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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야 제맛인 겨울냉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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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야 제맛인 겨울냉면


냉면, 차가운 면이란 뜻이다. 원래 냉면은 추울 때 먹는 음식이었다. 8월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나면 10월에 메밀은 열매를 맺는다. 11월이 되면 햇메밀이 나오는 계절이다. 메밀이 최고로 맛있는 계절이 찾아오는 것이다. 함께 먹는 무도, 최고의 육수와 고명이었던 꿩도 모두 겨울에 맛있는 음식이다. 

글·사진   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

옥천냉면

서울에서 양평으로 가다 보면 옥천면이 나온다. 옥천면을 유명하게 만든 건 냉면이다.옥천냉면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국도변에 있는 옥천냉면은 옥천냉면의 아들이 하는 분점이다. 국도에서 옥천면으로 들어오면 여기저기에 냉면 집들이 들어서 있다. 30년 이상은 기본이다. 이 중 구 황해식당이라고 써 있는 옥천냉면이 원조집이다. 본점은 이제 영업을 하지 않고 분점 2곳이 대신하고 있다. 마을 안에 있는 분점은 물냉면과 고기완자가 주 종목이다. 냉면 못지않게 인기를 얻고 있는 쇠고기 완자는 고소한 녹두와 함께 고기를 갈아 만들었는데 면과 먹으면 든든하다. 그러나 주인공은 역시 물냉면, 우선 담아 내는 면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가지런히 말아낸 면발에 육수를 부었다. 누런색의 투명한 육수 역시 깊고 그윽하다. 단맛이 아주 은은하게 난다. 온도나 육수의 밀도나 단맛과 담백한 맛의 조화까지 ‘굿’이다. 거기에 메밀 향이 풍부하게 풍기면서도 매끄러운 면은 입 안에서 살살 넘어간다. 향과 단 맛이 은은하고 오랫동안 입 안으로, 코로, 배 속으로 스며든다. 이 맛은 입이 아니라 뇌가,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진정한 냉면 맛은 겨울에 느낄 수 있다. 

031-772-5029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제2 분점

평양냉면 



보통명사를 고유명사로 사용하는 집,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증거이다. 1950년대 말 평안도 맹산 출신의 유자실 할머니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70대의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냉면의 명가이다. 아쉬운 것은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꿩 냉면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대에서 조포수로 유명한 주인 할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 꿩 사냥을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처럼 냉면의 탄생지인 북한에서는 꿩을 최고의 고명과 육수로 친다. 서울에서도 여러 군데 꿩 냉면을 먹을 수는 있지만 야생의 꿩을 사냥해서 요리를 내는 집은 없다. 하여튼 꿩은 빠졌지만 평양식 냉면을 먹어 보기로 했다. 동치미 국물과 고기 국물이 배합된 복합 육수의 맛은 식물성과 동물성의 두 가지 맛이 난다. 이렇게 섞어 먹는 것이 정통의 방식 중에 하나이다. 동치미의 단맛과 고기의 깊은 맛이 함께 난다. 면은 매끄러운 편이다. 메밀에 밀가루나 고구마 전분이 조금 섞인 것이다. 김치는 역시 서도식으로 젓갈이 조금 들어가 시원하고 경쾌한 맛이 난다. 메밀의 향이 조금 부족하지만 정통의 평양냉면을 제대로 말아 내고 있는 집이다. 

033-254-3778 춘천 청소년 수련원, 인형극장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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