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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까지 광안리 바닷가를 헤매다가 피곤에 지쳐 들어간 어느 찜질방에서 맞이한 아침, 부스스 뜬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넓은 유리창 너머로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과 광안대교였다. 오는 20일까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의 극장가와 주요 관광지에는, 금전적인 여유는 없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젊은 관람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하루에 영화 네 편을 꽉꽉 채워 보는 강행군을 잇는가 하면, 2,500원짜리 국밥을 맛있게 먹고, 찜질방이나 심야상영관에서 새우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들도 언젠가 경제적으로 넉넉해질 때가 오겠지만, 아마 젊은 시절 ‘사서 고생’ 중에 봤던 광안리 아침풍경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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