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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5탄 퍼스Ⅰ ② Day 2 - 캥거루, 사막 그리고 샌드 보딩"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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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왼) 여기가 어디지? 우주 혹성에 떨어진 것만 같은 신비한 피너클스 사막 
(오) 우와! 내 키보다 훨씬 크네. 피너클스 사막에서 가장 큰 돌기둥

Course 1. Caversham Wildlife Park
“너, 캥거루? 나, 수영이야!”

피너클스 투어 첫 번째 코스는 퍼스 외곽에 위치한 캐버샴 동물원이다. 호주 대표 선수 캥거루와 코알라, 그 밖에 다양한 호주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캥거루와 코알라를 본다는 기대감에 무선과 수영은 어린이마냥 신이 났다.
차츰 가까워지는 캥거루 우리. 넓은 초지 안에 캥거루 여러 마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거 먹어 봐, 너를 위한 먹이란다.” 수영이 조심스럽게 캥거루에게 먹이를 건넨다. 조금 긴장한 듯한 수영과 달리 캥거루는 무척이나 심드렁한 표정이다. ‘이거 나 주는 거야? 뭐 주는 거니… 일단 잘 먹을께.’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싶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캥거루를 기대했건만, 그 많은 캥거루 중 단 한 마리도 뛸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게으른 캥거루들 같으니라고. 그래도 수영과 무선은 재미나고 즐겁기만 하다. 

호주에서도 코알라는 멸종 위기 동물에 속한다. 코알라 우리 문을 열면서 동물원 직원은 잠자는 코알라는 절대 깨우지 말 것, 코알라를 만질 때는 손등으로 부드럽게 훑어 내릴 것 등을 몇 번이고 당부한다. “진짜 잠자고 있네? 이 코알라는 새끼를 가슴에 꼭 안고 있어.” 수영이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잔뜩 호기심을 드러낸다. 만져 볼 때도 코알라가 깰라 손등으로 살살 쓰다듬는다. “어휴, 근데 코알라 손톱이 진짜 길고 뾰족한데? 얼굴은 순하게 보이는데 손톱은 진짜 무섭네.” 이리저리 코알라를 관찰하던 무선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낸다. 관광객들은 나무에 꼭 붙어 잠자고 있는 코알라 옆으로 살짝 다가가 기념 사진 찍기에 바쁘다. 수영과 무선도 질세라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고. 이제 캥거루와 코알라를 뒤로하고 다시 투어 버스에 오른다.


ⓒ트래비

3.줄을 서시오~ 캥거루 먹이주기에 바쁜 수영 
4. 앗, 창피해. 사진을 찍는 동안에 계속 볼일(?)을 보는 웜뱃
5. 새끼를 꼬옥 껴안고 잠든 코알라. 근데 손톱이 너무 무섭다~


Course 2. Pinnacles Desert
가도가도 끝이 없어라~

사막을 본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따라 벌써 몇 시간째 달리고 있는지…. 잠이 들고 깨기를 몇 번째 드디어 피너클스 사막이 있는 남붕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후욱! 하고 뜨거운 사막의 열기가 엄습해 온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막을 보는 두 독자들과 기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컬러 렌즈를 낀 듯 온통 노랗게 물든 사막 여기저기에 울퉁불퉁한 기암 괴석들이 제멋대로 솟아나 있다. 지평선 끝 닿는 곳까지 드넓게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 툭 하니 떨어진 듯한 느낌. 어디서도 이런 장관은 볼 수 없으리라. 

모두가 감탄해 마지 않고 있을 찰나, “우웁! 웬 파리떼~~”하며 수영이 급작스럽게 입을 가린다. 이 멋진 풍광과 어울리지 않을 법하게 어찌나 파리들이 많은지 가만히 있으면 몸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참으로 귀찮게 한다. 괜시리 큰 웃음이라도 한번 터뜨렸다간 입 안까지 파리가 침범할 태세이다. 재빨리 가이드 아저씨가 준 그물망처럼 얽힌 검은 망을 뒤집어 쓴다. “어휴, 그나마 낫네. 아니 파리들도 단체로 피너클스 사막 투어 온 거야?!”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이 수십만개의 피너클(돌기둥)들은 땅 속 석회암이 오랜 세월 동안 지표면에서 스며든 물에 녹으면서 형성된 것들이라고 한다. 기반 암반이 녹은 후 석회암층의 파인 부분들이 모래로 메워져 있다가 후에 모래는 날아가 버리고 뾰족하게 남은 부분들만 지표면에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진짜 놀라운 자연의 신비가 아닌가. 도대체 얼마만큼의 세월이 흐른 것일까. 사막 한가운데 솟아난 수많은 피너클처럼 자연은 인간이 헤아릴 수조차 없는 신비롭고 위대한 생의 원천, 그 자체임을 새삼 깨닫는다.

수없이 늘어선 돌기둥들 중에는 재미난 형상들을 한 것들이 많다. 어떤 것은 캥거루를 닮았고, 어떤 피너클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을 꼭 빼닮았다. 이건 뭘 닮았고, 저건 또 뭘 닮았고…. 끼리끼리 한참 설왕설래하며 즐거워하는데 갑자기 가이드 아저씨가 “쉿! 모두 조용히!” 하며 손가락으로 입을 쉬쉬 가린다. 한 돌기둥 앞에 야생 도마뱀이 나타난 것. 난생 처음 도마뱀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들 숨죽이며 호기심 어린 눈빛을 떼지 않는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던 도마뱀은 미세하게나마 사람들 기척을 느꼈는지 이내 사라락 사라져 버리고 만다. ‘참 예민한 동물이군.’

사막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조금 짧았던 시간이지만 그 기억만큼은 강렬하게 남았다. 노랗게 못해 누렇게 펼쳐진 사막과 세월이 빚어낸 피너클스 그리고 첫사랑을 만난 것만큼이나 마음 두근거리게 했던 그 작은 도마뱀까지도.



ⓒ트래비

1. 야호~! 모래 언덕에서의 신나는 보드 타임!
2. 어때요? 폼나나요?



버스는 다시 길을 달려가기 시작한다. 한 두어 시간 갔을까. 창밖이 갑자기 온통 하얀색으로 덧칠해진다 싶더니 눈앞이 거대한 모래 언덕들로 가득 메워진다. 바로 그 유명한 호주 퍼스의 샌드 보딩(Sand Board ing) 포인트다. 피곤했던지 잠이 들었던 무선과 수영이 잠에서 덜 깬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갑자기 “Please, fasten your belt” 하는 안내와 함께 모래 언덕 꼭지점 부분에 올라와 있던 버스가 사정 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엄마!” 혹은 “마더(Mother)!” 또는 “오까상(おかさん)” 하며 튀어나오는 외마디 비명소리들이 버스 안을 가득 메운다. 버스는 이내 언덕 아래 사뿐히 착지하고, 진땀을 흘리면서도 참가객들의 얼굴 한가득 함박 웃음이 퍼져 나온다. “어휴, 이렇게 타지에서 죽는구나 생각했네. 깜짝 놀랐어요.” 토끼마냥 놀란 표정이었던 무선도 투어 코스 중 하나임을 알고 나서는 더욱 원기충천한 모습이다. 무선과 수영은 오히려 “한번 더! Again!” 하며 버스 기사를 재촉하기 바쁘다. 몇 번을 더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하며 스릴감을 만끽한 후 버스는 높다랗게 쌓아 올려진 어느 한 모래 언덕 아래 정차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샌드 보딩 타임!

언덕 꼭대기에 사람들이 일렬로 섰다. 먼저 보드 바닥을 왁스로 박박 문질러 매끄럽게 만든 다음 바닥에 자리를 잡고 보드에 두 다리를 모은 후 뒤에서 살짝 밀어 주면 그대로 출발! 모래가루를 마치 눈발처럼 휘날리며 잘도 미끄러져 나간다. 보드랍게 밟히는 새하얀 모래밭과 적당히 경사진 굴곡진 언덕이 여느 유명 스키장 저리 가라 할 만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준다. 중간에 데굴데굴 구르던 무선이 오기가 생겼는지 다시 한번 도전해 보겠단다. “자, 출발합니다! 이얍! 내 보드 실력을 보여 주마!” 촤르륵 모래 바람을 흩날리며 멋지게 미끄러져 내려가는 무선, 완벽한 착지 마무리까지 짝짝짝! 원더풀한 솜씨를 자랑한다. 

모래 가루를 여기저기 묻혀 가면서도 사람들의 보딩 타임은 끝이 날 줄 모르고, 시간은 흘러흘러 언덕 너머로 해가 기우뚱 저물기 시작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 짧고도 긴 하루를 마무리하며 어느새 사뿐히 내려앉은 밤하늘 별만큼이나 오늘 하루가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으로 남기를 소망해 본다. 

★ Day tours in Perth


퍼스에는 주변 지역으로 떠나는 데이 프로그램들이 많다. 피너클스뿐 아니라 웨이브 락, 야생화 투어, 아보리진 문화 체험, 마가렛 리버 등 반나절부터 하루, 1박2일 코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데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각 여행사에 문의해 미리 예약해두어야 한다. 수영과 무선은 호주 피너클 여행사(Australian Pinnacle Tours)에서 운영하는 ‘사륜구동 버스를 타고 떠나는 피너클스, 비치, 코알라&모래언덕’ 당일 투어를 이용했다. 1인당 A$169. www.pinnacletour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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