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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16탄 칭다오 ② scene2 ㅣ칭다오에서 보내는 로맨틱 홀리데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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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1. 노신공원에서 모처럼 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두 사람. 그저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2. 뜰채와 들통을 들고 물고기 잡기에 신이 난 선정과 용이 
3. "이 고기를 좀 보세요. 근데 제가 잡은 건 아니고 중국 꼬마아이들 솜씨랍니다"

고기를 잡으러 노신공원으로 갈까~

칭다오에서 눈 뜨는 첫 번째 아침, 오늘의 첫 목적지는 중국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노신의 이름을 딴 노신공원(魯迅公園, 루쉰꽁위엔)이다. 입장료를 치르고 공원으로 들어서던 선정과 용이는 입구에 자리한 인상적인 노신의 동상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춘다. 

어제만 해도 카메라 앞에서 영 쑥스러워 하던 용이는 동상의 재미난 표정을 따라하며 “마누라, 어때? 나 똑같지? 얼른 사진 찍어 줘!”라며 선정을 재촉한다. 재미난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긴 용이는 “우리 그동안 한국에서 너무 바빠서 제대로 산책도 못했는데 오늘 손잡고 여유롭게 산책이나 즐겨 보자”라며 다정하게 아내 선정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그 순간 다시 용이의 눈을 사로잡은 게 있었으니 바로 간이매점 앞에 쭈르륵 놓여 있는 작은 양동이와 뜰채. 어제 못 다한 낚시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던 용이, “마누라, 이거 빌려서 물고기 잡을 수 있는 거 아냐? 아줌마한테 얼마인지 한번 물어봐 주라” 한다. 중국어로 아줌마와 대화를 나눈 선정이 “빌려주지는 않고 사야 된다는데…. 사고 싶어?” 하자 용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마누라, 하나만 사 주라~” 남편의 애교 섞인 부탁에 선정은 지갑을 열고 분홍색 들통과 뜰채를 사 준다.

들통과 뜰채를 손에 든 용이, 아이처럼 신나게 바닷가로 달려간다. 선정이 “바닷가를 끼고 있어서 공원 분위기가 참 색다르네요. 공원 바로 앞에 이렇게 검붉은 암석들과 바다가 펼쳐져 있는 풍경이 참 인상적이에요”라며 기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는 순간 저 멀리서 “마누라, 빨리 와 봐! 나 고기 잡았어”라고 외치는 용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큰 소년, 어린 소년들을 만나다

뜰채에 송사리 같은 물고기를 잡아 놓고 ‘좋아라’하는 용이의 모습이 영락없이 천진난만한 개구쟁이 소년 같다. 남편이 잡은 물고기를 본 선정 역시 “어, 진짜네!”라며 함께 좋아한다. 물고기 잡기에 재미가 붙은 선정과 용이는 분홍색 들통을 들고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본격적으로 낚시를 즐긴다. 

선정과 용이 근처에서는 중국 소년들이 거의 선수급에 가까운 물고기 낚기 기술을 선보인다. 소년들이 있는 쪽으로 가만히 다가간 선정과 용이, 한 소년의 솜씨에 박수를 보낸다. 소년은 유치하다는 듯 뜰채 같은 것은 사용하지도 않은 채 본인이 직접 만든 작은 갈고리를 이용해 낚시 솜씨를 뽐낸다. 먼저 바위에 붙은 굴을 캐내 그걸 고리에 걸고 미끼로 이용하며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소년의 모습에 “우와~”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쑥스러운 듯 물고기 잡기에만 집중하던 소년에게 선정이 “이름이 뭐니?”라고 물어보니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본인의 이름을 얘기하는 소년. 이름을 따라하는 낯선 한국인들의 발음이 틀렸는지 몇 번이고 다시 본인의 이름을 천천히 가르쳐 주더니 중국어로 “당신들 어디서 왔소?”라고 묻는다. 얼굴은 어린 아이인데 말투나 목소리는 영 아저씨 같기만 한 소년의 모습에 선정과 용이, 웃음을 짓는다. 

한국에 갖고 가라며 연신 물고기를 잡아 선정과 용이네 들통에 넣어주는 소년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둘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노신공원을 떠난다. 조금 전 샀던 뜰채와 들통을 선물로 주자 좋아하는 소년들, 몇 번씩이나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인사를 한다.

큐티 부부, 중산로에 서다

노신공원을 다정하게 거닐며 산책을 즐긴 선정과 용이, “배가 좀 고픈데…”라며 다음 목적지로 꼽은 곳은 칭다오 번화가 중 한 곳인 중산로(中山路, 중산루). 한적한 해안가 도로를 따라 걷던 선정은 “칭다오는 제가 이전에 가봤던 중국 다른 곳들과는 정말 분위기가 달라요” 한다. “거리도 현대적이고 이국적이고 자전거도 거의 볼 수가 없고….” 

높은 건물들과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중산로에 도착하자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점심 먹을 장소를 물색 중이던 선정과 용이에게 먼저 눈에 띈 곳은 현대적인 느낌의 선물가게. 창가에 크게 진열돼 있던 마시마로 인형에 호기심을 느껴 들어간 그곳에서 두 부부는 각자 관심 분야를 향해 흩어진다. 용이는 라이터 진열장 앞에 멈춰 섰고 선정은 귀여운 인형들 앞에 멈춰 선다. 10여 분의 시간이 흐른 후 커다란 봉지를 손에 들고 나온 그들. 선정은 집에서 남편과 함께 쓸 커플 쿠션을, 용이는 어제 산 라이터에 넣을 기름을 샀단다.

“10위안만~ 10위안만~”

중산로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거리에 가득한 간식거리들. 중산로에 있는 노점들만 보더라도 중국인들이 어떤 간식거리를 먹으며 사는지 알 수가 있다. 노점 구경에 신이 난 선정과 용이 “근데 저 초록색은 뭐지?”라며 한 노점상 근처로 다가간다. “분명 생긴 형태는 무인데 무를 그냥 과일 먹듯 간식으로 먹는 건가?” 호기심이 발동한 선정, 노점상이 맛보기로 내어 준 조각을 입에 넣고 씹더니 “무 맞네!” 하며 신기해한다. 용이도 한 조각 베어 물더니 “정말 무네! 정말 달다” 한다. 



파인애플, 군고구마, 어묵 등 많은 노점 음식들을 구경하던 용이, 갑자기 선정에게 “마누라, 10위안(한화 약 1,294원)만~”을 외친다. “10위안만”이라고 조르는 용이의 모습이 마치 엄마에게 “100원만”이라고 조르는 아이 모습처럼 귀엽다. “10위안은 왜?”라고 선정이 묻자 “나도 직접 돈 쓰는 기분 좀 느껴 보게” 하는 용이. 선정이 웃으며 10위안을 건네주자 용이는 10위안을 지갑에 고이 넣어 두며 “마누라! 먹고 싶은 거나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얘기해. 내가 다 사 줄게!” 한다. 선정이 웃으며 “돈 있으니깐 그렇게 좋아?”라고 묻자 용이는 활짝 웃으며 “당연하지!”라고 답한다. 호시탐탐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돈 쓸 기회를 노리던 용이, 요구르트 아줌마를 발견하고는 뽀르르 달려가더니 대형 요구르트 4개를 사 온다. “자, 마누라도 하나, 기자님들도 하나씩! 제가 한 턱 내는 겁니다. 하하하!”

잔교를 배경으로 영화처럼~

중산로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선정과 용이. 중산로를 죽 걸어 내려와 칭다오 상징으로 손꼽히는 잔교(, 잔치아오)로 향한다. 잔교를 가득 메운 인파를 본 선정, “사람들이 다 어디 있나 했더니 여기 다 모여 있네!” 한다. 

나들이 나온 많은 중국인들과 관광객들, 그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어우러져 시끌벅적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명소인 만큼 곳곳에 기념사진을 찍어 주는 가판대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럼, 우리도 여기서 멋진 기념사진 한 장 남겨야겠다”며 선정과 용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사진기자를 쳐다본다. “알았어요, 알았어. 대신 멋진 포즈나 취해 보세요”라는 사진기자의 요청에 ‘사진 찍는 게 영 어색하다’고만 했던 우리의 선정, 용이 부부, 요렇게 조렇게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본다.

커다란 카메라에 모델처럼 특별한 포즈를 취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재미나 보였는지 구경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한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용이는 “빨리 찍어주세요. 사람들이 너무 쳐다봐서 쑥스럽네요”라고 말하면서도 싫지는 않은 내색이다.

불빛 번쩍, 볼거리 반짝 ‘태동거리’


ⓒ트래비

2. 잔교에서 둘만의 재미난 얘기에 빠져있다.
3. "택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태동에서는 택시 잡기도 만만치가 않다 
4. 중국의 명동이라 불리는 태동거리


우리 팀 가이드 역할을 하던 선정,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다음 목적지는 중국의 명동으로 불리는 태동(台, 타이둥)이 되겠습니다” 한다. “자, 출발!”이라는 씩씩한 선정의 외침에 남편 용이와 트래비 기자들 줄줄이 뒤를 따른다. 택시를 타고 이국적인 칭다오 풍경을 즐기며 마침내 번화가인 태동에 도착. 

보행자 전용 거리에 들어선 선정과 용이 “정말 명동 같다”며 신기해한다.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히며 불야성을 이룬 거리에서 선정과 용이는 구경에 신이 났다. “자기야, 이거 봐” 선정이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돈을 내고 몸무게와 키를 재는 기계가 서 있다. 마침 한 중국인 젊은 여성이 돈을 내고 몸무게와 키를 재고 있다. 수많은 인파로 가득한 번화가 한복판에서 커다란 글자로 몸무게와 키가 공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선정은 “우리나라랑은 정말 다르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대중적인 장소에서 여자들에게 ‘돈을 주면서’ 몸무게와 키를 공개하라고 해도 안 할 텐데, 여기서는 ‘돈을 내고’ 몸무게랑 키를 재네. 정말 특이하다”라며 재미있어 한다.

선정, 쇼핑에 눈이 멀어 남편을 잃어버리다

선정과 용이, 기자들은 함께 야시장처럼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태동 거리를 정신없이 구경하며 돌아 다녔다. 그러다 ‘15~20위안’이란 푯말과 함께 예쁜 목도리가 쌓여 있는 노점을 발견한 선정과 기자들, 인파를 헤치며 어느새 노점 앞에 자리를 잡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목도리를 고르기 시작. 여자 셋이서 서로 ‘어머, 너무 싸고 예쁘다’, ‘너무 잘 어울린다’며 목도리 쇼핑 삼매경에 빠졌다. 사진기자는 떡 하니 이미 목도리 하나를 목에 건 채로 쇼핑에 매진했고 모두들 꽃이 달린 예쁜 목도리를 하나씩 손에 들었다. 

가격도 깎고 예쁜 목도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세 여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노점을 빠져 나오는데 이런, 선정의 남편이 없어졌다. “어, 우리 남편 어디 갔지?”, “어, 우리 독자 어디 갔지?” 세 여자는 걱정과 함께 거리를 헤매기 시작한다. ‘인파로 가득한 거리에서 어떻게 사람을 찾지?’라며 걱정하는 순간 계단 난간에 앉아 있는 한 남자 발견. 선정이 “자기야!” 하자, 용이는 “목도리에 눈이 멀어 남편도 버리고 말야”라며 장난 섞인 타박을 한다. “걸어 나오는데 같이 오던 사람들이 없어져 찾아보니 아주 세 여자가 목도리 노점 앞에서 정신없이 쇼핑을 하더구만. ‘언제쯤 나를 찾나 보자’ 하고 있었는데 결국 셋 다 목도리 쇼핑을 다 끝내고 나서야 나를 찾더군. 에구, 목도리보다도 못한 내 팔자야!”라며 계속 선정과 기자들을 놀려 댄다. 그러더니 “근데, 기자분들은 보니깐 목도리 2개씩 사던데 우리 마누라는 왜 하나밖에 못 샀어? 기자분들이 예쁜 거 먼저 다 뺏은 거 아냐?”라며 어느새 아내 편을 들고 나선다. 역시 그들은 대단한 커플이었다.

칭다오 밤의 열기


ⓒ트래비

(왼) 클럽 뉴욕에서 쑥스러운 듯 리듬을 타는 두 사람
(오) 중국인들도,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클럽 뉴욕' 분위기.


저녁을 먹고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은 선정과 용이, 칭다오의 나이트라이프를 느끼러 밤거리로 나선다. ‘어디로 갈까?’ 헤매던 부부, 멋진 라이브 음악에 홀려 선택한 곳은 칭다오에서도 유명한 ‘클럽 뉴욕’. 다국적 밴드의 화려한 음악이 펼쳐지고 세계 각국 인종들이 섞여 있는 이곳은 칭다오 속 별천지다. 

칭다오 맥주 한잔과 밴드의 신나는 음악에 절로 몸이 리듬을 탄다. 사실 선정은 한국에서 최근 동호회를 통해 살사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살사 솜씨를 보여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아직 무대에서 선보일 정도가 아니에요. 좀더 연습해서 다음 기회에 보여 드릴게요” 한다. 선정은 나중에 춤을 열심히 연마한 후 외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 멋지게 춤 솜씨를 선보이고 싶다고 살짝 귀띔한다. 

선정과 기자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나온 용이 “난 진짜 춤 안 추는데…. 오늘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요” 한다. 선정도 “우리 남편 춤추는 거 저도 거의 못 봤는데 오늘은 정말 특별한 거에요” 한다. 그렇게 칭다오 맥주에 취해, 음악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칭다오 밤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 중산로 간식 열풍 


ⓒ트래비

중산로는 번화가인 만큼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 볼 수 있다. 

칭다오 명물 오징어 꼬치구이 바닷가와 인접한 칭다오에서 인기 간식거리 중 하나는 물오징어를 낀 꼬챙이에 끼워 양념장을 발라 가며 구워내는 오징어구이(카오요위). 중산로 외 여러 곳에서 만나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왕저소고(王姐烧烤)’. 중산로 지하상가 입구 근처에 위치해 있어 눈에 잘 띈다. 오징어 꼬치는 8~12위안 정도. 그밖에 양고기 구이 등도 판다.

크고 달다 군고구마 크고 맛있는 군고구마. 호박고구마처럼 속이 노랗고 손에 끈적끈적 달라붙을 정도로 달다. 칭다오에서는 아직도 저울에 달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 크기 고구마가 2.50위안 정도.

‘무’를 사시오!  거리에서 간식거리로 파는 무가 인상적이다. 한국 무와는 달리 온통 초록빛이 감도는 녀석들의 정체는 무가 분명하다. 달고 상큼한 맛이 생각보다 간식거리로 괜찮다.

달달한 파인애플과 사탕수수 파인애플과 사탕수수도 거리에서 깎아서 간식거리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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