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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이네 가족의 캠핑카 체험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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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온 가족이 즐거운 캠핑카 나들이

 

국내에서 ‘캠핑카’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조금은 낯선 여행문화다. 하지만 약간의 호기심에 용기를 보탠다면 얼마든지 캠핑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일반화된 캠핑카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매력 외에도 가족과 함께 보다 더 자유롭게 자연을 즐기는 여행을 꿈꾸게 한다.


이번 캠핑카 체험에는 트래비 열혈 독자인 은영이네 가족이 함께 동행했다. 의정부에 살고 있는 은영이네는 결혼 10년차의 엄마(정영미), 아빠(정수근) 그리고 은영이와 동생 종호가 알콩달콩 행복한 가족이다.

 

오전 7시30분. 약속시간에 맞춰 나타난 은영이네 가족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푼 표정이다. 더군다나 난생 처음 타 보는 ‘캠핑카’ 체험에 아이들은 벌써부터 대단한 호기심을 보였다. “집을 달고 가는 거에요?”, “차가 버스만큼 큰가요?” 캠핑카를 기다리는 동안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바람에 기자만 아주 혼쭐이 났다. 

 

 

캠핑카 타고 출발!

 

 

캠핑카 하면 으레 커다란 트레이너를 뒤에 달고 다니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실 이런 종류의 캠핑카는 국내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체험기에는 밴의 새시에 내부를 개조한 캐러밴 캠핑카를 이용했다. 새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앞모습은 영락없는 승합차인데(머리에 지붕을 얹은 모습이다), 옆과 뒷모습은 네모난 컨테이너 박스를 이어놓은 듯 튼튼하게 보인다.


겉보기에는 다소 작아 보이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서면 테이블까지 갖춰 놓은 실내 구조가 생각보다도 넓다. ㄷ자 형으로 배치된 좌석도 편안한데다 운전석 위로 이어진 벙커 베드는 앞쪽으로 더 끌어내면 어른 3~4명은 너끈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 벽면에 작은 창문까지 달려 다락방 같은 느낌을 주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바닥에는 카펫까지 깔려 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낸다.


캠핑카라는 명칭답게 내부에는 숙식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다. TV, DVD는 기본이고, 얼음 냉각까지 가능한 미니 냉장고와 식수, 세면대, 화장실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캠핑카를 두고 ‘달리는 집’이라고 하는 말이 그대로 들어 맞는다.


벌써부터 신이 난 아이들은 차에 오르자마자 구석구석 들춰 보느라 정신이 없다. “엄마, TV가 있어요.”, “어, 게임기도 있네.” 아이들뿐이랴. 수근씨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내부에 놀란 눈치다. “보기보다 넓은데요. 탁자에 둘러앉아 이야기하기도 좋구요.” 창 밖에 펼쳐진 풍경들을 편안히 앉아 마주보며 갈 수 있다는 것도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다. 아이들은 벌써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모두 들뜬 기분을 안고 이제 강원도 횡성으로 출발~! 

 

고기 굽는 냄새가 끝내줘요~!

 

ⓒ 트래비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한 곳은 강원도 횡성 한우 축제장. 때마침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라 점심도 해결할 겸 잠시 들러 보기로 했다. 축제장 입구에서부터 구수한 고기 굽는 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사이를 비집고 겨우 자리에 앉자 한우 곰탕과 육회, 메밀전 등 푸짐하게도 차려진다. 살살 녹는 육회에 군침 넘어가는 전과 진하게 우려진 곰탕까지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져 버렸다. 은영이는 동물에 무척 관심이 가는가 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한우며 산양이며, 염소며 신기한 듯 바라본다. 덕분에 엄마, 아빠 발걸음이 덩달아 바빠진다. “저는 나중에 커서 곤충학 박사나 수의사가 되고 싶거든요. 봐요, 이 산양 정말 신기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풍성한 저녁 식탁, 여무는 가족사랑

 

ⓒ 트래비

오후 늦게, 산채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앞쪽으로 개천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저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부자, 모녀간 배드민턴 대결을 벌이기로 했다. “자, 아빠의 파워 서비스를 받아라!”, “아자! 나의 승리!” 조용했던 마을에 찾아든 갑작스런 소란스러움(?)에 놀랐는지 졸고 있던 강아지가 흠칫 몸을 추스린다.


어느새 어스름이 깔리면서 산골 마을에도 저녁이 찾아왔다. 저녁 메뉴는 횡성 한우 바비큐. 산채 마을엔 잔디가 곱게 깔린 바비큐장이 있다. 수근씨는 캠핑카 안에서 준비해 온 바비큐 도구들을 꺼내 숯불에 불을 붙이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어휴, 냄새만 맡아도 벌써 입안에 군침이 가득 고인다. 불이 안 붙어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여느때보다 풍성한 저녁 식탁에 온 가족이 즐겁기만 하다. 시원한 바람에 맛있는 음식, 사랑스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앉으니 여느 때보다 풍성한 저녁 식탁 앞에 가족들간 사랑도 뚝뚝 묻어난다.
일찌감치 배를 채우고 난 은영이와 종호는 차 안에서 노래 부르기에 정신이 없다. 벌써 ‘독도는 우리땅’만 여섯 번째다.


둘이 실컷 떠들고 놀더니 어느새 잠에 곯아떨어져 버렸다. 이제 캠핑카는 침실로 변해 있다. 원래 테이블과 좌석이 있던 공간도 마법처럼 널찍한 침대로 변신해 있다. 벙커 베드는 온전히 아이들 차지다. 수근씨와 영미씨는 오랜만에 부부간에 호젓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별이 총총히 내리는 밤, 잊고 있던 사랑도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얏호! 산삼이다!” 즐거운 더덕 캐기

 

ⓒ 트래비

 

“아웅~ 잘 잤다.” 캠핑카에서 처음으로 아침을 맞는 아이들은 잠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종호는 벙커 베드가 무척이나 맘에 드는지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나올 줄을 모른다.


아침 식사는 산채 마을 특산품인 곤드레 나물로 지은 밥이다. 어제 저녁 바비큐 테이블이 그대로 자연 식탁이 된다. 오늘은 날씨도 화창한 게 주변 정경도 더욱 이쁘게만 보인다.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바닥엔 초록색 물결이 넘실넘실, 아침 입맛이 없다는 아이들도 밥 한 공기씩을 뚝딱 비워낸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산채 마을을 찾은 또 다른 가족들과 함께 더덕 캐기 체험에 나섰다. 물길 따라 밭길 따라 올라간 곳에 더덕 밭이 있었다. 아이들은 호미를 들고, 어른들은 쇠갈고리를 들고 더덕 찾기에 한창이다. “와! 더덕 캤다!”, “여기도 있다!” 여기저기서 탄성과 함성이 자자하다. 누구는 더덕을 캐 놓고 산삼이라며 너스레도 떤다. 수근씨가 땀을 뻘뻘 흘린 덕택에 은영이와 종호네 가족도 한 바구니 더덕을 캤다. 온 가족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점심을 준비하는 사이, 종호는 어느새 친구를 사귄 듯하다. 캠핑카 주변에도 사람들이 잔뜩 몰렸다. 호기심에 아이들은 벙커 베드까지 올라가 보고, 어른들도 기웃기웃 궁금해한다. 종호는 캠핑카 주인이랍시고, “어, 신발 신고 올라오면 안 돼요”라며 차근차근 설명도 해준다.


어느새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산채 마을 이장님과도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차에 올라탄 아이들은 피곤했는지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1박2일, 짧지만 즐거웠던 여정을 꿈 속에서도 즐기듯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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