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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리아나 - 사이판, 티니안, 사랑이 샘솟는 로맨틱 순수를 찾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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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 이미선씨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5년간의 열애 끝에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가족같이 편하기만 한 연인과 어떤 허니문을 떠나야 연애 초기의 기분도 살리고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인가. 둘만의 여행이라면 어딘들 파라다이스가 아니겠냐만 기왕 떠나는 허니문이라면 특별한 공간과 특별한 즐길거리가 있다면 금상첨화겠는데...

탁 트인 바다에서 ‘나잡아 봐라~’ 따위의 유치한 장난을 해도, 둘만의 에로영화를 찍어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곳. 로맨틱한 여행지이면서도 ‘럭셔리’하고 게다가 다양한 경험까지 할 수 있는 곳. 아기자기, 아름다운 ‘순수의 자연’이 살아있는 곳. 그런 곳이 있으니 바로 사이판이다. 아름다운 사이판에서 ‘낭만’을 만끽하는 포인트를 짚어 본다.

푸른 바다 저 멀리 낭만으로 물든 황혼

-낭만을 속삭이는 선셋크루즈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는 나라들의 대표상품인 선셋크루즈. 사이판의 선셋크루즈에는 뭔가 특별한 것들이 있다. 낮의 사이판의 하늘도 ‘매직아이’처럼 3D로 펼쳐진 구름에 혼을 뺏겨 버릴 정도로 아름다운데 해저물녘 사이판의 하늘은 ‘오묘한 핑크빛’으로 천지를 물들이며 곁에 있는 연인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일단 관광객들이 선셋크루즈에 올라 자리를 잡으면 먼저 음료수와 맥주가 나온다. 이것은 크루즈투어 내내 무료로 제공된다. 갑판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일몰을 본 후 배 안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메뉴는 배에서 즉석에서 요리한 안심스테이크와 해물 등이다.

해가 막 저물어 가기 시작할 즈음에는 구름과 바다와 태양 그리고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선셋크루즈에서 벌어지는 작은 축제를 즐긴다. 갑판에서 통기타 가수가 팝송, 일본 노래, 우리 가요를 망라하며 라이브로 노래를 하다가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면 배 안의 손님들을 불러 모아 간단한 디스코 타임을 갖는다.

이국의 섬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고 신명나는 분위기에 젖노라면 체면과 부끄러움은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여기저기에서 초면인 사람과도 짝을 이뤄 사이판의 전통 춤을 배워 보기도 하며 간단한 레크레이션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린다.

원주민 밴드가 시종일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작은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조용히 사랑을 속삭이며 낭만적인 일몰을 즐기는 연인들이 있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흐린 핑크빛의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간다. 선셋의 절정인 붉은 노을이 어둠에 걷힐 즈음, 배는 어느새 부두에 닿아 있다.

선셋크루즈는 스마일링 부두에서 출발해 마나가하 섬 근처에까지 가서 돛을 펴고 일몰을 즐기다 돌아오는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이판의 진주, 마나가하 섬

-마나가하를 빼고 사이판 여행을 논하지 말라

 원주민어로 고양이 섬이라는 뜻을 가진 마나가하는 섬 주위가 겨우 1.5km로 걸어서도 섬 한바퀴를 도는 데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작은 섬이다. 무성한 열대식물들과 아름다운 백사장, 맑고 깨끗한 바다가 아름답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요새가 있던 섬으로 군함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넓은 백사장과 무릎 정도밖에 차지 않는 수심으로 해수욕과 선텐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이판 여행에서 마나가하 섬을 가지 않으면 가나마나한 여행이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자연환경이 일품이다.

마나가하 섬에서는 여러 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그중 마나가하의 맑은 바다 속에서 다양한 열대어를 보는 스노클링은 우리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마나가하에는 물 반, 물고기 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섬 주변에는 다양한 열대어들이 서식하고 있다. 그 아름답고 조심스러운 생명체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미끼가 필요하다.

미리 소세지를 준비해 바다 속에 들어가 조금씩 잘게 부수면 수많은 종류의 열대어들이 조심스럽게 소세지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다. 눈앞에서 다양한 종류의 이름 모를 물고기들과 함께 유유히 유영을 하고 있노라면 누구든 동화 속의 인어공주가 된 기분이다. 얕은 곳은 무릎에서 허벅지 정도, 깊어 봤자 어른 가슴팍에 오는 깊이의 바다가 넓게 분포돼 있어 수영을 못하더라도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정글을 헤치고 숨겨진 바다로

-원시의 신비함으로 이끄는 정글투어

정글은 사이판 특유의 밀림 지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통과하므로 4륜 구동 지프차를 이용한다. 사이판의 동쪽 정글은 전혀 개발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원시의 신비함이 보존된 곳이기 때문에 회색빛의 빌딩 숲에 갇혀 있는 현대인들에게 권장할 만한 투어다.

무성하게 자란 덩굴과 무질서하게 삐죽삐죽 솟아나온 열대 나무들 속을 헤치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사이판의 중앙에 솟아 있는 해발 473m의 타포차우산(Mt. Tapotchau). 이 산의  정상에 오르면 사이판 섬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사방 360도로 펼쳐진 수평선과 마나가하 섬, 남부의 수수페 호수는 물로 저 멀리 티니안 섬까지 보인다. 이곳에서 난간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으면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이 배경이 된다. ‘천연 조명발’을 받아 그림 속의 내가 된 듯한 느낌의, 보기에도 만족스러운 기념사진이 될 것이다.  

산 정상에서 사이판 섬의 전망을 구경한 뒤에는 다시 밀림을 헤치고 사이판 주민들이 전쟁 중에 평화를 기원했다던 성모 마리아 상의 약수를 먹으러 간다. 이곳에서는 사이판에서 유일하게 바닷물이 아닌 민물이 샘솟아 나온다. 마른 목을 축이고 정글 숲 사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기암괴석과 거친 파도를 볼 수 있다. 왼쪽 바위 끝은 바다를 쳐다보는 남자의 얼굴 형상이고, 오른쪽 바위는 코가 오똑한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바위의 모습이 노인을 닮았다고 해서 ´올드맨 바이 더 씨(old man by the sea)´라는 이름 등 다양하게 불린다. 그 외에도 원주민어로 신의 저주가 서린 곳이라는 의미로 ´타로포포´,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다의 뒤편에 있는 계곡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승리한 미군 장군의 이름을 따서 ´제프리 비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바위 사이로 밀려드는 파도는 주기적으로 한번씩 큰 파도로 변해 밀려드는데, 이곳은 신의 저주가 내린 곳이기 때문에 마음이 악한 사람이 접근하면 파도가 거칠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경치가 뛰어나고 인적이 드물어서 국내 CF나 드라마 촬영이 많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촤악촤악 시원하게 들리는 파도소리와 짙푸른 바다, 남녀가 서로 멀리서 마주보고 있는 것만 같은 신비한 바위의 모습과 그곳에 서려 있는 이야기들까지 많은 것들이 이 숨겨진 바다를 더욱 로맨틱하게 느껴지게 한다.
정글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원주민 농장에서 천연 야자를 맛보고 닭싸움도 구경할 수 있다. 농장 주인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커다란 생야자 열매의 껍질을 벗겨 그 안에 단단한 코코넛을 즉석에서 부수어 관광객에게 전통간식과 함께 제공한다.

‘하파다이’ 즐거운 원주민의 하루

-다양한 문화체험으로 더욱 친밀해진다

 차모로족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스페인 선박이 마리아나 제도 근처에 머물고 있을 때 원주민들이 “나를 범하지 말라”라는 뜻으로 ‘타하물린’이라고 외쳐서 스페인 사람들이 이 단어를 이용해 차모로라 했다는 말이 있다. 우리 민족처럼 외세의 침입에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었던 사이판에서 사이판 원주민들이 지키고자 했던 문화와 풍습을 몸소 체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우선 문화 체험장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관광객들은 원주민 고유 의상(바틱)을 입고, 차모로족의 순결을 의미하는 플루메리아 화관을 쓰고 입장한다. 그곳에서 바비큐와 전통요리 등으로 뷔페식사를 하고 나면 원주민 쇼가 이어진다. 원주민쇼는 바틱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갈아입는 원주민 여성의 패션쇼를 시작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능히 구사하는 사회자가 등장하여 사이판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한국이나 일본 문화의 유머와 언어의 뉘앙스까지도 고려하며 진행을 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폭소가 연발한다.

또한 닭싸움과 불쇼 그리고 전통무용을 구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직접 뱀부 댄스(bamboo dance)나 전통춤 배우기에 참여해서 원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품 등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추억과...

-해변가에서 줍는 별모래

 티니안(Tinian)은 사이판, 로타와 함께 북마리아나 제도에 속하는 작은 섬이다. 인구 약 3천 명 정도의 티니안은 사이판에서 남쪽으로 5km쯤 떨어져 있는데 사이판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티니안에는 쇼핑센터라든지, 근사한 레스토랑은 없다. 대신 주변의 사이판과 괌에 비해서 티니안은 아직까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특히 특급 카지노 호텔인 다이너스티호텔 앞의 타가비치의 바다, 하늘, 백사장은 ‘자연의 순수’그 자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티니안섬의 가장 멋진 풍경을 간직한 곳. 바로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관광객을 유혹하는 티니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북서쪽 해안가 ‘출루비치’에서는 ‘별모래’를 볼 수 있다. 모랫바닥에 손바닥을 찍었을 때 묻어 나오는 모래 모양이 신기하게도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손바닥에 별 모양의 모래가 많이 찍힐수록 운수가 좋다고 믿는다. 그 외에도 별 모양의 모래 일곱 개를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도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온 관광객들도 일단 한번 모랫바닥에 손바닥을 찍어 깨알같이 작은 별 모양의 모래 찾기에 빠져든다.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손가락으로 모래를 콕 찍어서 묻어나는 별 모래 중 가장 큰 별이 묻은 사람이 아들을 낳는다는 소문도 퍼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계 사회인 티니안의 풍습으로 미뤄 볼 때 아마도 이는 아들 낳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 지어낸 소문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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