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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춘자 - “여행이요? 한마디로 예술이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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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솔직히 고백하건데,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춘자, 그녀가 굉장한 ‘여행 마니아’인 줄을. 여름만 되면 소위 ‘판대기’ 하나를 메고 사라진다는 그녀, ‘필’을 받으면 그 길로 배낭 하나 메고 바로 떠난다는 그녀, 여행은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굳게 믿는 그녀가 말하는 ‘춘자만의 여행법.’

글  정은주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박규민

지금으로부터 3년 전, TV 브라운관에 시한폭탄 같은 여가수가 출현했다.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는 타이틀곡과 빡빡 민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그녀, 춘자. 촌스러운 이름과 달리 매 공연마다 폭탄을 맞은 듯한 가발을 벗어 던지는 그녀만의 독특한 무대 매너는 신인가수 ‘춘자’를 사람들의 뇌리 속에 깊숙히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2005년 2집 ‘힙(Hip)’을 내고 활동을 이어 오던 춘자는 지난해 개그맨 이휘재와 함께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공연하고, 각종 공연 활동에 패션쇼 무대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는 등 잠시 TV 레이더망을 벗어났을 뿐 무척이나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부터는 3집 앨범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춘자의 ‘엽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 그게 더‘엽기’일 수도 있죠. 하하.” 아직은 아무것도 공개할 수 없다는 신중한 모습에 춘자의 변신이 더 기다려진다.

춘자의 ‘여행 예찬론’

남들 같으면 빡빡한 스케줄에 슬슬 지쳐 갈 법도 한데 오히려 춘자는 늘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그 비결이 뭐냐고? 춘자의 대답은 간단하고도 명쾌하다. 바로 ‘여행’이다.

“여행이요? 예술이죠! 아니, 왜 트래비에서 이제야 나를 인터뷰 하는지 몰라.” 여행을 좋아하냐는 물음에 그녀는 한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되받아친다. “저는요, 여름이면 없어져요. 스케줄 있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집에 없다고 봐야죠. 웨이크 보드 같은 수상 레포츠들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야구, 볼링, 당구 같은 공을 가지고 하는 놀이들도 좋아해요. 지금은 골프를 배우고 있는데 사실 골프는 마흔쯤 되서 하고 싶었거든요. 그간에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겠어요. 어휴, 근데 주위에서 하도 권해서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화끈하고 털털해 보이는 모습 그대로 춘자는 수상 레포츠 마니아인 데다 여행 예찬론자였다. 이런 춘자에게 여행은 ‘에너지 충전’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물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있겠느냐만은 춘자의 ‘여행 예찬론’은 실천력이 뒤따른다는 면에서 조금 더 특별하다. “‘여행은 만드는 것’이거든요.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거죠. 어차피 TV 보고 집에서 뒹굴 시간이면 충분히 떠날 수 있다는 거죠.” 틈 나는대로 여행을 ‘만들어 가기’ 위해 춘자는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일 뿐이다. 지방으로 공연을 가게 되면 조금 더 일찍 내려가 주변을 돌아본다든가, 혹여나 시간이 여유롭다면 더 눌러앉아 말 그대로 ‘제대로’ 즐기고 온다든가. 매니저는 어떻게 하냐고? 춘자와 함께 움직이면 어쩔수 없이(?) 여행 마니아가 될 수밖에.

‘필’ 받으면 그대로 떠난다!

춘자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아시아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춘자가 언제, 어디에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필’ 받으면 그냥 떠나거든요. 뭐 준비할 것도 없어요. 간단히 배낭 메고 떠나면 무조건 오케이에요.” 최근 친동생과 제주도로 놀러 갔을 때에도 피크닉 바구니에 과일 몇 개와 와인, 칵테일, 치즈들을 챙겨 넣은 게 전부라고. 물론 숙소 예약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자랑이 한가득이다. “애월읍 부근에 ‘유채꽃 밸리’라는 펜션이 있거든요. 우연히 길을 가다 발견했는데 너무 아름답더라구요. 특히 터줏대감들이신 아저씨, 아주머니가 너무 잘해주셔서 감동받았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거친 제주 바다는 또 얼마나 멋진지….” 

다녀온 여행 이야기들을 줄줄 읊어대는 게 이미 ‘여행 마니아’를 넘어선 수준이다. 어디에 가면 맛집이 있고, 어디가 경치가 좋고, 어떻게 가면 좀더 알뜰하게 다녀올 수 있고…. 춘자, 어느새 ‘여행 전문가’가 다 되었다. 그것뿐일까. 춘자는 진짜 ‘즐겁고’, ‘행복하게’ 놀다 올 수 있는 노하우까지 모두 터득하고 있었다. “여행을 가면 평소에는 잘 관심 가지 않던 것들까지 모두 소중하게 보이잖아요. 풀 하나, 나무 하나에도 소중한 생명들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의미 깊게 보이죠. 저는 거기에서 생명의 에너지들을 얻고, 잠시 나를 돌아보는 차분한 시간을 갖고는 해요. 시끌벅적한 무대 위에서와는 다른 나를 발견한다고 할까요.” 춘자에게 여행은 단순한 ‘쉼’이 아닌 ‘인생의 한 부분’임이 여실히 느껴진다. 

지난 여름에는 웨이크 보드판 하나만 달랑 차에 싣고 전국 순회(?)를 떠났다. 광양, 광주, 강경, 부산 등등 전국에 ‘물’ 좋다고 소문난 곳들을 찾아 다니다 보니 어떻게 통영까지 가게 되었다고. “진짜 환상이었어요. 작은 크루즈 같은 배 한 척을 빌려서 부근 무인도까지 갔었거든요. 저는 선상 갑판에 누워 선탠하고, 다른 이들은 작살로 고기를 잡거나 낚시를 즐기고, 심지어 벌거벗고 수영도 하더라구요. 하하. 꼭 어디 유명 휴양지 놀러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아마도 이 추억은 진짜 잊지 못할 거에요.” 춘자다운 유쾌한 여행이다. 


ⓒ트래비

올해 목표는 유럽 배낭여행

“연예인이 돼서 진짜 좋은 점 중 하나가 국내외 여기저기 다녀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얼굴 한가득 환해지며 말하는 것을 보니 진짜인가 보다. 괜한 말, 후회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솔직담백한 춘자의 성격이 훤히 드러난다. 물론 연예인이 되기 전에도 춘자는(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싸돌아다니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여기저기 부지런히도 돌아다닌 춘자는 올해 유럽행 티켓을 꼭 끊을 계획이다. “동남아 국가들을 다 좋아해요. 또 많이 가봤고. 이번에는 유럽을 가볼려고요.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오리라 벼르고 별렀는데 올해 꼭 가보기로 다짐했어요. 파리 거리에서 즉석 공연도 해보고 싶고,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잠시 매니저를 돌아보던 춘자는 “우리 뮤직 비디오, 유럽에서 찍으면 안 되요?” 하며 너스레를 떤다. 혹여나 독자들 중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한번 잘 눈여겨보시라. 만약 운이 좋으면 유럽 어느 거리에서 춘자의 즉석 무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춘자, 그녀만의 여행법

요리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춘자는 평소에도 맛집을 찾아다닐 만큼 먹는 것에 대한 애정(?)이 유난하다. “왜 관광지에 있는 유명한 집들은 비싸잖아요. 그 부근에서 조금만 더 발품을 팔면 값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은 집들을 찾을 수 있거든요. 굳이 이름 있는 집들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죠.” 

춘자가 알려준 그녀만의 여행법 하나. 춘자의 여행 모토는 ‘가방은 가볍게’이다. 옷가지 등은 최소로 챙겨 넣고, 꼭 필요한 용품들로만 채워 넣는다. “치약이나 칫솔 같은 자잘하지만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물품들은 꼭 챙겨 가구요, 대신에 부피가 큰 옷가지들은 많이 줄여요. 현지에 가면 싸고 질 좋은 옷들을 살 수 있거든요. 지금도 태국에서 산 옷들을 집에서 입는다니까요.”

연예인들 중 함께 여행을 가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저는 그분과 같이 한번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바비킴, 그분 참 여행을 좋아하실 거 같아요.” 춘자가 함께 여행가고 싶어하는 이로 꼽는 사람은 바비킴. 과연 바비킴이 춘자가 뿜어내는 여행에 대한 열정을 쫓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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