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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5탄 퍼스Ⅰ ③ Day 3 - Do you like‘카푸치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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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타고, 프리맨틀로 ‘출발~’


퍼스에서 프리맨틀로 가는 방법은 찻길과 뱃길 두 가지가 있다. 뱃길은 스완벨 타워 앞에 있는 선착장에서 프리맨틀행 크루즈를 타고 가면 된다. 퍼스에서 교외로 빠지는 대부분의 크루즈 투어가 이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프리맨틀행 캡틴쿡 크루즈에 올라탄 그녀들. 크루즈 안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토요일. 주말이라 그런지 나들이 차림 승객들이 많아 보인다. 슬금슬금 크루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호기심 많은 부산 아가씨 무선은 벌써 갑판에 나가 있다. 꼼꼼 소녀 수영은 이리저리 지도를 살피며 ‘어디를 가볼까?’ 계획을 짜기에 바쁘다.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스완강변 풍경은 여유롭기 그지없다. 반짝이는 강물과 맑은 물빛과 어우러진 수풀들, 그 위로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예쁜 집들. 저 멀리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도 여유로운 퍼스 시민들의 삶을 대변해 주는 것만 같다. 

어느새 갑판으로 나온 수영도 주변 정경에 푸욱 빠진 듯하다.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게 한국을 떠나올 때와는 다른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수영도 무선도, 아무래도 벌써 퍼스에 흠뻑 물든 것만 같다.  


ⓒ트래비

진한 커피 내음을 따라가다

프리맨틀에 도착! 부둣가에는 크루즈에서 내린 손님들을 반기는 오렌지색 트램이 정차해 있다. 프리맨틀을 한 바퀴 돌아보기에는 그만인 무료 트램이다. 하지만 정차하지 않고 거리를 순환하는 트램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프리맨틀을 돌아보고 싶다면 도보로 다니는 게 편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시간을 보내고 돌아보니, “어랏?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간 거야?” 분명히 크루즈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느 사이엔가 부둣가에 우리들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빅토리아풍 건물들만 우아하게 자태를 뽐내며 한적한 거리를 지키고 있을 뿐. 한가로움을 만끽하며 거리를 천천히 음미하며 걷는다. 디자인이 독특한 신발 가게도 들어가 보고, 한가득 책이 진열되어 있는 서점도 기웃거리며 실로 오래간만에 ‘진짜’ 휴가를 즐긴다. 

어디선가 솔솔 풍겨 나오는 커피 향이 일행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거리 한 모퉁이를 돌았더니 왁자지껄한 사람들 목소리와 함께 진한 커피 내음이 콧속으로 빠르게 스민다. “아하! 어디 갔나 했더니 사람들 다 여기 모여 있네요.” 프리맨틀에서도 유명한 일명 ‘카푸치노 거리’다. 유럽의 카페 거리들을 떠올리게 하는 카푸치노 거리는 ‘커피’를 좋아하는 퍼스 시민들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곳이다. 하루에도 대여섯 잔씩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다 보니 카푸치노 거리가 생겨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거리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아담하면서도 소박하게 꾸며진 노천카페들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오감이 행복해진다. 카푸치노 거리가 더 유명한 건 각 카페들마다 자신들만의 커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커피는 자부심이며 창조적인 작품이다. 똑같은 커피 맛이란 있을 수 없다. 반대로 말하면 카푸치노 거리뿐만 아니라 퍼스 시내 어디에서도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일률적인 맛을 내는 커피 브랜드는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멋진 곳까지 와서 커피 한잔 맛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퍼스에서 가장 유명한 로컬 체인인 ‘DOME’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음미해 본다. “음~ 바로 이 맛이야.” 커피를 좋아하는 무선은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카페마다 커피 종류는 어찌 그리 많은지. 거기에 커피 잔 크기 또한 우리와 비교하면 빅 사이즈이다. 하지만 이 빅 사이즈가 여기에서는 작은 크기라고 하니, 실로 퍼스인들은 진정한 ‘coffee man’이다.


ⓒ트래비

프리맨틀 마켓, 마켓!

카푸치노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프리맨틀 마켓이 있다. 주말마다 서는 마켓이라는데 운 좋게도 오늘은 토요일이다. 마켓 입구 앞에서는 아티스트들이 노래를 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주기도 한다. 

마켓에 들어서니 온갖 다채로운 품목들로 가득하다. 아로마 용품들도 있고, 독특한 액세서리들, 건강 식품들, 장난감, 옷, 신발, 인테리어 소품 등 없는 게 없다. “와! 어그부츠에요. 여기 카우보이 모자도 있네?” 마치 벼룩시장처럼 별의별 물건들을 좌악 펼쳐 놓은 마켓은 여행객들에게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보물찾기처럼 자신만의 보석을 발굴해 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질 좋은 물건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게 마켓의 매력 아니겠는가. 물론 호주 물가가 그닥 싸지 않다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마켓 한 켠에는 과일, 야채 같은 먹거리들도 잔뜩이다. 탐스럽게 익은 과일들을 보며 모두 입 안에 군침이 도는 걸 보니 어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버리고 말았다. 부랴부랴 점심식사가 예약된 곳으로 이동한다.

생맥주 한 모금에 피곤함이 싸악!

예약된 점심 메뉴만을 보고 그저 피자집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전혀 다른 곳이다. 프리맨틀 선착장 부근에 있는 리틀 크리에이처(Little Creatures)는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대규모 브로이하우스이다. 양철 구조로 지어진 ‘날것의(?)’ 내부 인테리어도 특이하지만 바깥 쪽에 있는 호프에서 맥주를 뽑아내는 거대한 원통 저장고도 눈길을 끄는 아이템이다. 재밌는 건 마치 와인처럼 이곳에서 생산하는 4가지 맥주를 시음 테스트를 해본 후 취향에 따라 맞는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www.littlecreatures.com.au

이미 점심 식사는 잊은 지 오래. 무선과 수영은 직원이 따라 주는 시음용 맥주를 부지런히 맛보고 품평을 늘어 놓고 있다. “이 맥주는 맛이 조금 씁쓸한데? 으음. 나는 처음 먹었던 맥주가 부드럽고 좋은 것 같애”, “나는 이게 빚깔도 더 곱고 맛이 나는데?” 각자 마시고 싶은 맥주를 고른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내 긴 잔에 가득 따라진 맥주와 푸짐하게 곁들여진 포테이토 튀김이 나온다. 햇볕 짱짱한 한낮에 즐기는 맥주 한 모금이란. “캬아~ 맥주 맛 진짜 죽이는데~”

info       프리맨틀 가는 법   퍼스에서 프리맨틀로 가려면 기차와 페리,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 기차나 페리로 가는 것이다. 퍼스 역에서 프리맨틀행 기차를 타거나 페리 선착장에서 크루즈를 타면 된다. 프리맨틀행 페리를 운영하는 업체가 몇 군데 되므로 선착장에서 시간을 보고 맞는 걸 고르면 된다. 
www.captaincookcruises.com.au

프리맨틀 교통 수단   프리맨틀을 순환하는 무료 버스인 프리맨틀 캣이 있다. 프리맨틀 기차역 부근에서부터 출발하며 한 방향만으로 거리를 순환해 간다. 몇 번을 원하는 장소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무척 유용하다. 오후 6시30분까지 운영한다. 

프리맨틀 투어   프리맨틀 트램은 유료로 운영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1시간~1신30분 가량 트램을 타고 거리와 관광지들을 돌며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요금은 어른 A$10, 어린이 A$3이다. www.tramswest.com.au

★ 트램 타고 퍼스 한 바퀴!


ⓒ트래비

퍼스 시내를 손쉽게 돌아보고 싶다면 퍼스 트램(Perth Tram)을 추천한다. 퍼스 주요 관광지들을 멋스럽게 생긴 트램을 타고 한번에 돌아볼 수 있다. 퍼스민트나 하버타운, 킹스파크, 주요 거리들을 순환 운행하며 트램 기사가 직접 관광 안내까지 맡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프리맨틀에서 돌아온 무선과 수영은 마지막 퍼스 시내 탐험을 트램을 타고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트램을 올라타자 기사가 미리 예약된 리스트를 체크한 후 반갑게 맞아 준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Oh, Korea?!” 하며 먼저 타고 있던 손님들에게 우리 일행을 소개해 준다. 환하게 웃으며 환영해 주는 손님들. 참 따스한 사람들이다. 

덜컹덜컹거리는 트램은 예상 외의 속도로 도로 위를 질주해 간다. “오웃! 생각보다 빠른데요~” 손잡이를 꼭 잡지 않으면 몸이 휘청거릴 정도다. 차창 밖으로 지나쳐 가는 거리 풍경들이 낯설면서도 정겹다. 카지노 센터를 지난 트램은 어느새 퍼스민트를 찍고 스완벨 타운에 와서야 정차한다. 퍼스의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스완벨 타운은 꼭 종을 엎어 놓은 모양이다. 퍼스의 주요한 포토 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시 출발한 트램은 퍼스의 허파로 불리는 킹스파크에 닿는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규모가 크다는 킹스파크는 어마어마한 녹지를 자랑한다. 킹스파크에서는 퍼스에서 자생하고 있는 각종 다양한 야생화들도 만날 수 있다. 킹스파크에 서면 스완 강과 퍼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info       퍼스 트램   주요 호텔이나 관광지같이 미리 지정된 승차장에서 탑승할 수 있다. 예약 없이도 이용할 수 있으며 트램을 타고 시내를 돌면서 기사가 관광 안내를 곁들여 준다. 안내는 영어로만 진행된다. 트램 투어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어른 A$24, 어린이 A$10이다. http://perthtram.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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