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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2007! 술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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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이 밝았다. 지난 2006년을 보내면서 ‘부어라 마셔라’ 지나치게 ‘술’과 ‘분위기’에 휩쓸려 ‘술’의 ‘ㅅ’자만 나와도 기겁할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술’은 전세계의 인류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 방방곡곡에는 그 나라만의 자연과 문화와 운치가 가득 배인 ‘전통주’와 ‘음주의 정석’이 있다. 세계의 유명 술을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굳이 애주가가 아닐지라도 한 나라의 문화를 ‘술’로부터 알아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지난해의 묵은 감정들, 답답하고 지루했던 순간들의 짜증쯤은 깨끗이 털어버리고 희망찬 2007년을 시작하자! 자~Bravo 2007!   

프랑스에는 ‘여성은 좋은 향수 한 병을 선물 받으면 1년이 행복하고, 남자들은 좋은 코냑이 한 병 생기면 6개월이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1년 동안 향수 한 병을 뿌리는 여성들처럼 남성들은 6개월 동안 꼬냑 한 병을 조금씩 홀짝홀짝 마시며 행복감에 젖는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디를 ‘입 속의 향수’로 일컬으며 반 모금쯤 마셔 혀로 굴리며 입 안에 향기를 남겨두는 술로 애용한다. 

브랜디란 네덜란드어로 ‘불에 태운 와인’이란 뜻으로 포도를 증류해 만든 술을 말한다. 다른 과일을 증류해 만들 땐 체리 브랜디, 피치 브랜디, 애플 브랜디 등 과일의 이름을 그 앞에 붙인다. 식후에 마시는 술의 대표주자인 브랜디는 알코올 도수가 40~42도인 독주다. 

보통 8병의 와인을 증류하면 1병의 브랜디가 나온다. 증류된 무색의 브랜디는 오크통 속에서 숙성되는 동안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오크통의 향과 색이 브랜디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포도를 증류한 것이니만큼 와인 생산지라면 어디서나 브랜디를 생산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의 코냑과 알마냑 지방의 브랜디가 유명해 각각 ‘코냑’, ‘알마냑’이라는 독립된 이름으로 불린다. 알마냑은 선정적인 향미를 가져 특히 미녀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한다. 코냑은 숙성 기간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므로 코냑을 구입할 때는 상표와 더불어 등급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법정 최단 숙성 기간인 ‘3Star급’(3년)부터 ‘VSOP급’(4년 반), ‘나폴레옹 급’(5년 반)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7년 이상 숙성제품에는 ‘XO’(Extra Old)라는 표시를 붙인다. 이보다 고급품일 때는 ‘X급’(숙성 연도를 모른다는 뜻)

☞ 꼬냑 제대로 마시기
 

★코냑을 담는 잔은 코냑의 향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입구가 좁은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다. 또 꼬냑은 향기와 맛을 즐기는 술이므로 칵테일로 다른 것과 섞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코냑은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을 더욱 진하게 느끼기 위해 글라스 째 살짝 알코올 램프(브랜디 워머)에 데우기도 한다. 마실 때는 글라스를 흔들어 코냑이 안에서 파도치게 한 후, 둘째와 셋째 손가락 사이에 글라스 다리를 끼우듯 들어 천천히 아주 조금씩 마신다. 손바닥으로 글라스의 몸통 부분을 감싸는 것은 코냑을 체온 정도의 온도로 데우기 위해서다., ‘루이13세’ 등의 상표가 붙는다.

맥주는 그야말로 대단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인의 술이다. 기원전 약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이 남긴 문자판에는 보리로 맥주를 만드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기원전 3000년경으로 추정되는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맥주를 만드는 그림이 발견됐다. 또한 기원전 1700년경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맥주에 관한 조항이 4개 조항이나 들어 있다. 맥주의 양을 속여 판 맥주집 주인은 벌로 물속에 던져 익사케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법조문으로 보아 바빌론 시대에는 정부가 맥주의 생산과 유통에 깊이 관여할 만큼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맥주’와 가장 유사한 술이 나온 것은 기원 후 1세기경 독일의 선조인 게르만 민족에 의해서였다. 이때에는 지금의 맥주 만드는 방법과 비슷했지만 자연발효를 시켰고 호프는 사용하지 않았다. 맥주의 원료는 크게 보리, 호프, 효모, 물 네 가지이며 그중 호프는 맥주에 거품을 잘 만들고 구수한 맛과 향을 내주며 방부제 역할을 한다. 호프만를 사용한 맥주가 유럽에서 일반화된 것은 15~16세기 경으로 고품질의 맥주가 생산되고 독일 맥주의 전성기를 맞는다. 

독일이 맥주로 가장 유명하기는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맥주의 수는 어마어마하다. 그 나라 물의 특징, 문화의 특징이 가미된 각 나라만의 맥주는 가장  쉽게 마시고 취할 수 있어 특정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우리 모두의 음료가 됐다.

☞ 맥주 제대로 마시기 

★마시기 한 시간 전에 10℃ 미만으로 차게 한다.
★맥주를 잔에 부을 때 맥주 거품을 충분히 살린다. 맥주:거품의 비율은 7:3 정도가 좋다. 
★바람 부는 곳이나 기름기가 묻은 잔은 거품이 잘 일지 않으므로 피한다.
★위생상 맥주 잔은 돌리지 않는다.
★따라둔 지 오래된 맥주는 단백질이 파괴되어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없으므로 마시지 않는다.

▒ 내 세계여행의 테마는 ‘맥주’

어느 나라, 어느 여행지를 가도 그 나라만의 맥주가 있다. 문득 전세계 방방곡곡의 맥주를 테마로 여행을 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나라의 대표 맥주들을 알아보자.

일본 아사히(Asahi), 삿포로(Sapporo)
중국 칭다오(Tsingtao)
독일 벡스(Becks)
네덜란드 하이네켄(Heineken)
미국 버드와이저(Budweiser),   밀러(MGD)
인도네시아 빈탕(Bintang)
호주 빅토리아 비터(Victoria Bitter)
뉴질랜드 케이지비(KGB)
싱가포르 타이거(Tiger)
덴마크 칼스버그(Carlsberg)
멕시코 코로나(Corona)
벨기에 호가든(Hoegaarden)
인도 마하라자(Maharaja)
네팔 에베레스트(Everest)
아일랜드 기네스(Guinness)
오스트리아 카이저(Kaiser)


최근에는 와인과 함께 사케의 인기도 뜨겁다. 은은한 향과 맑은 색이 매력적인 사케는 백제의 수수보리가 일본에 전해 준 주조기술을 발전시켜 오늘날의 청주, 즉 사케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전통 청주와 일본 청주의 차이는 누룩에 있다. 우리 전통 청주가 밀 누룩을 쓴다면 일본 청주는 쌀 누룩을 쓴다. 

사케는 일본에서 맥주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로 결혼식, 아이들의 생일 등 집안의 온갖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전자에 데워 먹는 ‘히레사케’, 사케 브랜드의 일종으로 제삿날 마시는 정종이 유명하다. 하지만 정작 일본이나 세계적인 트렌드는 사케를 데워 먹기보다 차갑게 마시며 아주 추운 겨울에나 데워서 즐긴다고 한다.
쌀을 얼마나 깎아내는지, 또 얼마나 좋은 물로 만드는지가 사케의 맛을 결정한다. 그 정도에 따라 사케의 등급을 매긴다. 

와인이나 위스키는 보통 연도가 오래된 술을 좋은 술로 치지만 사케의 경우 출고한 지 1년 이내의 사케가  좋다. 고급 사케의 경우는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케는 14도에서 18도 정도로 와인보다 같거나 조금 세고 소주보다는 약하다. 사케 한 병의 가격은 3~18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 사케 라벨 읽는 법

보통 라벨에 청주(淸酒)라고 적혀 있는데, 생략된 경우도 있다. 그 다음 등급과 용량, 알코올 도수가 표시되어 있다. 그 외 사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세 가지 내용. 

★ 산도(酸度)
산도는 사케를 마셨을 때 느끼는 경쾌함의 척도다. 산도가 크면 약간 신맛(辛味, 가라구찌), 낮으면 약간 단맛(甘味, 아마구찌)을 느끼게 된다. 

★ 일본 주도(日本 酒度)
가라구찌와 아마구찌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는 일본 주도가 뒤쪽 라벨에 적혀 있다. 이것은 사케의 당분량과 산도에 따라 정해진다. 주도계 측정을 통해 가라구찌는 +로, 아마구찌는 -로 표시한다. 

★ 아미노산도
아미노산량이 술의 농담을 결정짓는다. 아미노산량이 많으면 진한 맛이 나고 끈끈한 느낌이 든다. 반대로 양이 적으면 가볍고 산뜻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러시아의 3대 명품은 보드카와 빵과 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명품 술이 러시아 남자들을 ‘졸품’으로 추락시키기도 한다. 러시아의 겨울철 동사자 대다수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얼어 죽는다. 전체 이혼의 50%, 각종 범죄의 2/3 이상, 주요 사고의 60%가 바로 이 명품 술인 보드카, 즉 술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보드카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대표 국민 술인 동시에 오용하면 망국주(亡國酒)로 낙인 찍힐지도 모를 위험한 술이다. 

12세기에 키예프 공작이 만든 술이 14세기경 러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보드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16세기 무렵이다. 춥고 황량하며 척박한 러시아 땅에서 불처럼 뜨거운 보드카는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게 해준다. 러시아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후추와 함께, 배탈이 나면 소금과 함께 보드카를 마신다. 

보드카는 무색무취,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의 독주다. 벌꿀이나 감자 혹은 옥수수가 주원료로 발효과정 중 감자 특유의 썩는 냄새가 배어나기 때문에 자작나무 활성탄에 알코올을 여과해 불순물과 썩는 냄새를 제거한 것이다. 

보드카를 마실 때에는 캐비어(철갑상어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고 보드카를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 체내에서 점점 뜨거워지는 느낌이 중요하므로 처음에는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 보드카 없이는 못살아

러시아 사람들의 유별난 보드카 사랑은 세계사의 구석구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1995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보드카 판매사무소 개업식에서 당시 러시아 외무장관은 보드카로 건배하지 않는 한 어떤 거래도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러시아에서 보드카는 수세기 동안 존경과 나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는 것. 

★ 서기 988년 키예프의 대공 블라디미르가 새로운 신앙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리스 정교를 채택한 이유도 재밌다. “보드카를 마시는 기쁨이 없으면 우리는 살 수 없다”고 말한 것이 그의 선택의 변. 

★ 최근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러시아에서는 물물교환이 성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급료로 제품을 받아 필요한 물건으로 바꿔 살아가는 것. 대신 지급받기를 원하는 물건으로는 당연히 보드카가 최고의 인기다. 현금이나 다른 물건과 교환할 때 어떤 것보다도 유리한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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