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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인조 미인은 괴로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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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미인은 괴로워”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 중 한 장면에 “여자가 성형수술 할 수 있어.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안돼”라고 하던 대사가 있다. 하지만 미모를 위해 여자들이 수술대 위에 눕는 것은 이미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가 되어 버렸고 성형수술과 관련해 ‘자연 미인’, ‘인조 미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오래 전에 친숙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성형 연예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성형수술 진위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고 아직 대다수 남자들이 자신의 애인은 ‘자연 미인’이기를 바란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인간은 성장하면서 ‘본능(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를 형성하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이중 초자아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하게 된다. 이 초자아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윤리관, 직업관, 미래의 배우자상 성립이다. 어린아이는 성장하면서 이성 부모의 인격과 모습을 내재화하면서 미래 배우자상을 형성하게 되고 청소년기가 되면 성적인 본능(이드)의 분출 수단으로 연예인과 같은 슈퍼 히어로를 동경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과거 부모와 관계에서 형성한 이성관이 보다 발전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성적 환상을 형성하면서 보다 성숙한 성인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인조 미인’이였다는 것은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이 손상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이 성형수술 한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애인에게서 보아 온, 어려서부터 이성 부모의 모습을 보고 만들어진 이성상이 인위적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녀 관계에서 헤어지고 만나면서 이성 상대가 바뀔 수 있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이성관은 대체로 하나이며 변하는 시간 속에서도 이는 연속성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사랑하는 이성이 인조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어려서부터 만들어진 이성상이 중도에 바뀌어 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이성관 연속성에 위배되는 일이다. 이것은 부모가 이혼하여 부모가 바뀌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이러한 느낌으로 인해 남자들은 ‘인조 미인’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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