람의 손이 닿는 순간 몸을 웅크려 버리는 신기한 미모사를 보고 듣고 만지고 의심하며 즐기는 밀림 탐험.

16:00pm 보송보송 아기코끼리와 악수하기 

힘겨운 정글 탐험을 끝내고 들어선 곳은 코끼리 보호 센터(Elephant Breeding Center). 아프리카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끼리 생산국인 네팔. 전시장에는 조악하지만 코끼리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코끼리의 얼굴을 한 힌두교 가네스 신, 전쟁시에 이동 수단이 되었던 코끼리, 상아를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포획당했던 옛 기록들까지. 무엇보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번식기에는 코끼리의 교미 현장을 볼 수 있거나 아기 코끼리를 만나 볼 수 있다는 것. 아쉽게도 교미 현장은 놓쳤지만 사람만 달려가면 과자를 얻어 먹기 위해 뒤뚱뒤뚱 달려오는 아기코끼리의 코에 악수하며 보송보송 귀여운 얼굴을 만져 보는 것이 최고 인기 코스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의 가장 어릴 때의 모습과 임신한 모습, 그리고 교미의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학습의 효과가 높아 네팔 현지 어린이들의 소풍 장소이기도 하다. 코끼리는 평균 임신 기간이 2년이고 이 코끼리 보호 센터에서는 5년이 지난 코끼리는 엄마 코끼리의 품을 떠난다고 한다.

19:00pm 흥겨운 타루스틱 댄스의 열기!

새 소리 외에는 ‘정적’에 가까운 치트완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유일한 이벤트. 남성들의 군무로 이뤄지는 타루 스틱 댄스(Taru Stick Dance). 북과 나무 막대의 장단에 맞춰 박력 있는 춤을 추는데 천천히 시작한 춤은 점점 장단이 빨라지더니 원을 그리며 앞뒤의 댄서들이 호흡을 맞춰 막대를 부딪쳐 또 다른 장단을 만들어 내며 관객을 흥겹게 만든다. 숙련된 댄서의 화려한 ‘불 쇼’로 객석의 분위기는 절정. 곧이어 앉아서 구경하던 관객들을 하나 둘 빙빙 도는 댄서들의 원 안에 동참시켜 함께 춤을 춘다. 처음에는 어설프게나마 타루족의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다가도 곧 ‘막춤’으로 돌변한다. 네팔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치트완에서 소박하지만 즐거운 축제로 네팔 여행은 더욱 황홀하게 기억된다.

★ 치트완에서 숙소 해결하기

남아시아의 자연환경 보호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치트완 국립공원은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명성만큼 시설 좋은 리조트가 많다. 비용에 따라 다양한 로지(Lodge)를 이용할 수 있는데 대체로 리조트 내의 프로그램에 코끼리 사파리, 정글 워킹, 카누 타기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이 포함돼 있다. 예약은 치트완 리조트 현지에서도 가능하고 카트만두 시내 여행사에서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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