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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엘니도 미니락 vs 라겐 - 자연 속에 꼭꼭 숨은 보석을 찾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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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속에 꼭꼭 숨은 보석을 찾다

개그맨 남희석이 울고(?) 갔다?! 그가 신혼여행을 왔다 한눈에 반해 후에 또 찾아갔다는 필리핀 미니락과 라겐은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필리핀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급 휴양 리조트들이다. 특히 유럽인들이 무척 선호하는 곳으로 성수기에는 객실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다. 무엇보다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라는 원칙에 충실한 것이 독특하다. 섬을 통째로 전세낸 듯, 엘니도 군도 내 미니락과 라겐 섬에는 각각 섬 이름과 같은 리조트가 하나씩 들어서 있다. 사실 미니락과 라겐은 텐 노츠(Ten Knots)라는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자매 리조트이다. 배로 약 15~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나란히 자리한 이 두 리조트는 닮은 듯, 다른 듯 각각 묘한 개성을 뽐내고 있다.


미니락 - 산소 같은 리조트

멀리서 볼 때는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진 거대한 석회암 절벽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배가 선착장 가까이 갈수록 절벽 아래 다소곳히 자리잡은 리조트가 선명히 드러난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따뜻한 환영 인사를 나온다. 민속 악기를 연주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 주는 그들이 직원이라기보다는 친구들처럼 친근하다.

라겐보다 먼저 지어진 미니락 리조트는 한 마디로 ‘자연을 닮았다.’ 애초부터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너무나 편안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새하얀 산호 사장과 비취빛 바다를 앞에 둔 리조트 건물은 인위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자연적인’ 건축물이다. 콘크리트 대신 자단목과 대나무, 야자수 잎 등 자연의 부속물들을 이용해 만든 메인 하우스나 코티지가 소박한 자연미를 물씬 풍긴다. 특히 호텔 객실처럼 밀폐된 공간이 아닌 나무 사이로 외부의 신선한 공기가 스며들 수 있도록 디자인해 더욱 자연친화적인 느낌이다. 

아무래도 세련된 맛이 좀 떨어지기 때문에 외관만 보면 약간 ‘촌티’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내부 시설은 고급 리조트답게 필요한 모든 물품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객실마다 베란다가 있어 어디서나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워터 코티지와 비치 앞 가든 코티지, 절벽 위에 세워진 클리프 코티지, 바다 경관이 일품인 씨뷰룸 등 위치별로 객실 타입이 다양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아무래도 워터 코티지가 가장 인기이긴 하지만 그 외 다른 코티지들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때문에 굳이 워터 코티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객실만 나가면 바로 바다가 있다. 백사장에서 썬탠을 즐기다 스노클링 장비를 들고 바다로 뛰어들어도 좋고, 카누나 카약 등을 타고 좀 멀리 나가도 좋다. 굳이 땅을 파고 인위적으로 만든 수영장에 몸을 담글 필요가 전혀 없다. 때문에 미니락에는 리조트라면 응당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민물 수영장이 없다. 미니락은 이처럼 리조트 자체를 아예 자연에 동화시켜 놓았다.

식사도 풍성하다. 프론트 데스트 옆 메인 하우스에서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뷔페로 차려지며 저녁이면 백사장에 개인 테이블을 놓고 촛불 디너도 즐길 수 있다. 또 오후4시부터 5시까지는 스낵 타임이 별도로 마련되며 간단한 과자나 샌드위치들이 무료로 제공된다. 커피와 홍차는 24시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라겐 - 자연+현대적 감각

라겐은 필리핀어로 ‘돌로 된 난로’라는 뜻.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리조트를 에워싸고 있는 전경은 미니락과 비슷하다. 반면 미니락 리조트가 자연과 동화된 느낌이라면 라겐 리조트는 자연을 최대한 살렸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섬이 갖고 있는 자연적인 환경들에 위배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쓴 흔적들이 리조트 곳곳에서 배어난다. 자연미에 현대적인 시설과 세련미를 조화롭게 가미한 솜씨가 예술이다.

같은 회사라 그런지 친절한 직원 서비스가 똑같다. 밤에 도착해 선착장 대신 로비에서 뜨거운(?) 환영인사를 받았다. 섬 입구에서부터 절벽을 따라 늘어선 수상 코티지들은 마치 불을 밝혀 놓은 등불처럼 아늑한 느낌이다.

미니락과 비교하자면 객실이 좀더 넓고 쾌적하게 꾸며졌다. 약간 사치를 부렸다고나 할까. 샤워시설 등 객실 내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원목을 사용해 고급스런 느낌이 더한다. 객실은 미니락과 마찬가지로 워터 코티지와 비치 프론트 코티지, 포레스트 코티지, 포레스트 스위트 룸 등 총 51채가 있으며 각 객실이 작은 오솔길로 이어져 있다. 객실에는 음악 CD 플레이어와 몇 장의 CD들이 비치돼 있다. 분위기 있는 노래를 틀어 놓고 바다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노라면 이국적인 감흥이 절로 밀려온다. 아내와, 혹은 남편과 함께 꼬옥 한번 분위기를 잡아보길 권한다.

라겐 리조트는 밤이 되면 더욱 진가를 드러낸다. 미니락과 달리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멋지게 꾸며진 야외 수영장이 백사장을 대신한다. 야외 수영장 주변에서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먹음직스런 요리들이 풍성하게 마련된 뷔페 디너가 밤늦도록 이어진다. 낮의 온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수영장에서 쏟아질 듯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유유자적 야간 수영을 해 보는 건 어떨까. 해변가에 위치한 바에서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즐겁다. 자연적인 환경을 좋아하는 이들은 미니락이, 시설만큼은 현대적인 곳을 선호한다면 라겐 리조트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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